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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옼스
작성일 2016-07-19 23:48:11 KST 조회 1,031
제목
근대 이후 판타지 서사와 스타크래프트

글로벌갓흥겜/ 

밑의 글에 댓글로 달려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글이 길어져 따로 게시글로 남김

 

 

전기서사는 역사에 따라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음

초자연적 힘이 자연에 있는 경우

그리고 초자연적 힘이 인간에게 있는 경우

 

이 흐름은 성서를 보면 알 수 있음

성서의 가장 첫장은 초자연적 힘자연의 연계성을 말하고 있음

즉 '빛이 있으라'가 바로 그것임

 

하지만 신성성으로서의 자연은 그 자리를 인간에게 물려주게 됨

성서를 놓고 보자면 4대 복음서가 그것임

4대 복음서는 거의 예외없이 신에게서 이어지는 인간의 계보를 강조함

즉, 신성의 근원이 인간이 중심이 된 것임

뭐, 좋아. 성서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헬조선의 구전서사를 예로 들어보겠음

   

 

 

헬조선의 신화시대를 보셈

신의 자식은 혼자서 강림하지 않았음. 풍백, 운사, 우사가 함께했음

북구의 토르, 그리스의 제우스처럼 신성의 근원은 자연에 있음을 명확히 하였음

 

헬조선의 영웅시대를 보셈

영웅의 근본은 언제나 자연임

햇빛이 비치니 애가 태어났다더라, 하늘에서 알이 내려왔다더라, 용과 처녀가... (이하생략)

역사의 주체는 인간이 되었지만 자연의 힘은 여전히 살아있음

 

헬조선의 인간시대를 보셈

우렁각시, 선녀와 나뭇꾼, 기타등등...

인간과 자연의 근본역할이 바뀌었음

영웅시대만해도 자연이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개입했으나, 인간시대에는 그 구도가 정반대가 됨

 

그리고 헬조선의 근대시대...

이 시기에 신성성은 정치로서 인간세상에 침투함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성성은 더이상 자연에 없음

인간, 특히 왕에게 있음을 강조하고 있음

(정확하게, 성서와 같은 테크를 타고 있음. '이스라엘의 왕')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통적인 '전기서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모호하다는 것임

그러나 '전기서사'가 '판타지서사'로 대를 잇고, 문화적 유전자를 물려줄때 큰 변혁이 일어남

[모더니즘]이 바로 그것임                (참고로, 난 이거 겁내 싫어하는 개념임) 

 

모더니즘은 과거와 현제를 분리할 것을 요구함

모더니즘의 세계관에서 현대의 인간은 과거의 인간이 아님을 강조함

즉, 모더니즘의 세계에서 현제의 인간사회가 과거의 인간사회가 다른 것은 '인간' 자체가 다르기 때문임

그렇기에 모더니즘은 인간과 인간을 구분하는 명쾌한 법칙을 찾으려 애썼음

 

(이 문화적 유전자는 훗날 '현대인 천재론'의 근거가 되고, 동시에 '인종차별'의 근거가 되기도함. 여기까지 나가면 글이 더 길어질테고, 다들 관심도 없을테니 여기서 아닥함. 이것만 알아두셈. 나치즘을 필두로한 근대의 [지성의 실패]는 상당부분이 모더니즘의 책임임)

 

이때 판타지서사는 당연히 전통적인 전기서사와 모더니즘 양쪽으로 부터 그 문화적 유전자를 물려받았음

그 빛나는 예가 반지의 군주

특히나 엘프와 인간이 모더니즘 시대의 판타지 서사의 대표적인 양식이 됨

 

 

 

전통 전기서사에서 물려받은 문화적 유전자는 초자연적 힘의 계승을 말하고 있음

즉, 진정한 신(자연 그 자체) → 신에게 힘을 받은 초자연적 존재 혹은 자연에 가까운 존재(기독교라면 천사, 헬조선의 신화시대라면 황웅과 웅녀) → 마지막으로 인간이라는 신성성의 계승을 말하고 있음

따라서 반지의 군주에서 엘프는 천사를 빗댄 종족(첫번째 자손, 첫번째 타락, 첫번째 형제살해 등등)임  

 

모더니즘에서 물려받은 문화적 유전자는 현대의 인간은 과거의 인간이 아님을 강조함

그래서 엘프는 인간과 자식도 남길 수 있음에도 종족이 달라진 것임

동시에 현대의 인간이 과거의 인간보다 우월하듯, 인간은 엘프보다 우월해질 것이며 그럴 운명임을 끊임없이 강조함

 

이것이 모더니즘, 즉 근대 판타지 서사의 중심이 됨

 

 

 

그럼 스타크래프트는 어떨것 같음?

정확하게, 근대 판타지 서사의 문화적 자손임

 

프로토스를 보셈

첫번째 자손, 첫번째 타락, 첫번째 동족살해를 다루고 있음

즉, 프로토스는 명백히 '천사'를 (보다 정확히는, 모더니즘에 의해 왜곡된 시점의 '천사'를) 가르키고 있음

 

그리고 테란을 보셈

케리건이 젤나가로 승천한 것처럼 (신이여. 이 구역질나는 엔딩을 없애주소서...) 언젠가 가장 위대한 존재가 될 인간을 가르키고 있음

 

근대 이후의 전기서사는 반지의 제왕에 의해 완성되었고, 그 어떤 판타지 서사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음

간략하게 뼈만추려 보여준 것이지만, 스타가 근대 전기서사의 문화적 자손이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음

 

즉, 근대 판타지 서사는 보다 원초적인 구전 및 설화의 전기서사와 명확하게 다르며, 그만큼 특별할 수 밖에 없음

(심지어 스타크래프트의 문화적 유전자를 구성하는만큼 스타는 근대 전기서사와 뗄레야 뗄 수 없음) 

 

 

 

 

 

 

 

 

뱀발: 사실, 전기서사에 있어서 또 다른 혁신은 현대의 뉴에이지임

이때부터 [인간에 내재된 초상능력]이 주목받게 됨

이것은 히어로 코믹의 골드 에이지부터 시작해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로 완전히 정착함

 

이 시점부터 초자연적힘은 '신성성'과 완전히 결별하게 됨

그와 동시에 순수한 의미에서 초자연적힘은 '자연'과도 결별하고 [인간이 초자연적 힘의 주체]가 되었음

 

당연히 판타지 서사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었고, 그 문화 유전자 또한 스타에 강한 영향을 주었음

(신성한 힘인 '칼라'의 근원이 자연의 힘이 아니라 한 종족의 내재적인 힘이란게 그것임)

본문의 주제는 근대의 전기서사에 대한 것이므로, 사족을 통해 간략하게만 언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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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글로벌갓흥겜 (2016-07-20 00:10:0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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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항... 깔끔하게 정리되는군요. 가르침 감사합니다.
오케이요잉 (2016-07-20 00:27: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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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건 부분은 동의가 어렵네요. 젤나가 종족이 순환을 추구했던 걸 보면 캐리건의 승천은 자연으로부터 인간으로의 권력 이양이라기보다는 자연으로의 회기를 환유한다고 봅니다. 여담이지만 애초에 캐리건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타락의 개념에서 시작되고 인간의 업으로 인해 받은 업보처럼 묘사되죠(인간사의 희생양이었던 동시에 따지고 보면 본인 잘못)
하지만 캐리건으로의 변모가 실은 젤나가가 되기 위한 초석이었다는 것을 되짚어보면 이 또한 거시적 맥락에서 순환 중 일부였습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를 따라 우리는 캐리건의 타락조차도 긍정하게 됩니다. 이렇듯 선형적이었던 세계가 순환의 세계로 바뀌고 캐리건의 승천이 자연(젤나가)과의 합일임을 상징하게 되는데 이는 분명 후기구조주의 영향이죠
옼스 (2016-07-20 00:29:0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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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갇...
케리건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기 싫음
(개인적으로 말해, 케리건이 젤나가가 된 것은 스타의 가장 거대한 실수임. 솔직히 회상하기도 싫음)

케리건에 대해선 스타 자체의 서사가 아닌, 스타라는 서사에 담긴 문화유전자를 분석하려는 시도임을 말하는 바임
오케이요잉 (2016-07-20 00:33:0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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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나가 결말이 구렸던 건 스토리가 구려서 그랬다고 생각함. 설정 자체가 구리진 않았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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