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는 6월말부터 열리는 차기 GSTL에 해외의 FXOpen(이하 FXO) 팀이 참가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외 팀이 처음으로 GSTL에 참가한다는 것도 있지만, 해외의 선수들이 ‘기회비용’ 문제로 인해 한국행을 꺼려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결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팬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그렇다면 FXO는 어떻게 이런 중대한 결정을 내렸으며, 한국으로 와서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FXO의 스폰서인 FXOpen.com은 외환 거래 전문 업체로 다른 스폰서들에 비해 자본력이 뒷받침 된다. (FXOpen.com은 현재 금융감독원의 요청으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내에서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FXOpen은 그동안 카레이싱에도 후원을 해왔고, 현재 e스포츠 팀의 숙소 및 연습실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해 있다. 또한 러시아 팀인 IMBALANCE의 스폰서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른 팀들에 비해 재정상태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GSTL 참가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FXO가 GSTL에 출전하게 된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FXO란 팀의 위치를 볼 때 다른 해외 팀에 비해 비교적 낮게 평가되는 선수들의 실력향상과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추측할 수 있다.
FXO는 다른 전통 있는 명문 팀들에 비해 상당히 늦은 지난해 12월에 창단됐으며, 그간 팀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 토너먼트를 꾸준히 개최해왔고,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왔다. e스포츠 시장의 후발주자인 점을 감안하면, GSTL 출전은 팀을 전 세계 팬들에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또한 FXO는 GSTL에 참여하는 동안 코드A 예선에 선수들을 출전시킬 수 있다. 팀리그와 개인리그에 동시에 도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단기간에 상당한 기량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지 상승 효과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몇몇 선수들이 한국행을 꺼려하는 분위기 속에 참가가 결정됐고, FXO의 도전 자체가 대단하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GSTL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유명 선수들의 영입을 노릴 수 있다. FXO는 팀의 간판스타인 ‘mOOnGLaDe’ 앤드류 펜더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 GSTL에 불참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팀의 주 전력이 제외됐기 때문에, FXO가 한국으로 오기 전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미 FXO에서도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의사를 내비췄고, 해외의 <스타크래프트2> 커뮤니티인 팀리퀴드(TeamLiquid.net)에선 Dignitas 소속의 ‘NaNiwa’ 요한 루체시가 FXO에 합류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기도 했다. 요한 루체시가 그동안 한국행을 간절히 원했고, FXO에 합류하게 되면 비용 등의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FXO 측과 요한 루체시 본인이 직접 나서 이적설을 부인해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FXO의 한국행은 분명 적지 않은 해외 선수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FXO의 GSTL 출전은 곰TV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참가 선수들의 대부분이 한국 선수들인 상황에서 몇몇 해외 선수들이 참가를 기피하는 것처럼 보이자 일부 팬들로부터 ‘글로벌 리그’와는 동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FXO의 참가로 인해 확실한 ‘글로벌 리그’라는 명분을 얻게 된 것이다.
시청자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GSL은 현재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FXO의 멤버가 호주와 북미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현지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뿐만이 아니다. 해외 팀 전체가 한국 내에서 열리는 팀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최초기 때문에 국내 매체로부터 큰 관심을 끌 수도 있고, 이러한 관심은 곧 GSL로 직결될 것이다.
FXO가 GSTL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의 전력으론 1승을 챙기기도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FXO의 도전은 많은 해외의 팬들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고, 1승을 거두기 위한 멋진 ‘스토리’를 연출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FXO는 GSTL 참가로 인해, 실력 향상, 인지도 상승, 스폰서 홍보, 세계적인 팬 확보 등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글: 이시우(siwoo@playx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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