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스타크래프트 1과 2에서 프로토스 종족의 아이콘 역할을 하는 집정관과 모선!
집정관은 스타크래프트 1에서 엄청난 양의 보호막과 30이라는 강력한 데미지, 또 범위 피해라는 장점, 어느 정도 빠른 이동 속도라는 요소들이 합쳐져 전투에서 크게 활약을 했던 유닛입니다.
그리고 모선, 모선은 스타크래프트 2 발표 시연회에 등장했던 스타크래프트 2의 대표 유닛으로 그 당시 보호막 350 / 체력(내구력) 950이라는 경이로운 몸빵과 함께 얼마인지는 피해량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강력하고 다수를 공격할 수 있는 일반 공격, 게다가 엄청나게 효과적이고 강력한 스킬 덕에 스타크래프트 2 최초 발표 이후 모선 때문에 한동안 들끓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집정관은 병1신이 되었다해도 무방하며, 모선은 밸런스에게 무릎 꿇어 위엄은 사라지고 거의 허세용 능력만 갖고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저런 화려한 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병1신인 집정관과 모선의 추락에 대해 많은 분들이 많은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의견에에 동의하고 나아가 왜 이 2 유닛이 이렇게 쓸모 없어졌는지 알리기 위해 글을 씁니다.
1. -왜 집정관이 잉여가 되었는가?-
첫번째 물음은 바로 집정관이 왜 잉여 유닛화 되었는가입니다. 뭐 그래픽이 좋아져 외모만은 간지나고 아직도 옛날의 위엄을 뽐내며 능력치 상으로도 스타크래프트 1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만은, 왜 이렇게 잉여가 되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스타크래프트 1의 집정관과 스타크래프트 2의 집정관의 단순 능력치 비교만으로 찾을 것이 아니라, 각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의 '상대적 강함'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일단 스타크래프트 1의 경우, 집정관이 자랑하는 보호막 350/체력 10의 내구성은 가히 최강이었으며 공격력은 30으로, 공격력이 거의 다 변변치 못했던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꽤 높은 축에 속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범위 피해와 빠른 공격 주기로 인해 체력이 낮은 유닛들은 녹는 것처럼 보이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능력치를 바탕으로 저그의 최종 단계 유닛인 울트라리스크와도 쌍벽을 이룰 정도였고 1:1로 붙으면 서로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 유닛이었습니다.
반면에, 스타크래프트 2의 집정관은 능력치로는 전작과 비슷하고 아직도 다른 유닛들을 압도하지만, 그 능력치가 스타크래프트 1에서의 순위를 지키지 못하기에, 급속도로 잉여화가 진행되었다 보입니다.
그럼 집정관의 몸빵, 공격력(피해+범위 피해+연사력으로 하겠습니다), 이동 속도 개개를 하나씩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몸빵(내구력)
찾아보면,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초중반에 통용되는 테란이나 저그 유닛에게선 그 수가 적었던 100 이상의 체력을 가진 유닛은 스타크래프트 2에서 많이 늘어났으며 대표적인 예로는 테란의 체력 125 불곰과 저그의 체력 145 바퀴가 있습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테란의 토르나 유령도 역할에 따라 높은 체력을 지녔고 프로토스의 신 유닛 불멸자의 등장은 집정관을 초라해지게 만듭니다. 저그는 뭐 딱히.. 울트라리스크 빼고는 또 언급할 게 없네요. 하여튼 저글링과 광전사를 제외한 기존 유닛 중 테란의 해병은 체력이 +5(업그레이드 후 +10)되어 40 -> 55로 해병 대의 낮은 체력에선 꽤 오른 편입니다. 울트라리스크는 400에서 500으로 상향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집정관의 주 활약 무대인 지상에서 테란의 유닛 조합이나 저그의 유닛 조합에서 100 이상의 체력을 가진 유닛들이 추가된 것입니다. 이는 집정관 몸빵의 위상을 낮추는 한 요인이 되고 집정관의 공격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체력이 어느 정도 높은 유닛이 다수 늘어났으므로 집정관의 내구력은 상대적으로 전작과 비교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따 언급할 공격력 부문에서도 전체적으로 피해량이 올라 그 강력했던 내구력도 상대적으로 적어지게 됩니다.
공격력(피해량+범위 피해+연사력)
위에서 언급했듯이 체력이 대체로 낮은 스타크래프트 1의 유닛들(보통 저그 유닛들의 경우)은 집정관의 30 (현재는 25{+10})이라는 피해량을 버텨내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로써 집정관은 지상 난투에서 탱커와 데미지 딜러라는 두 역할을 도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전체적으로 체력이 상향화 되었고, 그 때문에 집정관의 피해량은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며 결과적으론 찌끄래기만 청소하는 유닛이 됩니다. 또한 체력이 높은 유닛들도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피해량도 상향화 되었습니다. 초반 피해량 10 이상을 넘기는 유닛이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다 프로토스 유닛이었던 반면에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신 유닛 불곰이 20이라는 용기병과 비슷한 피해량을 지녔고 바퀴도 16이라는 낮지 않은 데미지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히드라리스크도 피해량과 연사 속도면에서 상향되었습니다. 경쟁자였던 울트라리스크는 체력과 공격력이 모두 상향됩니다.
특히 테란 바이오닉 유닛들은 자극제를 써서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저그는 높아진 공격력과 물량을 통해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정관의 경우에는 아직도 평균 30의 피해량을 갖고 있으며 그리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범위 피해, 연사력 덕에 집정관의 강력한 공격력은 유명무실해지게 됩니다. 상황 그대로 발전이 없으니 뒤쳐지게 된 것입니다.
이동 속도
이동 속도는 스타크래프트 1과 비슷하지만, 내구력과 공격력이 스타크래프트 2의 경우 모두 상향 평준화 된 것처럼 특정한 조건(능력이나 환경)이 만족되면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유닛이 대거 등장합니다. 이 또한 집정관을 잉여로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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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집정관의 잉여화는 필연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는 대부분이 상향 평준화된 것과 대조되게 집정관의 경우는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내구력이나 공격력, 이동 속도(는 좀 그렇지만)라는 집정관의 3대 위엄이 모두 상대적으로 좋아진 게 아니라 낮아졌기 때문에, 그 끝에 집정관은 스타크래프트 2에서 '버틸 수가 없다'가 된 것입니다.
이는 가격 대비 효율이 뛰어난 유닛들이 많아졌다는 것에서도 비롯되었습니다. 몸빵, 즉 탱커 역할은 불멸자가 담당하고 있고 강력한 화력과 범위 피해는 거신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습니다. 집정관은, 진보가 없는 유닛이라 잉여가 됬습니다.
2. -왜 모선이 허세 유닛이 되었는가?-
두번째 물음 역시 모선의 잉여화에 대한 것입니다. 황금빛 그 매끄러운 피부..는 아니지만 모선은 등장 초기 집정관을 뛰어넘는 초간지 유닛으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그러나 블리자드가 줬다 뺏기로 모선의 능력치와 능력들을 빼앗은 후에, 모선은 알거지가 되어 중국 북연의 마지막 황제로서 고구려 장수왕한테서 구원받은 주제에 고구려 땅에서 황제라고 허세부리다 죽은 풍홍 꼴이 됩니다.
그 위엄 & 간지는 어디 가고.. 빈 껍데기만 되서 프로토스 유저들에게 돌아왔는가.. 모선의 잉여화, 지금부터 파헤쳐봅니다.
일단 모선은 그 이유를 알기가 쉽습니다. 위엄 돋지 않는 능력치와 쓸만한 능력의 부재가 원인입니다.
역사적으로 모선은 초기에 1기만 뽑을 수 있다가 다수를 뽑을 수 있는 걸로 바뀌었고 그에 따른 능력, 능력치 하향이 수반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거지 스펙인 채로 모선은 다시 1기만 뽑을 수 있게 바뀌었고, 마지막에는 클로즈 베타 당시 웜홀 이동마저 빼앗기게 되어 절대적 잉여 황제의 자리에 등극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세세하게 그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능력치
초기에는 보호막 350/체력 950으로 정말 개1같이 단단한 맷집과 올챙이처럼 생겨 갖고 날라다니면서 다수의 적을 공격하는 무기를 탑재한 모선은 정말 궁극 함선다워 보였지만은, 지금은 보호막은 그대로라도 고작 체력 350 덕에 궁극 함선 위엄 돋지 않는 상대적인 물체력으로 위상이 급하락합니다.
더욱이 무기의 피해량은 동지 우주*@!도 못 따라잡게 되었고.. 이건 말 안 해도 잘 아실 겁니다.
개1같이 느린 이동 속도, 개1같이 약한 내구력, 개1같이 약한 공격력. 잉여의 3대 요소를 골고루 갖췄습니다.
능력
초기..에는 모선 바로 밑의 지상 물체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는 정화 모선에 남아있는 행성 분열기와 그 구역 내의 모든 유닛이 빨려들어가 뱉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사라지는! 사기적인 블랙홀 그리고 지금은 캠페인 비밀 임무에서 나오는 시간 균열 장치로 효과가 남아있는 시간 폭탄 혹은 시간 균열이란 능력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이 능력들은 하향되거나 삭제되었고, 마지막에는 웜홀 이동이라는 땜빵용 능력이 클로즈 베타 처음 패치 때 사라짐으로써 잉여화는 절정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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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선은 그 파란만장한 역사와는 다르게 참 짧게 표현됩니다.
멋있고 간지나고 위엄 있고 강하고 효율 좋고 속 시원하고 보람있는 유닛에서 '껍데기 & 허세용' 유닛이 되었습니다.
밸런스를 생각한다면 참 다행인 일이지만 잉여화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어느 천재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다는 이야기보다 더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유닛입니다.
온갖 허세 & useless한 능력들 덕분에 대부분의 프로토스 유저들이 차라리 중재함(아비터)가 대신 등장하기를 바라게 만들기도 합니다.
모선의 잉여화는 집정관보다 더 불쌍하게 있던 것을 뺏겨서 생긴 시대의 비극입니다..
이 두 유닛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뭘까요? 흐으응..
이걸로 마칩니다.
추신 : 오랜만에 엄청 오랫동안 썼네요;; 비록 길더라도 잘 읽고 여러분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열심히 읽고 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