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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로코코
작성일 2016-10-12 16:15:06 KST 조회 587
제목
내가 방금 잘 한건지 모르겠다

사실 저는 뭣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졸라 쎈 성격이라 뭔가 호구 취급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구 빈정 상하는 기질이 있습니다...이게 사회 생활할 때 발목 잡으리란 걸 익히 알았어야 했는데

 

실은 제가 지난 몇 개월간 한 지방 신문사에서 수습기자 생활을 했습니다.(놀랍게도 부천일보는 아닙니다 어쨌든 밝히긴 좀 그렇구요) 어쨌든 저널리즘 계열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고 아직 학생 신분인데다 졸업하려면 좀 기간이 남아있어서 이런 편한 인턴 자리가 제안되는 기회가 흔한 건 아닙니다...그리고 대학신문기자 경력 붙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진짜 신문사 수습기자 명함이라도 가지고 있는 게 나중에 더 낫긴 하겠죠. 하여간 당시 상황이 적절했던 터라 승낙했습니다.

 

신문사, 잡지사 등등 한국 저널리즘 계열에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마는 그 회사들이 모두 수익성 좋은 건 아닙니다. 사실 이쪽은 사양산업이니까요. 뉴미디어들도 말만 번지르르하지 사실 상황이 좋은 건 아니구요. 그것도 자체적으로 멀쩡한 지면을 발행할 경제력이 되는 기업들도 몇 개 없어요. 제가 거기서 일하면서 봤던 건 한국 저널리즘 환경의 처참한 속살이었습니다...뭐 어쨌든 그래도 취재를 나가고 자료를 취합하고 기사를 쓰는 일은 제게 아주 잘 맞았습니다. 몇 개월만에 정사원들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분량의 커버를 하는 것도 가능했죠. 사실 이건 인원이 많지 않고 근무조건이 탄력적인(다시 말해서 회사 내 규율이 잘 안잡힌) 소규모 신문사라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ㅎㅎ

 

인턴 월급은 정사원의 1/2 정도입니다.(즉 기본급 90. 그리고 정사원들은 쓰는 양에 따라 인센티브를 따로 받으므로 월급이 족히 200은 훨씬 넘는다고 봐야 합니다. 많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인턴보다 매우 양호하죠) 저는 인센티브도 못 받고 월급도 적으면서 비슷한 작업 강도를 버텨야 했지만 어쨌든 썩 만족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건 제겐 직업체험의 일종이었고, 저는 금전보다는 성취감으로 일에 접근했으니까요.

 

문제는 바로 거기서 일어났는데...이제 슬슬 수 개월 차에 접어들자 사람들이 눈치를 봤던 건지 어쨌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있던 정치부서에서 제안이 오더라구요. 어차피 니는 학생 신분이고 곧 학교로 돌아가게 될텐데 적응 기간도 필요하고 나름 개인적인 공부 시간도 필요할테니 근무를 출근 말고 아예 탄력적으로 해보는 건 어떻겠냐는 거였죠. 한 마디로 저를 프리랜서로 굴리겠다는 거였다는데, 객원 기자들도 사실상 이런 종류의 프리랜서인 경우가 많아요. 어차피 저한테는 손해볼 게 없는 조건이라서 그렇게 하자 하려 했거든요.

 

그런데 프리랜서화 되면 이제 고정된 기본급을 받는 게 아니라 페이지당 고료를 받게 됩니다. 근데 제가 쓰는 양을 다 계산해보면 아무리 제게 주어지는 작업량이 많은 달이라도 50~60만원 수준밖에 되지 않더라구요. 어차피 출퇴근을 안하니까 괜찮지 않은가. 근데 말이 자택근무지 취재 나가면 짐꾼 하느라 똑같이 따라가야 하고 이런 거 다 고려하면 결국 실제 근무 시간은 비슷비슷합니다. 여전히 인턴이니까 다른 객원기자들보다 페이지 당 고료 수당이 적은 건 똑같구요. 그러니까 이건 제 업무량을 똑같이 맞추는 동시에 인건비는 낮춰보려는 알량한 속셈이었죠.

사실 제가 대학생 수습 기자가 아니고 어리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속 보이는 쪼잔한 수를 시도해보려고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저는 그 점이 굉장히 괘씸했고 결국 그대로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두달이 흐른 뒤 오랜만에 사측에서 다시 연락이 왔는데...이후 업무량이 넘치는데 이걸 커버해 줄 사람이 없어서 예전에 제안한 것보다는 더 많은 고료로(딱히 큰 돈은 아님 아캄시리즈 통합 에디션이나 좀 지르고 점심값이나 될듯) 딱 기사 1개만 맡아줄 수 없느냐는 거였죠. 그것도 당시 담당자가 아니라 사원들한테 연락하게 한 것도 진짜 구차한데...사실 생각해보면, 대기업이 아닌 이상 일반 기업은 그 부서 한 명만 나가도 노동 사이클이 와르르 무너지는 습성이 있어서 결국 고통받는 건 일반 사원들이잖아요. 거기에 생각이 미치니까 갑자기 가슴이 미어져서 결국 수락했죠...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것도 또 웃기네요. 제가 이걸 잘 한 건지 모르겠음...아캄나이트는 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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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파워군[성격파탄] (2016-10-12 16:17:3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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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노예 ㅠㅠ
아이콘 [사채업자] (2016-10-12 16:19:4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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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차올라
아이콘 광어우럭따 (2016-10-12 16:22: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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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갤 들어
북극까치 (2016-10-12 16:26:1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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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 done Judas Good old Ju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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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2016-10-12 16:28:1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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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제가 굴복한 게 아니라 제 연민이 발동한 거잖아요. 여러분
로코코 (2016-10-12 16:28: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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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 깨야할 블러드 앤 와인이 있어서 아캄나이트 없어도 괜찮았다구요 하지만 저쪽은 아니죠
아이콘 개념의극한 (2016-10-12 16:29: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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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연민이냐 타인에 대한 연민이냐 무엇이 더 중헌지 골라야
아이콘 [사채업자] (2016-10-12 16:30:5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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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아캄나이트라니...연민을 가지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조향풀 (2016-10-12 16:32: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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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돈으로 와우를 하셨다면......
로코코 (2016-10-12 16:33:1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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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의 교훈은 대학생이고 어리면 그냥 값싼 노동력일 뿐이란 겁니다. 이불에서 나오지 마세요. 포니 많이 사랑하시고
아이콘 CF_Crusader (2016-10-12 16:34:2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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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이불밖은 위험해 라는 멘트는 진짜 진리입니다
어휴
북극까치 (2016-10-12 16:34:4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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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돈으로 와우했으면 지금 나그란드 평원에서 짐승 똥에 낀 열매 찾고있겠지
아이콘 Tootie (2016-10-12 16:37: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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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에서도 똥밭을 못벗어 나는구나 제길
조향풀 (2016-10-12 16:40: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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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나그란드가 아니라 지옥영혼 요새에서 더러운걸 뒤지실듯
아이콘 정신병자DIO (2016-10-12 16:42:5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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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똥이잖아!
조향풀 (2016-10-12 16:44:1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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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별 희안란건 수라마르퀘에 다있는듯

전 군단하기 전까지 제가 누군가에게 일당을 주리라곤 생각도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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