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치즈 사건과 관련해서, 포럼게시판에 관련 주제로 토론을 하고싶어 이 밤에 키보드를 잡습니다.
과연, 이스포츠라는 판에서 프로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엄청난 커리어?
커리어는 없거나 낮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실력?
아니면, 많은 팬덤?
이 것들은, 한 가지를 얻으면 다른 한가지는 반드시 잃을 수 밖에 없는 관계가 아니니 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으면 물론 좋겠지요.
그러나, 이 중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러한 선례를 남긴 이가 바로 임요환과 홍진호죠.
임요환 선수는, 대부분의 분들이 아시듯이 엄청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속에 열렸던 스타리그 4강전,
임진록에서 무려 3연벙을 시전하며 치킨이 배달오기도 전에 5전제를 끝내버렸죠.
임선수의 경우는 그 이전부터 형성한 팬층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엄청난 욕을 먹으며
수많은 임까를 양산해냈죠.
홍진호 선수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상황입니다만,
박정석 선수와의 스타리그 8강전이었습니다. 그 당시 스코어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중 한경기, 맵은 패러독스라는 희대의 프로토스맵이었죠.(섬맵이었습니다.)
서로 주고 받는 상황에서 홍진호 선수가 약간 불리한 상황, 그러나 아직 병력은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
이 때 박정석 선수의 컴퓨터가 심각하게 끊기기 시작합니다. 디스창이 떳다없어졌다 떳다 없어졌다....
재경기가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홍진호 선수는 gg를 선언하고 패배를 받아들입니다.
홍진호 선수 그 스스로가 일전에 말했던 '프로'가 가지는 승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요행(디스커넥트)로 인한 승리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
여기서, 승부에 관해 두 선수의 참으로 상반된 견해를 알 수 있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경우는, 프로라면 어떻게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홍진호 선수의 경우는, 이기더라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방법으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선수가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아직도 프로로서 추구해야 하는 1순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네요.
이건 프로선수들도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듯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승부철학, 프로의 세계에선 아주 중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