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지스타2010의 관련 행사 중 하나인 ICON2010(국제 컨텐츠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강연한 스즈키 유의 강연 내용을 작성한 것입니다. 본 강연의 주제는 '테크놀로지의 진보와 융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역사'이며 혹 관심 있는 분이 계실지 몰라 업로드 하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스즈키 유는 버추어파이터, 행온 등과 같은 아케이드 시뮬레이션 게임과 최초의 3D대전격투 게임을 제작한 세가社를 대표하는 제작자 중 한 명 입니다.
2010 국제 컨텐츠 개발자 컨퍼런스, 스즈키 유를 만나다
90년대 중반 3D 대전액션게임 버추어파이터를 기억하는가? 당시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며 지금까지도 후속작들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 게임의 제작자 스즈키 유(Yu Suzuki)가 내한해 발표를 가졌다.
80~90년대에 3D CG를 구현한 아케이드 게임을 제작하고, 90~2000년대에는 가정용 게임기의 숱한 화제작을 출시해낸 스즈키 유는 본 강연을 통해 테크놀로지의 진보와 융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역사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게임 컨텐츠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 스즈키 유 SEGA社 제작자 및 특별고문역
개발작품: 행온, 아웃런, 스페이스 해리어, 버추어파이터1~3, 버추어파이터4 에볼루션, 쉔무1, 2 등
‘안녕하세요?’란 한국말로 인사를 시작한 스즈키 유는 이런 발표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어 감사하다며 인사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 니시야마 야스히로 SEGA社 제작자
삼국지대전, 하우스 오브 더 데드4의 제작자인 SEGA의 니시야마 야스히로(Yasuhiro Nishiyama) 제너럴 프로듀서가 질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래는 관련 내용.
니시야마: 최초의 체감 바이크 게임인 행온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 개발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스즈키: 바이크는 역동적이고 체감적인 게임이다. 난 몸으로 움직이는 타입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니시야마: 바이크 게임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스즈키: 처음 한 시도였기 때문에 캐비닛에 걸터 않을 사람이 없던 것이 문제였다. 거대한 캐비닛 부스는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들었지만, 이것이 최선인지 확신 할 수 없었다. (당시) 인지도가 없다는 부분이 상당한 장애였다.
니시야마: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경사도 같은 것은 고려 하지 않았는지?
스즈키: 실제로 걸터앉아 플레이를 하고 나서 많은 문제점을 확인했다.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브레이크도 고장났었다. 스프링이 약해 실제 바이크 부품을 사용해봤지만, 역시 고장이 심했다.
▲ 행온(Hang-On)
니시야마: 실제 바이크 부품을 사용했는데도 안된것인가?
스즈키: 그렇다. 캐비닛의 경우 12시간 정도 가동을 시켰는데, 실제 바이크 가동 시간보다 오래 사용되다 보니 그런 듯 했다. 결국 실제 기구를 팔 때 스페어 부품을 같이 붙여 팔았었다.
니시야마: 개발을 하면서 행운이라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면?
스즈키: 모니터를 부스에 넣은 캐비닛과 플레이어 본인이 직접 몸을 움직이는 방식은 첫 번째 시도였다. 그리고 예전 게임의 경우 효과음은 있었지만, 그 게임에 들어가는 음악(BGM)이 없었다. 음악의 전곡이 들어간 것도 처음이었다. 이는 효과음에 BGM을 넣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니시야마: 현장감이나 소리를 고심한 것 같은데?
스즈키: 동그랗고 검은 스피커에서 바이크의 중저음을 내뿜었다. 실제 오토바이 소리를 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사실적인 소리를 내기 위해 실제 바이크에 사용 중인 엔진을 실어 달라고 했었지만, 배기가스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 그만 두었다.
▲ 스페이스 해리어(Space Harrier)
니시야마: 다음 게임은 스페이스 해리어인데 어떻게 3D슈팅 게임을 제작하게 되었나?
스즈키: ‘3D슈팅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만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조사를 해보니 그 말이 맞다 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하게 됐다.
니시야마: 3D슈팅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
스즈키: 3D이기 때문에 멀리 있는 사물을 작게 해야 했다. 작은 건 쏴도 맞지 않는다. 이런 슈팅 게임은 히트하지 못한다. 그래서 ‘명중을 시키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게임에 보면 ‘호밍’이라는 미사일 아이템이 있다. 상대방을 자동으로 추적해서 격추시키는 미사일 알고리즘인데 이 프로그램을 짜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니시야마: 명중을 못하면 명중을 시키면 된다라… 아주 심플한 방법이었던 거 같다. 89년 스페리스 해리어의 제작엔 몇 명의 인원이 투입되었나?
스즈키: 몇 명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행온을 만들었을 때가 10명 정도였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큰 프로젝트를 위해 대다수의 인원을 가용할 능력이 없었다. 83년에 회사에 입사했고 실적도 없던 나에게 회사에도 대략의 인원을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도전목표는 ‘단기간에 빨리 제작하고 싶다’라는 것이었고 기록을 세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아마도 게임 개발이 완료된 것은 2개월 정도였으며 세가의 코인 기준, 캐비닛 컨트롤, 제작기준을 맞추기 위해 투자한 시간까지 합치면 6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
니시야마: 굉장히 빨리 제작을 했는데, 레이싱 게임인 아웃런은 어떻게 만들 생각을 했나?
스즈키: 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게임센터를 가도 친구와 게임을 하면 지는 것은 항상 나였다. 당시 드라이버(레이싱) 게임을 보면 조그만 충돌에도 차가 폭파되어 새로 시작하면서 뒤에 있던 차들이 나를 쉽게 앞지르는 것이었다. 실제 차량을 많이 탔던 나는 차가 폭발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난 내가 아닌 게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 게임을 만든다면 나만의 드라이빙 테크닉을 발휘 할 수 있으며 친구에게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만들게 됐다.
2부에 계속...
글: 최규완
편집: 안영훈(ethan@playx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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