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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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4-07 02:11:45 KST | 조회 | 208 |
제목 |
요양원의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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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뼈에 마른 근육을 덕지덕지 눌러바른 모양으로 침대에 누워있었고
기분나쁠 정도로 눈에 띄는 튀어나온 눈알 두 개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흰 침대시트 위에 뉘인 채 거대한 링거바늘로 두 팔을 꿰여 고정되어 있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두 눈알만 바쁘게 움직였다.
가끔 죽음이란 개념은 그 중압감 때문에라도 못박혀야만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노인 곁에 둘러섰다. 그에게 죄를 안겨줬다. 구원을 앗아왔다.
아, 독생자여. 부디 우리를 노여워하지 말라
양심이 마모되는 것은 우리 탓이 아니다. 저 못생긴 간호사 탓이 아니다.
관료적인 의사 탓도 아니다. 커피콩 냄새가 기분나쁘게 섞인 가습기도 병실도
자본주의 사회 탓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서로에게 돌을 던질 수 조차 없는 이들,
누구에게도 죄가 없다/누구에게나 죄가 있다.
그래서 야훼가 내려왔다. 새하얀 십자가에 링거바늘로 꿰여 내려왔다.
관념화된 병자의 상으로 추락했다.
아무 생각도 없어 더 천진한 그 눈알, 눈알로
우리 죄를 사하신다.
우리를 심판한다...
으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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