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2 유저들이나 GSL을 지지하는 유저들은 상당수가 스1을 경험한 사람들이죠.
사실 언뜻 보기에는 스2 유저들이 스1에 악감정을 갖고 있다거나, 스1이 망해서 그 반사효과로 스2가 흥행하길 기대하는 것
처럼 볼수도 있겠는데, 그렇지는 않죠. 일관되게 비난의 화살은 캐스파로 향했었고, 문제되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블리자드의 명백한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기득권의 행태였습니다.
스1 리그가 법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해져서 판이 깨져버린다고 해서 스타2가 대박치고 그런 효과는 없습니다;;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죠. 앞서 말했듯 스1을 즐겼던 사람들이 다시 스2로 유입된 경우가 많고, 여전히 많은 스2유저들이 기존 스타리그에도 관심을
갖고 있거든요. 뭐 음해의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면, 요즘 아주 폭포수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그놈의 망드립은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거라고 생각되네요. '아...스타리그 아직도 보면 재밌네. 근데 GSL은 왜 테란판이야 젠장' 이런 심리..?
원래 눈이 썩는 것 같아서 포모스 덧글은 안보는데, 오메킴 기사 덧글 한번 봤더니 아주 가관이네요.
얘들은 기본적으로 '스1vs스2 한쪽이 망해야 한쪽이 살아난다' 라든지 '스1이 대박치고 스2가 좆망하면 블리자드가
한국시장에서 개털되서 미국으로 컴백홈한다 그럼 우리모두 만세!' 뭐 이런식으로 사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스2 망드립을 많이
쳐야 스1이 부각되서 살아날 수 있다는둥 하는 개드립치는거 보면..
이것도 진짜 바보같은 생각이죠. 아무리 스타1이 좋고 케스파도 좋고 스타리그가 백년 만년 이어지길 바라는 극단적 스꼴이라도 현실은 인정해야죠. 이 분쟁에서 빼도 박도 못하는 갑은 블리자드거든요.
법적으로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양대방송사와 케스파는 블리자드의 권리를 인정 안하면 답이 안나옵니다. 케스파가 '공공재드립'같은 무리수를 던졌던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아예 기존의 법리를 뛰어넘는 초월적 신개념(-_-)으로 우기기라도 하지 않으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입장이니까요.
블리자드가 무슨 자선사업단체도 아니고, 한국에서 정 돈벌이 안되고 자기가 만든 물건의 소유권을 강탈당하는 게 이어진다면 사업
접으면 그만입니다. 협상이고 나발이고 '에라이 엿이나 먹어라'하고 소송 진행해서 스타리그와 프로리그 자체를 못열게 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한국 e스포츠 팬들과 선수들이 입는거죠.
결국 해결책은 한국쪽 기득권이 지재권 인정과 2차저작물 권리 인정하고 백기 드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결국 이것도
돈문제인데, 정말 돈이 없어서 버티는건지 아니면 돈을 깎아보려고 수작부리는 건지 몰라도, 이 문제에서 갑의 입장인 블리자드 인내심
시험해봐야 좋을게 없습니다. 빨리 협상을 해야됩니다.
10년동안 이 판을 키워온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 그리고 선수들의 피땀어린 성과물을 외국계 기업놈들이 숟가락만 얹어서 다
뺏어먹는다! 일견 그럴듯해보입니다. 감정적으로는 왠지 울컥 하면서 동조하고 싶습니다. 근데 그래봤자 법은 냉정합니다. 법원에
프로게이머하고 팬들 탄원서를 수만장 제출한다고 명백한 법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참 답답한게, 소위 스꼴들이 자꾸 스1과 무리한 비교를 해가면서 스2를 깎아내리고, 스2가 망하면 스1이 안전하게 존속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는 바보스러움입니다.
그래요. 저는 스2 유저이자 GSL 애청자지만 최악의 경우 스2가 최종적으로는 망할 수 있다고 칩시다. 그렇게 되더라도
저작권자와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스1도 망합니다. 우리는 마지막에는 빈손이 되는겁니다. 블리자드는 유유히 한국에서 발빼고 게임
잘 팔아주는 세계 시장에서 게임 만들어 팔면서 돈 벌면 그만입니다.
케스파 후빨해주는 언론들이 합작해서 스2 망했다는 식의 여론조장해서 블리자드 쪽을 자극해봐야 남는게 없다 이겁니다. 이런다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이렇게 생각이 짧은지 모르겠습니다. 일개 유저인 저도 알만한
사정을 왜 직접적으로 관련된 나름 이 바닥의 전문가들이 모르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소위 스꼴들도, 그렇게 발광한 개처럼 날뛰어봐야 돌아오는 것은 그토록 열광하는 스타리그와 프로리그가 공중분해되버린 쓸쓸한 결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