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여, 물질이 빈 것과 다르지 않고 빈 것이 물질과 다르지 아니하며 물질이 곧 비었고 빈 것이 곧 물질이니 감각과 생각과 행함과 의식도 모두 이와 같다.
설명 :
색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물질 세계(현상계)의 비생명계를 말한다.
이 비생명계란 현상계의 일부로서 현상계를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오온의 하나다.
오온은 '색, 수, 상, 행, 식'으로 부처님이 사람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를 설명한 것이다. '색'은 비생명인 물질, 수는 색계(色界) 내에서의 개체 간의 관계로서 아(我)와 타(他)의 관계에서 받게 되는(동시에 주게 되는) 모든 것이다. 흔히들 사람의 느낌이라고 풀이하지만, 오온에서의 '수'는 사람의 느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만물의 '수'를 뜻한다. 즉, 두 개의 원자가 서로 만나서 깨지거나 합칠때의 작용과 반작용도 수에 포함된다.
'상'은 물질이 특정한 순간 특정한 조건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이며, '행'은 '색'이 '색'에 대하여 '색'의 세계 속에서 '색'에 대하여 작용 하는 모든 것이다. '식'은 앞의 사온(四蘊)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오온 중 '색'(물질 그 자체, 재료)과 '상'(물질이 이루어놓은 형태, 구성물)은 유형의 세계이며, '수'(수동적 관계)와 '행'(능동적 관계)은 무형의 세계이며, 마지막의 '식'은 이 유무형의 세계(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를 인식하는(실제로 존재하는 것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색, 수, 상, 행, 식 다섯 가지를 오온이라 하며 이것이 모두 공(空)하다는 의미다.
공(空)과 무(無)를 혼동하거나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무(無)란 존재 자체가 없다는 것이고, 공(空)이란 어떤 존재가 실존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해 무는 아예 존재 자체가 없는것이고, 공이란 있는듯 보이지만 따져보면 그 존재의 실체라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실제로는 없다란 의미다.
이 오온이 모두 허상(空)인 것을 깨달으면 모든 고액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반야심경의 핵심이다. 하지만 반야심경이 불교에서 그렇게 큰 위상을 가지는 것은, 이 오온이 모두 공인 것을 깨닫는 인지 작용조차 공하다는 가르침을 통해 삼라만상과 석가세존의 모든 가르침 역시 궁극적으론 공하다는
파천황의 궁극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