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STL을 통해 공식 대회에 첫 선을 보인 '십자포화, 종착역, 크레바스, 탈다림 제단'등의 4맵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 차기 2011 GSL 리그에도 사용되었고, 맵을 제작한 두 제작자 또한 집중을 받고 있다.
이에 PlayXP는 2011 GSL March의 개막을 앞두고 두 제작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 기자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두 제작자들의 나이를 듣고 놀랐고, 그들의 깊은 생각과 뚜렷한 주관에 다시 한번 놀랐다.
▲ GSL 신규 맵 제작자 박근호(좌), 주종현 (우)
▲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들 소개 부탁 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전 ‘JackyPrime’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박근호이고, 19살로 광주에 거주 중입니다.
- 네, 저는 ‘LSPrime’이란 닉네임을 사용 중인 주종현이라 하며 근호와 동갑이며 서울 거주 중입니다.
▲ 먼저, 두 맵퍼 분들은 최근 GSTL을 통해 데뷔를 했는데요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요. 어떠세요?
- 당연히 실감나지 않아요. 단기간에 이뤄진 일들이라 아직 믿기지가 않네요. 사실 예상도 못했던 일이었고 커뮤니티분들이 아시다시피 ‘기사도 연승전’에 사용된 것이 끝일 줄 알았죠. 정규 팀 리그에 사용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박근호)
- 저도 같아요. ‘기사도 연승전’까진 예상했지만, GSTL과 GSL에서도 사용될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주종현)
▲ 주변에서도 반응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반응들이었나요?
- GSTL에서 몇 경기 사용되지 않아 아직은 반반인 거 같아요. 안 좋은 쪽으로 보자면 기존 래더맵에 비해 프로토스와 저그, 그 중에서도 프로토스맵이란 소리를 듣기도 했죠. 하지만 내부적인 테스트나 GSTL기간 동안에 전용 빌드와 해법들이 나오고 있어 기뻤어요. (주종현)
- 저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던 거 같아요. 새로운 맵을 사용한다는 자체와 GSTL과 같은 큰 규모의 대회에서 자작맵이 사용되었단 것 자체만으로도 반응이 좋았어요. (박근호)
▲ 먼저 근호씨에게 물을게요. 십자포화와 크레바스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기사도 연승전’에 사용된 십자포화는 블리자드 맵을 가지고 진행했었어요. 원본에는 앞마당 견제가 가능하고 입구가 좁았고, 센터에서 양쪽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는데 한쪽은 2칸, 다른 쪽은 3칸으로 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자원 뒤쪽에는 테란이 미사일 포탑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도 타일의 크기가 달랐죠. 그것을 똑같이 수정했고 ‘아이어’란 타일이 있는데 이것을 ‘벨시르’란 타일로 변경을 하기도 했어요.
크레바스는 기존 래더맵을 보면 밀림분지가 유일하게 뒷마당을 안전하게 차지 할 수 있는 맵이라 그 부분을 차용했고 전작인 스타크래프트1의 콜로세움 맵 처럼 수비가 안전하며 뒷마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래더맵은 주 격전지가 평지라 단순하게 흘러 갈 것 같아 교전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 언덕으로 이뤄지게 해뒀어요.
▲ 그럼 종현씨가 제작한 종착역과 탈다림 제단의 배경은요?
- 초기에 황영재해설이 원본 터미누스맵에서 앞마당을 추가시킨 '터미누스G'맵(황영재 해설 수정)을 계속 테스트 겸 돌리셨는데 경기양상이 꽤 재미있었어요. 다만, 황영재해설이 맵에디터를 잘 다루시는건 아니다보니 저에게 수정 요청을 해주셔서 제가 수정한 것이 RE버젼이었죠. 맵 이름 뒤의 RE는 리메이크를 뜻하는 것입니다.
탈다림 제단은 ‘현존 블리자드 맵이 앞마당과 본진이 평지인 구조가 없다’란 사실에 착안했어요. 처음엔 평지이기 때문에 본진 수비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앞마당에서 센터로 나가는 부분을 좁게 수정했었죠. 대신, 역으로 조이기를 당해버리면 뚫을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있어 제2멀티와 우회 길목을 추가하기도 했어요.
▲ 맵을 제작할 때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먼저 근호씨?
- 십자포화는 원래 스타크래프트1에 사용된 신 백두대간을 블리자드가 리메이크 한 것이었죠. 제가 그것을 바탕으로 수정하면서 뒤에 세컨드 에디션을 뜻하는 ‘SE’를 붙인거죠.
크레바스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대로 눈타일이 주로 사용된 맵이에요. 타일의 이름이 스노우였는데, 스타크래프트2 에디터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었죠. 해외 유즈맵 제작 사이트인 ‘맵스터’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고 ‘TeamLC’라는 밀리 맵 및 유즈 맵 제작팀에서 타일의 데이터가 남아있다는 정보를 건내 받아 사용하게 됐어요. 리플하임이란 타일 명이었죠. 맵을 자세히 보면 갈라진 빙하를 확인 하실 수 있을거에요. 그래서 크레바스라고 정했어요. 어떤 분들께선 ‘빙하 균열’이란 한국말로 표현하자는 의견도 주셨는데 크레바스가 외래어긴 하지만 널리 사용되는 용어라 그렇게 정했어요.
▲ 종현씨는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 탈다림 제단의 명칭은 원래 ‘아모로소’란 꽃 이름이었어요. 전체적으로 타일이 밝기도 해서 그렇게 했는데 스타크래프트2가 전반적으로 한글화가 되다 보니 영어보단 한글로 하라는 의견이 많아 고민하게 됐죠. 그러다 커뮤니티에 물어보게 됐는데 탈다림 제단이란 명칭이 나와 선택하게 됐어요. 마침 중앙 지역에 제단과 같은 문양도 있었고요.
▲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 있어 첫 제작맵 제작자인데 이번에 사용된 맵은 따로 공모전 없이 진행됐어요. 그럼 GSTL에 사용도 되었고, 차기 GSL에도 사용되는데 저작료 같은 것은 있나요?
- 그 부분에 대해선 그래텍에서 먼저 말씀 주셨어요. 저희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저흰 취미로 제작했는데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거든요. 먼저 말씀주셔서 감사하죠. (박근호)
▲ 금액은 정해졌나요? 물론 밝힌 순 없겠지만요? (웃음)
- 그렇지 않아도 18일(금) 그래텍 사옥에 가서 여러 얘기를 나눴는데 정확한 액수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어요. 사실, 액수는 크게 생각하진 않아요.(웃음) (박근호)
▲ 맵을 제작하고 그에 대한 저작료를 받게 되는건데 제작자로서 어떤 기분인가요?
- 저희에겐 좋아요. 저희가 제작한 맵을 사용해주니 당연히 좋죠. 주변에선 ‘기사도 연승전’에서 우리 맵만 사용한다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향후 기회가 되면 다른 맵 제작자 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 같은 것이 열리면 좋을 것 같아요. 금액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겠지만, 돈만 바라보기 보단 열정과 재미를 우선적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커요. (박근호)
- 향후 공모전이 개최된다면 맵 제작을 위한 목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쉽게 다가가기 보단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만들고 수정해나가야 될거에요. (주종현)
▲ 해외에서도 이슈가 됐었죠? 반응이 어땠나요?
- 팀 리퀴드를 통해 많이 들었어요. 반응들은.. 음.. /환호, /춤? (박근호)
▲ 맵 제작자로서 새로운 맵의 사용 기간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 음.. 한 3시즌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 되요. 선수들의 적응기간도 있어야 하고 시청자분들이 재미있어 할만한 경기력이 나오기 위해선 그 정도쯤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요.(박근호)
- 전 시즌도 시즌이지만, 비 시즌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해요. (주종현)
▲ 기존 대회 맵인 블리자드 래더 맵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 우리가 만든 맵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래더 맵이 나아갈 방향성을 알려줬기 때문이에요. 래더맵에서 단점을 보완하면서 만들었죠. 대체로 러쉬거리가 짧다는 것과 전장이 좁다는 것이었고, 실제 경기에서 나오는 상황을 보면서 특정 종족이 전장의 넓이를 얼마나 활용해야 잘 싸우느냐 등을 고민하게 해줬죠. 그리고 역시 블리자드 맵답게 디자인이나 구성이 특이하긴 했어요. 단, 맵크기 최적화는 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 (주종현)
- 전작인 스타크래프트1에선 10년 동안 트랜드가 바꼈죠. 저 같은 경우엔 맵 제작을 하는데 제약이 있었어요. 전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2는 앞마당이 매우 넓었어요. 젤나가 동굴과 금속 도시 같은 맵이 그랬죠. 전작의 맵을 제작했던 분들이 스타크래프트2의 맵을 제작해본다면 이런 부분을 상당히 쉽게 확인 할 수 있어 좀 더 창의적인 맵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박근호)
▲ 두 분을 보고 맵 제작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주변만 봐도 스타팅만 하고 끝내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블리자드 맵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파일을 열어보면 배울 점이 매우 많아요. 그것을 참고하면서 멀티의 위치나 디자인을 연구하면 도움이 될거에요. (주종현)
- 전작에 비해 스타크래프트2는 3D로 변경되면서 그래픽이 매우 화려해졌죠. 화려해진 만큼 그 화려함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보는 입장에서도 눈이 즐겁게 되겠죠. 더불어 밸런스도 중요합니다. 특정 종족한테 유리하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건 당연한 결과니깐요. 그리고 꼭 밸런스에 주력하기 보단 다양한 맵을 만들어 많은 시도를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박근호)
▲ 혹시 현재 제작 중인 맵이나 기획 중인 것이 있을까요?
- 용암이 시간차로 올라오는 맵을 제작하고 있어요. 용암의 범위 때문에 멀티의 위치나 교전지 등의 넓이를 고려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주종현)
- 저는 3인용 맵을 준비하고 있어요. 3인용 맵은 잘 없는 편이라 제작하기도 힘들더군요. 또 다른 것은 컨셉 맵으로 스타크래프트1의 ‘플라즈마’란 맵과 같이 ’에그’로 길목을 제한해 건설유닛만 통과할 수 있는 맵을 제작 중이기도 해요. (박근호)
▲ 향후 차기 맵도 기대를 해봐야겠군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 GSTL을 통해 프로토스가 저그나 테란을 상대로 크게 승리를 거뒀다고 프로토스 맵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아직 맵의 초반이고 다양한 빌드와 대처법들이 나오고 있으니 상황을 천천히 두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주종현)
- 저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아직 GSTL에만 나왔기 때문에 맵에 대한 판단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보다 유연성이 큰 게임이라 그에 대한 대처법도 잘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맵에 대해 ‘잘했다’, ‘고맙다’라고 말해주신 PlayXP 커뮤니티 회원분들께 감사하단 말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맵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호)
글: 안영훈(ethan@playx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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