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돌이켜보면 인력은 매우 귀중한 자원이었다.
고조선이나 고대 시대의 법률을 보면 사람을 죽인자는 문답무용으로 사형에 처했으며,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경우 인구를 늘리기 위해 '인간사냥'이라 불리는, 외지 사람들을 잡아오는 일을 하기도 했으며, 산업혁명기에서 아이들까지 노동력으로 써먹으려 한 것은 노동력이 귀중한 가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인구는 농사나 대량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으며 곧 군사력이 되고 이는 국가의 힘으로 이어진다. 각국 정부들이 인구를 늘리려 애를 썼던 것은 다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 기술은 점차 인력의 숫자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이전에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있어도 무언가를 이루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그 많은 (비교적 능력이 없는)사람들의 역활은 AI를 위시한 자동화로 손쉽게 대체가능한 세상이 되어버렸다(혹은 될 것이다). 또한 이 글을 읽는 모든분들이 느끼겠지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배운다고 해서 이전부터 그 기술을 배운 사람들과 경쟁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통계청 출저인 2017년 운수업 종사자수는 110만명정도로, 단기간은 아니겠지만 10-20년 이후에도 자율 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거기에 이 사람들이 10-20년안에 다른 직업을 찾아낼 수 있을까? 솔직히 힘들 것이다.
인공지능은 고급 인력까지 파고들고 있으며, 설령 완전히 그 직업을 대체하지 못하더라도 상당수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으므로 인력수요와 가치는 더더욱 줄어들 것이다. 최근 완성된 피자를 인공지능이 품질검수한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피자가게 운영자, 혹은 프렌차이즈 입장에서 관리자에게 줄 돈을 낮출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일은 억지로 막을 수도 없다. 최근 화제가 되고있는 구글이 양자우월성을 달성한 슈퍼 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만 봐도 생산성의 향상은 너무나 매력적이며, 자국이 개발하지 않는다 해도 타국이 개발할 경우 막대한 이익을 얻을 것이 분명하기때문이다. (물론 난 양자우월성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는 모른다. 대단한 생산성의 향상을 의미하는구나 생각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수가 늘어봤자, 대다수는 고급인력이 되지 못하며 또 된다 하더라도 적은 수요만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즉 인구수를 늘려봤자 아무 쓸모가 없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 대다수는 커서 실업자가 될테니까. 소수 뛰어난 인력만이 일하면서 부를 가지고, 대다수의 부는 생산시설을 가진 자본가가 독점할 확률이 너무 높다. 자본주의의 기본 명제인 '능력껏 먹고살자'에 따르면 말이다. 그래서 난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문제인지 의구심을 향상 가지고 있다. 출산이 국가경제에 좋은 영향은 사회 간접 자본의 유지나 국방의 문제같은 명백한 장점도 있겠지만, 소비시장 규모 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지금의 소비시장도 사람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주지 못하고 있는데.
물론 자동화와 생산성의 향상, 자본주의가 어마어마한 이득을 가져와서 세상을 이롭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더욱 심해질 빈부격차나 거대 자본 독점에 대해 대응하기 어려워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기본소득제든 뭐든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한 방안은....
인류 자체를 뜯어고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