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나스/케리건으로 느끼는 블리자드의 문제점은

플레이어가 느낄 도덕적 불쾌감을 전혀 고려하질 못하는 것 같음.

심지어 거기에 항의하는 유저를 "넌 진실을 몰라" 라는 느낌으로 바보천지를 만들고 있다

 

우선 실바나스는 호드의 생존이라는 대의를 내세우면서

민간인 대학살이라는 논란이 될만한 짓을 하고 있음 지금 아주 뜨거운 감자임

 

케리건은 알다싶이 과거 행적이 심각할 정도이며

군심에서의 행적도 충분히 논란이 될만함(그나마 실바보단 낫다고 봄)

 

블리자드 입장은 아무래도 둘다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고 대의가 있으니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인 것 같고.

 

근데 솔직히 사정이니 대의니 그런거 아무 소용 없음. 유저는 게임 캐릭터에 몰입을 해야 재밌는 법임

민간인 불로 활활 태우면서, 우리가 살려면 이래야 해. 라고 하면서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까?

(물론 엘프년들 숯불통구이 활활 타네~ 하며 즐거워할 또라이들도 있다)

 

설령 블리자드가 말하는 입장을 다 이해했다 치더라도 무언가의 꺼림칙함을 안고 가며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고

그게 유저한테는 결코 유쾌한 경험이 되지 못함

적에게 끔찍한 일을 당하는건 비록 불쾌하지만, 분노가 게임을 진행하는데 의욕적으로 만들어줌.

하지만 내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건 정당성의 유무를 떠나서 결코 의욕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함

 

본인의 경우 텔드랏실 방화는 내가 호드유저긴 하지만 나무 불타는 거 보면서 1분 정도 좀 멍때렸던 것 같음

군심 같은 경우도 간간히 보면 케리건 행동이 좀 황당해서 어이없어 했던 기억도 있고

 

어쨌든 스토리를 플레이해봤을 대부분의 유저들이 아무래도 그런 '도덕적 꺼림칙함'  때문에 불쾌함을 느낄거고

거기에 큰 고찰이 없으면 그냥 실바가 썅년이네~ 케리건이 썅년이네~ 이소리가 나오고 끝날거임

 

블리자드는 자기들이 그렇게 스토리라인을 짠 이상, 도덕적인 면과 전쟁과 생존에서 요구되는 필요악 이 두 가지를 연출과 시나리오 스크립트를 통해 조절하여

유저가 불쾌함을 덜 느끼게 하거나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요구되었던 건데...

 

거의 뭐 밈 수준의 놀림감이 되고 다수의 비판이 생겨나버린 거 보면 이미 답이 다 나왔음

 

ㄹㄹ웹 이런데서 스타나 와우 안 해봤을 새끼들도 유머게시판 글 몇번 보고나서 스2와우? 완전 븅신겜이네 하고 말아버릴 수준까지 와버렸음

 

외국? 외국도 실바나스에 대한 모럴리 그레이라는 언급을 밈으로 잘 쓰고 있는걸 봤음

 

 

악당짓을 하느냐 안 하느냐 악당으로 플레이 하느냐 안 하느냐 뭐 그런건 문제가 아님

 

최소한 썅놈짓을 하면서 나는 알고보면 썅놈이 아닌데요~~에베베베 이지랄은 하지 않아야하는거 아닐까?

자신이 한 일에 한 점 후회 없이 끝까지 당당하셨던 가로쉬님 오늘따라 그립습니다 ㅠㅠ

쌍놈짓 해놓고 아 그래 나 개쌍놈이다 이리 안 잡혔으면 더 개쌍짓 했을 거다라며 도리어 윽박지르는 가로쉬님 수준이면 오히려 악당에게서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짐

블리자드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실바나스/케리건이 악행을 저질러서 욕 먹는 것도 있는데

그 악행이 자꾸 옹호받으니까 더 욕 먹음

차라리 깔끔하게 욕 먹고 정당화 안 하면 모를까

자꾸 정당화 시키는데 욕 먹을 수 밖에...

인성이 안 좋은 실바나스/케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