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파티 장면과 수술 장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백인들이 잔뜩 모여서 흑인 주인공이 불편해하는 파티 장면이나 수술칼, 수술복장 장면은 예고편에도 나온 장면이니 딱히 큰 스포랄 것도 없지만, 영화 속 내용을 조금이라도 먼저 알기를 꺼려하는 분들을 위해 (약스포)를 달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파티 장면에서 백인 무리에 끼어서 등장하는 일본인 아저씨가 한 명 있죠.
저나 저랑 영화를 같이 본 친구는 이걸 보고
1.제국주의 시대 때 아시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열강의 반열에 오름으로써 "서구"의 일원이 되었다는 점
2.영화 속의 수술을 통해서 연상되는 731부대의 생체 실험
등의 이유로 이건 바로 일본에 대한 풍자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반응 등을 보니까 이걸 동양인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즉, 동양인은 백인 사회에 편승해서 흑인을 무시한다는 인식이 영화에 반영됐다고 해석하는 것이죠. 외국 포럼이나 유튜브에서도 동양인들은 전부 백인을 동경하고 흑인을 무시하는 인종차별주의자라면서 싸잡아서 욕하고 있고요;;
하긴 미국인인 감독이 과연 일본이라는 나라가 저질렀던 잘못을 조명하려고 한 것일까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고, 영화 속 남자의 이름을 일본식 이름으로 정한 건 단순히 우연이었을 뿐이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아예 여자친구 아빠가 "이 분은 일본에서 오신 다나카 씨야!"라고 말했다면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일본인"이라는 점에 더 집중됐을텐데요
제가 신기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일본의 과거를 잘 모르는 외국 관객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인 관객들 중에서도 백인에 편승하는 이 일본인 아저씨 캐릭터를 동양인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저나 친구는 다른 한국인들에 비해서 반일 감정이 워낙 강해서 이 아저씨로부터 "일본인"이라는 특징만을 느꼈던 것일까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