작성자 | 상병갓산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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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11-03 20:11:39 KST | 조회 | 870 |
제목 |
[스타2 칼럼] 열정(熱情)과 열정(劣情) 그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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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사실 짐작 하고 있으면서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최근에 또 다시
E스포츠 업계를 강타했다. 승부조작, 그 입에도 담기 싫은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났다.
그간 소문 또는 짐작만 해왔던 승부조작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다시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나타났다. 사실 그간 스타2는 한동안 비교적 안전한 듯 보였었다.
김민철 선수의 일화가 그러했고, 강민수 선수의 일화가 그러했다.
또한 이영한 선수의 여동생 일화 역시 우리를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입에 담고 있었다. 조작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다.
그만큼 2010년도 승부조작의 여파가 컸다는 뜻일 것이다.
이번 승부조작사건을 듣고는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먹었을것이라 생각한다.
뒷북이긴 하지만 조작한 그 팀을 응원하고 그 팀의 이름을 클랜으로 사용하던 사람들은
많은 상처를 입고, 클랜마저 해체하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심지어 이번사건이 어떻게 보면 저번 2010년도 보다 더 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전 워3선수 출신이자, 한 팀의 감독이라는 사람이 브로커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1세대 프로게이머 출신이자, 한 리그에서 우승까지 했었던 사람이
중간다리 역할을 해왔다 라는것. 이 2가지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기에 충분했다.
어이가 없었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몇 명의 선수들이 지나갔다.
팀을 위해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 저번시즌 김준호선수를 상대로 하루 2승을 하고
이번시즌에 주성욱선수를 상대로 하루 2승을 하며 기뻐하던
장현우선수가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게이머 생활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서 그만두게 된 김한샘선수가 생각났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게임을 했지만 승리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패배만을 겪어왔던 김동진선수가 생각났다.
조작이라고 의심 받으면서도 꿋꿋히 버텨나가며 게이머 생활을 이어갔었던 신상호선수가 생각났다.
조작한 모든선수 및 감독들이 다들 처음에는 이런 일을 생각도 않았을 것이다.
돈을 벌기위해서 선수가 된 건 아닐꺼다. 돈을 벌고 싶었으면 좀 더 현실적인 일을
했을 것이다. 첫 시작은 분명 열정(熱情)이었을 것이다.
게임이라는 것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E스포츠는 빛나기에 충분했고, 우리를 환호시키기에 충분했다.
고의패배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과거와 비교함녀 지금은 참 여러 가지 의미에서 굉장한 상황이다.
승부조작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와 진짜 세상에, 라는 반응보다는 사실 내 주위에서는
터질일이 드디어 터졌다. 결국 걸렸네 라는 반응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단순히 스타2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2리그를 위해 힘을 써왔다.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사람들은 어둡다고 말했지만
그들이 가는 뒷모습에서 우리는 빛을 보았다. 그리고 빛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승부조작이라는 사건은 다시 한번 그들의 노력을 한 번에 짓밟아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기기 위해서 노력했던 사람들은 다 무엇이 되겠는가.
우승이후 감동의 눈물을 흘리던 선수들은 무엇이 되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 뒤에서 묵묵하게 리그를 이끌어 주던 관계자들은 어떤 심정이겠는가.
그들이 고생해가며 만들어낸 열정(熱情)이 넘치는 리그를
조작범들은 열정(劣情=못나고 천박한 마음) 으로 더럽히고 말았다.
아마 사람들은 또 다시 수근거릴 것이다. 스타2는 망하는 길로 가고있다고.
하지만.
망하지 않을것이다.
선수들이 보여주지 않았는가. 그들의 경기로
해설진들이 말해주지 않았는가, 그들의 감성과 그들의 눈으로
관계자들이 느끼게 해주지 않았는가, 그들의 기술과 노력으로
[ 소문은 힘이없어, 중요한건 팩트지 ]
망할 것 이라는 소문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중요한건 사실이다. 스타2는 망하지 않았다.
우리가 굳이 최악의 상황부터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선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절대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해야된다.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
굳이 조작과 관련된 일이 아닐수도있다.
또다른 측면에서 어떤사건이 갑자기 E스포츠의 판을 흔들지 모른다.
다각도의 측면에서 우리는 대비해야된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 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든 연결되어있다.]
어떻게든 현 시점을 우리가 잘 넘겨야 한다.
별 타격 없는 듯 보여도 사실 아직 E스포츠판이 안정된 판은 아니다. 사실 이번 승부조작에서 협회차원에서
굉장히 좋은 대응을 보여주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원을 해주는 측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꺼림칙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 현재를 잘 넘긴다면 이것은 오히려 미래를 대비한 예방접종이 될 것 이다.
[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성장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매 순간 진화합니다.]
현재 열정(熱情)으로 시작한 E스포츠 판은 변질된 열정(劣情)에 위협받고 있다.
열정과 열정 그 사이에서 E스포츠 판은 외줄타기 타듯 이어져 가고 있다.
위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만들어 내고, 그 어떤 것 보다 사람다운 사람다운 판이다.
우리는 많은 경험을 겼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성장해왔다.
우리가 만들어 왔던, 그리고 만들어 갈 E스포츠 리그다.
많이 성숙해졌으며, 많이 진화해왔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더더욱 성숙해질 것이며, 더더욱 진화할 것이다.
아직 이 판은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문제가 있고, 이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세상은 바뀐다고 한다.
지금 이 숙제가 열렸으니, 답을 찾고 풀어야 한다.
답이 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답이 지금 같은 상황은 아닐 것 이라는 건 분명하다.
우리는 이상을 위해 현실에서 노력하고, 그렇기에 현실에서 타협하며 이상을 개조한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넘기며 버텨가면, 더 큰 의미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더 큰 의미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꾸준히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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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라 말하기도 뭐하지만
최근 군대에서 심심하기도 하고, 승부조작에 관련된 글을 꼭 한번 써보고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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