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천에도 푸드트럭이 보인다.
규제가 어쩌니저쩌니 말이 많았는데, 어쨌든 부천 푸드트럭은 아직까진 지정된 장소에서 식품을 조리해 파는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내가 만난 푸드트럭은 토스트를 파는 곳이었다. 가성비로 따지면 이삭 토스트에 밀리고, 맛으로 따지면 별볼일 없는 '곧 망할 집'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트럭이 정차한 지역 역시 한때는 패션 아울렛이었지만 파산한 뒤 지금은 폐지 줍는 노인들만 돌아다니는 을씨년스런 곳이었다.
하루는 너무 배가 고파서 퇴근길에 이 트럭에서 토스트를 사먹었다. 트럭 주인은 나와 동년배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었다. 척 봐도 빵 뒤집는 솜씨와 손님에게 말 건내는 어투가 초심자 느낌이 났다. 토스트는 달콤한 잼을 바른 달걀-채썬양배추-토스트였다. 2,200원이었고, 가격에 비해 형편없었다.
나는 그 다음 날도 가게에서 토스트를 샀다. 그 다음 날에는 트럭이 없었다. 하지만 월요일이 되자 다시 나타났다. 나는 트럭이 보이는 날이면 거의 의무적으로 토스트를 사고 있다.
나는 절대 형편이 좋지 않다. 나는 아직 휴학한 대학생이고, 계약직인 내 월급은 객관적인 기준에서 봐도 심히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생각된다.(노동 여건은 확실히 좋다. 그래서 선뜻 이 직업을 택하긴 했지만...) 하지만 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맛없는 토스트를 사는 걸 도저히 멈출 수 없다. 내 주제에 다른 누군가를 동정하고 있는 건가?
그럴 리가 없다. 내 생각에 나는 그 청년 창업가에게서 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극심한 경기부진이 가장 가혹한 상처를 남기고 간 이 빈자의 도시에서, 끊임없이 부둥거리는 젊은 삶을 내가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 누가 신경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