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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맥건
작성일 2015-02-08 19:24:43 KST 조회 534
제목
인터넷 썰:주작인가 사실인가

우리는 살면서 많은 썰을 읽고, 듣습니다. 여기 분들은 인터넷에서도 꽤 많이 들으시겠죠. 그들의 대부분은 그럴듯하며, 흥미롭고, 유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모두 사실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궁금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처럼 세상을 모난 눈으로 보는 정신병자들은 그것의 진위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며, 그 글이 진짜 있었던 일일지라도 꼬투리를 잡아 글쓴이를 거짓말쟁이로 매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짜로 대부분의 글이 거짓일까요? 물론 그렇지도 않습니다.

모든 썰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마주하게 되는 "그럴듯하고 재밌는" 썰의 경우는 상당수가 아래와 같은 구조를 취합니다.

실제 작가가 경험했거나 들었던 사실(거짓인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

작가가 붙인 살(인터넷으로 찾은 정보, 그럴듯한 에피소드, 과장 및 축소, 각색)

여기서 뒤가 커지면 소설, 앞이 커지면 썰입니다. 그렇다면 뭐가 소설이고, 뭐가 썰일까요? 예시를 들어봅시다. 하나는 제가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썰의 내용인데요, 

[니네 힘들면 배타러간다느니 하는말을 하는걸 들어봤을거야 

근데 배를타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아 물론 내가 말하는건, 
해양대학이나 아니면 선원연수나 교육받고 삼항사부터 시작하는 정규코스가 아니라 
가족같이 따듯하고 좆같은 근해연안어선을 말하는거지 
첫사업을 뒤통수맞아서 망하고 정신못차릴무렵 오랜투병하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바야흐로 나는 자살시즌을 맞았다 
정확히 3천원있었고 그돈으로 담배를샀다 그리고 무작정 걸었지 
집은 넘어갔고 각종빚들..빨간우편물..ㅋㅋ그냥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어 
꼴에 자살할 깡다구는 없어서 여러가지 합리화시전하다가 
서울을 한강을 따라서 이틀을 걸었다 
뭐 이젠 가족도없고 없는거보다 못한 친척들만 잔뜩있는상황에서 
막상 뒈지려니까 이게 참..ㅋㅋ 어려워 
고통이나 이런문제도 있지만 씨발 뭔가 할수 있을거 같은데 
아직젊은데 하는생각이 대가리에 떠나지가 않더라 
이틀굶은건 둘째치고 처음엔 배가 고팠는데 이틀쯤되니까 걷는건둘째치고 
담배가 너무 피고싶더라ㅋㅋ 
참 인간이라는게 간사한거야 
꽁초를 주워피긴싫은데 나도모르게 장초같은게 없나 찾고있어 
나중엔 사람손에든 담배만보여, 언제 버릴까 씨발 ㅋㅋ 
하여간 서울역근처에서 무슨 교회행사인지뭔지 밥주길래 고민하다가갔는데 
별말없이 밥주더라 멀쩡한 젊은새끼가 왜먹는지 그런거 안물어보더라 
다만 두시간동안 무슨 찬양부르는거 봐야했다 사실 난 거의 배고파서 실신직전이었지 
잠깐 생각하다가 죽기전에 배나 타보자 하는생각이들었어 
또 한참을 걸었지 
헌혈하고 뚜레쥬르 상품권, 5천원받았다 
빵사고 담배한갑샀다 
그리고 서울대역앞에서 담배한갑을 다피고 수원으로 무임승차했다 
수원역앞에가면 직업소개소가 존나많은데 막상들어가니까 
이런저런 직업 이야기하더라고 근데 그냥 배타겠다고했어 
걱정이됬는지 배타는거 힘들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난 참 착한사람이다 싶었어 
사실은 개새끼였지..ㅋㅋ 니네가 배타면 안되는이유가 직업소개소 개새끼들과도 관련이있다 
이새끼들 사람을 팔아먹는거야..한마디로..넘겨주고 돈받는거..물론 더 심한경우도 있지만..일단 
그런데 왠 초췌하고 깡마른남자가 하나들어오더니 배탄다고하더라 경력이 17년이라고 
담배 한갑사주더라 나는 그게 너무 고마워서 이사람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했지 / 나는 그 깡마른 사람과 함께 차를타고 알수없는 곳으로 내려갔다 / 한참 고속도로타고 내려가다가 이름모를곳에서 국밥을 먹고 또 한참을 잤다...후략]

(disclaimer:일베에서 긁어왔습니다만 저는 일베에서 보지 않았습니다 디씨 개념글에있었음)

아주 생생한 내용인데요, 트집을 잡자면 헌혈했는데 현금을준다고??라던지.. 사실 이 글 뒷부분에 게잡이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나오는 데 실제 게잡이를 한 사람이거나 그 사람의 지인인 경우 해당 글의 진위를 검사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아는 뱃사람이 있어서 물어볼 일이 있었는데 진짜 그모냥 그꼴이더라..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글 내용 중 남을 타박할 때 통이나 망치를 그 사람에게 던진다는 내용의 경우는 신빈성이 적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해당 글은 경험에 기반한 진짜 썰이지만 재미를 위해 부분 과장되었거나 일부러 모호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할 수 있죠. 또 옆에 자던 사람이 싸우다가 밤에 오함마로 대가리가 깨졌다는데 이런 부분도 우리는 의심해볼 만 하지만 더이상 의심하는 것은 가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소설이란 어떤걸까요? 제가 간단하게 써보겠습니다

오늘 차타고 출근하다가 신호걸린 사이에 폰질좀하다가 신호놓침. 그러니까 뒷새끼가 개지랄하더라. 나도 아침부터 개빡쳐서 일부러 섰다갔다느릿갔다빨리갔다하면서 차선바꿀려할때마다 막음ㅋㅋㅋㅋ그러다 그새끼 못참고 결국 우회전으로 빠지더라 ㅋㅋㅋ 난 유유히 반포대교타고 넘어감^^

이 글은 아마 출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골때리는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글쓴이가 출근을 하는 사람으로 이미 알려져있고, 거기에 성격마저 더러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면 쉽게 그 사람의 에피소드로 보이죠. 하지만 당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구라입니다. 일요일에 누가출근해요. 그럼 이런 구라는 어떻게 걸러낼까요?

보통 이런 소설글은 주인공(글쓴이)의 의도대로 너무나도 잘 흘러갑니다. 당장 여기서도 뒷차 골탕을 제대로 먹였죠. 하지만 세상이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꽉꽉 막히는 도로에서 누가 그런 쇼를 합니까? 그리고 뒷차가 우회전으로 빠졌다고 해도 갈 길 간건지 만지 알 길은 없습니다. 결국 이 글은 (출근하다 폰보는데 뒤에서 빵빵)까지는 (그래도 있을만한 일)이고 뒤는 (지 혼자 빡쳐서 쓴 소설)이 됩니다. 좀 더 친숙하고 보았을 법한 썰을 하나 써보자면,

집근처 식당 대충 돈까스나 먹으러 들어갔는데 카드주니까 인상찌푸리면서 일장연설하길래 신고한다고 협박해서 공짜밥먹음^^개꿀 다음엔 동전섞어서들고가서 엿먹일예정 자영업자충 엿먹이기 ㅍㅌㅊ??

네ㅏ, 딱 봐도 이런 용기있는 사람일 리가 없습니다. 아마 이런 글을 보신다면 이 글의 사실은 (집근처 식당 돈까스 먹음 쿠사리 먹음)까지고, 뒤에 엿을 먹인건 다 개구라입니다. 아마 8~90% 확률로 그 사람은 그냥 속으로 욕이나 했겠죠. 앞으로는 여러분도 이제는 남의 썰을 읽으면서 재밌게 읽고 딴사람한테 얘기해줬다가 소설가취급 받지 마시고 (엄격)(진지)하게 다 구라쟁이로 몰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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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부차 (2015-02-08 19:26:4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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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
포더윈터 (2015-02-08 19:32:5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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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소설이 즐기는 픽션이라면 인터넷썰은 즐기는 팩션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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