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크툴루 시리즈에서 파생된 San 수치 개념을 정말 좋아했음

 

(San 수치란? = 사람의 남아있는 이성의 상태, 정신의 온전한 정도, 남아있는 제정신 상황 등을 게임적으로 표현한 것)

와우 해보신 분들은 요그사론 전투의 '이성'을 생각해보시면 되겠네요. 이번에 추가된 암사의 광기 게이지라던가

 

고대 신들이라던가 코스믹 호러라던가 솔직히 그런 건 '응 멋있네' 이상으로는 별로 감흥 없는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San 수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묘사하고 전개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음

이게 TRPG로만 해봐도 넘나 재밌는데

기술이 발달해서 암네시아 같은 게임 시리즈에도 실감나게 적용되어서 나오니까 넘넘 짱짱인 거임

그래서 예전엔 게임 디자인을 하게 된다면 San 수치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음

 

평상시에는 멀쩡한 인남캐로 보이는 마이클이

San 수치가 바닥난 상태에서 쳐다보면 몸의 모든 구멍에서 촉수를 뿜어내는 얼굴없는 자로 보인다던가

이런 게 너무 Awesome한 것

전 암네시아 하면서 이런 애는 주인공을 줘도 못하겠구나 싶던데. 아니 겁나니까 기억을 지운다는게 잘 와닿지 않았어요.

수치가 내려갈수록 피부가 털가죽에 덮힌다

이성수치가 바닥을 찍자 광기대신 정욕이 터져나왔다

수치가 내려가면 피부에 털가죽이 덮힌다 -> 수치가 내려간다 ->
털가죽이 더 덮힌다 -> 수치가 내려간다 -> …

이거 완전 양성 피드백

전 암네시아 스토리랑 복선 및 반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느꼈는데
사람이 더 이상 제정신으로 견딜 수 없어서 미칠 거 같으면
모든 걸 다 잊어버리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SAN 내려가면 멘탈터지는거였나

게임을 하면서 제정신으로 있기 힘들다기 보다는 오히려 계산된(?) 듯한 움직임인 게 기분이 묘했어요. 분명 내가 지금 그냥 내려가면 제정신으로 못버티겠지만 여기 세이브 포인트를 만들고 가면!!! 같은.

게임마다 약간씩 다른데 암네시아에서는 SAN이 내려가면 안보이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환상일 수도 있고, 그게 오히려 더 진짜일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