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두분을 보고 하스스톤 대회라는게 재밌게 느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알페입니다.
원래는 조용히 떠나려고 했지만, 절 정말 많이 응원해주신 커뮤니티이기에 글이라도 남기고 떠나려고합니다.
하스스톤을 시작하고, 대회에 나오겠다고 결심한지도 어언 벌써 1년을 훌쩍 넘었네요.
APAC 대표선발전 전까지는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원하는 만큼 결과가 안나왔고, 나가는 대회마다 없어지고, 악용 당하고, 그래서 HCC4가 정말 간절했는데, 간절해서 연습하려다가 정말 큰 코도 다쳤었습니다. 그것때문에 현재까지도 어딜가든 대리X이라는 수식어가 붙는건 현재까지도 별로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던 결과를 드디어 냈고, APAC에 가게 됬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전 APAC때 가서 좀 큰 벽을 느꼈습니다.
거기있는 사람들은 하스스톤을 정말 재미 있어했고, 저는 하스스톤을 단지 사명감을 제외하면 플레이를 하지않았고,
저는 멘탈관리가 안됬지만, 거기있는 분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멘탈을 관리하며, 플레이했으며
새벽3시라는 시간 고려도 안한 저는 컨디션이 안좋아지고, 덱 준비도 저와는 잘 맞지 않는 덱들을 가져가, 플레이했습니다.
하면서, 그리고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만, 그와 동시에 큰 벽을 느꼈습니다.
나와 그 사람들의 거리가 3인줄 알았는데, 직접가서 붙어보니 10이더라. 라는 느낌이었죠.
랭크를 하는것이 전부가아닌, 외부요소도 대회에선 고려된다는 점이 그러한 점이었습니다.
시간 고려와 컨디션, 그리고 덱 준비는 저의 준비 문제라고 하지만,
하스스톤을 즐기는 것에서는 그렇지않았습니다. 저는 정말로 하스스톤이 재미가없어서. 하스스톤 '연습'을 하지 않는 날 에는
정말로 일일퀘스트만 하고 껐죠. 재미가없으니깐요. 사기를 쳐도, 이겨도, 사기를 당해도, 져도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길래
저는 일반 유저들 사이에서는 많이 한편입니다만. 선수들 사이에선 솔직히 그렇게 많이 한 편은아닙니다.(아시아 만 삼천 승 가량. 전서버 만 오천승 가량), 그리고 APAC 선수들은 모두 즐기고 있었죠. 거기서 큰 벽을 느꼈고, 그 벽을 제가 다시 허물기 위해선,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매일 똑같은 패턴. 똑같은 덱, 똑같은 게임을 하다보니, 제가 느끼고 있는 건 재미가 아니라 그저 기계처럼 일을 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스스톤에는 재미가 다 떨어졌지만, 하스스톤 대회에는 아직 재미가 있습니다. 강자들과 맞붙고, 우승할 때의 그 쾌감은 정말 잊을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관두기 어려웠는데, 하스스톤은 1년정도 쉰다고해서 실력이 완전히 뒤바뀌는 게임이 아닙니다. 실제로 군대에 다녀와서도 아직 대회에 나오진 않았지만, 잘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학에 진학해서, 게임을 다시 시작한다고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스스톤 씬이 망한다면, 그건 자연재해니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전 1년 정도 쉬어가려고 합니다.
진로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방송에서 공개했다시피 1998년생에 검정고시를 갓 합격한 학생입니다. 대학도 가야 하기때문에, 앞으로 1년은 그곳에 매진 하려고 합니다. 사실 공부를 잘 하지 못할까봐 걱정 했지만. 원래 수능 성적은 잘 내던 편이었고, 저는 노력해서, APAC 진출권까지 따냈기 때문에, 1년동안 하스에 할애한 시간만큼 투자한다면, 제가 목표로 하는 대학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응원해주신 여러분들에게는 정말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저 같이 흑역사도 있는 사람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진짜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