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세트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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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11-17 21:46:25 KST | 조회 | 253 |
제목 |
어젯밤에 학교 무도회에서 여자랑 춤춘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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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네줄요약 있음)
어젯밤이 우리 학교 11월 최대의 이벤트인 학교 무도회였음.
작년 무도회에는 대학 입학할 때 부모님이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사준
양복이 안 맞아서 못 갔었는데 (살이 너무 많이 쪄서 94kg까지 나갔었음 ;;)
여름에 다이어트 열심히 한 결과 올해는 양복이 넉넉하게 맞아서 가게 됨.
근데 내가 여태 XP에다 글싼 거 보면 알겠지만 올해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올해 겨울에 조기졸업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올해 무도회는 나한테 목표가 생겨버렸었심. 그 사람하고 마지막으로
무도회에서 같이 춤추고 좋은 추억 만들고 떠나보내자는....
암튼 그러다 무도회가 어젯밤이어서 양복 최대한 멋지게 차려입고
무도회장으로 갔음. 그러면서 내 친구들하고도 여럿 마주치고 그랬는데
분명 내가 목요일에 무도회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그랬는데도
이 여자가 안 오는 거임...
그래서 왜 안 오나 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어디냐니까 방이라고....
그러더니 하는 말이 정말 미안한데 자기가 졸업하기 전에 논문을 써야
되는데 그거 때문에 바빠서 무도회 갈 준비를 할 수가 없었다는 거임 ㅠㅠㅠ
그러면서 아쉽지만 못 오겠다고.... ㅠㅠㅠ
이번 겨울에 학교 떠날 거면서 ㅠㅠㅠ 다신 미국 오지도 않을 거면서 ㅠㅠㅠ
(본국 돌아가서 교사 시험 보겠다 그랬음) 같이 좋은 추억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게 날아간 거임 ㅠㅠㅠㅠ
그래서 다시 여태까지 그래와꼬 아패로도 계속 내 무도회장 지정석이 될
바텐더 옆자리 ㅠㅠㅠㅠ로 돌아감.... 그러면서 좌절하다가 생각하다 보니
갑자기 화가 나서 미친 놈처럼 바에 있는 오레오만 쳐묵쳐묵했음 ㅠㅠㅠ
그런데 그렇게 오레오를 쳐묵하고 있는데 도중에 누가 바 내 옆자리에
앉더니 날 알아보는 거임. 보니까 몇주 전에 나랑 같은 조에서 언어학 실험했던
여자애였음. 그런데 걔가 계속 말 걸길래 대화했는데 그러다 갑자기 얘가
자기랑 같이 춤추지 않겠냐고 그러는 거임 ;;;;
몇주 동안 내가 누군가한테 춤추자고 얘기할 생각만 했지 반대로 다른 사람이
나한테 춤추자고 할 거라곤 생각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매우 의외였음...
암튼 그래서 잠깐 멍때리다가 생각을 해보니 손해 볼 건 전혀 없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 것 같고 해서 수락함..
그러고 나서 조용한 음악에 맞춰서 같이 손 잡고 춤췄는데...
으... 내가 원하던 상대도 아니었고 여자가 턱주가리는 안토니오 이노끼마냥
튀어나와서 더 맘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나로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랑
손 잡고 춤춰보는 거였음.. 막상 해보니까 기분이 굉장히 묘했음.
나는 그냥 손만 잡으려고 그랬는데 여자애 쪽에서 내 목 먼저 껴안아서
나도 같이 걔 목에다 팔 두르고 춤췄음.
그러다 얘가 돌아가야될 거 같다고 그래서 걔 기숙사까지 배웅해 줌.
기숙사 문 앞에서 작별인사하는데 비록 내가 원래 원하던 상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한테 처음 이런 거 해주는 사람이었으니까 고마운 마음에 손에
키스하면서 고맙다고 얘기함. 그랬더니 두손으로 얼굴 가리더니만 기숙사로
들어감 ;;
여기까지가 대략 내 대학교 3학년 학교 무도회의 경과였음..
네줄 요약: 1. 학교 무도회가 어젯밤이었음
2. 내가 같이 춤추고 싶었던 여햏은 논문을 핑계로 약속을 파토냄
3. 그런데 반전으로 다른 여자애가 나한테 춤추자고 함
4. 그래서 어쨌든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랑 춤춰봤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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