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에서 활동 중인 Dignitas 소속의 ‘SeleCT’ 류경현 (사진 출처: MLGPro.com)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나고 유명한 선수를 꼽자면 아마 모두가 ‘SeleCT’ 류경현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류경현은 그동안 많은 대회에 참가해 커리어를 쌓았고, 꾸준한 상위권의 성적을 내왔다.
류경현은 NASL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최근 열렸던 MLG 콜럼버스에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WCG 2회 우승자로도 유명한 류경현이지만 그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고, PlayXP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류경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보기로 했다.
다음은 ‘SeleCT’ 류경현 선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이름은 류경현, 해외에서 활동 중이고 현재 Dignitas 팀에 소속 되어있다. ‘SeleCT’라는 아이디로 활동 중이다.
▼ 본인의 게임 경력은?
- <워크래프트3> 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다. <워크래프트3> 시절에는 SK Gaming의 아시아 팀에서 활동을 했었다. <워크래프트3>를 접고 <워해머:4K>를 할 당시엔 소속팀 없이 WCG 2005와 2006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론 미국으로 이민 와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학교생활에만 집중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스타크래프트2>가 나왔는데 푹 빠져서 공부를 쉬면서 <스타크래프트2>를 하고 있다.
▼ PlayXP.com을 알고 있나요?
- 당연히 알고 있다. <워크래프트3> 선수라면 더더욱 PlayXP가 기본 사이트이다.
▼ 국적에 대해 논란이 많다. 본인이 직접 밝혀주길 바란다.
- 5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 왔지만 아직 시민권은 따질 못했기 때문에 한국인이다. 현재는 영주권만 가지고 있는 상태다.
▼ Dignitas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 당시 북미 래더에서 항상 1등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많이 거두니까 몇몇 팀에서 제의가 들어왔었다. 전부 얘기를 나눠봤고, 그 중 Dignitas가 내게 가장 좋고 잘 맞는 것 같아서 합류하게 됐다.
▼ 한국의 NEX 클랜 소속이라고 들었는데, 클랜원들과 교류는 하고 있나?
- 바빠서 클랜 활동은 하지 못하지만 ZeNEX의 윤희원 감독님과 자주 이야기 하는 편이다.
▼ 평소의 스케줄과 연습 방법은?
- 한국에서 프로팀 생활을 할 때처럼 많이는 하지 않지만, 나름 대회 몇 주 전부터는 먹고 자는 시간 이외엔 연습만 한다. 평소의 하루 스케줄은 항상 다르지만 내 나름대로 목표로 하고 있는 스케줄은 하루에 최소 한 시간의 레슨과 5시간의 연습이다.
▲ MLG 콜럼버스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류경현의 모습 (사진 출처: MLGPro.com)
▼ 게이머로 지내는 것에 대해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
- 별로 좋게 생각하시진 않지만 어렸을 때보단 많이 반대 하시지 않는다. 포기를 하셨나보다. (웃음) 농담이고 내 나름대로의 계획을 말씀 드리니까 믿고 맡겨 주시는 것 같다.
▼ 북미에서 ‘IdrA’ 그렉 필즈와 함께 투톱을 달리는 것 같이 보인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 딱히 비결은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남들 보다 여러 게임을 좀 더 경쟁심을 갖고 하다 보니 게임을 단기간에 배우게 되고, 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 IPL 시즌1에서 그렉 필즈에게 우승을 양보했는데, 본인에게 있어 그렉 필즈는 어떤 선수인지?
- 그렉 필즈 선수는 정말 잘하는 선수이고 라이벌이자 따라잡아야할 대상이다. <스타크래프트1> 출신이라 운영이 정말 좋은 선수인 것 같다.
▼ 본인의 IPL 시즌2 성적에 대한 예상은?
- 최소 3등, 최대 우승을 목표로 준비할 계획이다.
▼ GSL을 시청하고 있는가? GSL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 한국과 시간차가 커서 전부다 시청은 하지 못하지만 중요한 경기는 꼭꼭 챙겨보고 있다. GSL은 당연히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이고, GSL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건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GSL에 참가할 계획은 없는지?
- 아직까진 계획이 없다. 아직 내 실력이 나가서 우승할 실력이 안 될 뿐더러 한국에 다녀오는 게 스케줄상 좀 힘들다. 오픈 시즌 3때 참가를 했었다. 예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ZeNEX의 김찬중 선수에게 패해 탈락했었다.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그때는 팀에 저그 선수도 없었고, 연습 상대가 전혀 없었다. 오로지 테란전과 프로토스전만 연습한 상태였기 때문에 한국의 저그 선수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 이번 MLG는 어땠나? 본인의 성적에 만족하는지, 한국 선수들과의 대결은 어땠는지?
- 이번 MLG 결과는 정말 창피하다. 연습 안하고 너무 놀기만 해서 좋지 않은 성적이 나와버렸다. 조별리그에서 장민철 선수와 붙었었는데 내가 너무 움츠러들어서 게임을 한 것 같다. NASL 마지막 경기가 장민철 선수와의 경기인데 거기선 더 좋은 게임을 보여드리겠다.
▲ 류경현은 MLG 콜럼버스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 출처: MLGPro.com)
▼ 한국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나? 만약 그렇다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고 악수를 나눴다. 성준이 형과는 WCG 때부터 아는 사이여서 친한 사이다. 다른 종족 선수들과는 인사만 나눴고, 문성원 선수로부터는 대 저그전에 대한 팁을 좀 들었다.
▼ 평소에 붙어보고 싶던 한국 선수와 그 이유는?
- 평소에 붙어보고 싶었던 한국 선수는 문성원 선수와 최지성 선수였는데, 안타깝게도 최지성 선수가 오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경기가 테테전이고, 예전에 GSL 예선을 하러 한국에 갔을 때 래더에서 만나서 이긴 적이 많았기 때문에, 현재의 실력차이를 느껴보고 싶었다. 예전에 비해 GSL에 참가 중인 선수들의 실력이 엄청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테전은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NASL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는데, NASL에 참가 중인 한국 선수 중 누구와 본선에서 만나고 싶은지?
- 솔직히 저그만 아니면 다 할 만 한 것 같다. 박현우 선수와 한번 붙어보고 싶다.
▼ 북미와 유럽, 한국 선수들 간의 차이점이 있나?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실력이 한국>유럽>북미 순인 것 같다. 북미와 한국의 실력차이는 엄청나다. 확실히 연습하는 시스템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벌어지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북미와 유럽 선수들이 못 하는 건 절대 아니다. 한국 선수들의 장점이 운영과 컨트롤이라면 해외 선수들은 전략이 정말 좋다.
▲ 팀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 출처: MLGPro.com)
▼ FXO가 GSTL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는데, 본인이 볼 때 FXO가 얼마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나?
- 솔직히 말하면 FXO에겐 첫 출전이고, 큰 무대 경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FXO가 승리하는 건 힘들다고 생각한다. 또한 실력도 한국 팀 선수들과 비교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FXO 선수들이 많은 연습 기간을 갖고, 다음 GSTL에 다시 참가하게 된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최근 커뮤니티에선 ‘치즈 러쉬’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본인은 테란으로써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RTS 게임을 하면서 치즈를 안 좋게 생각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치즈도 나름 전략이고, 치즈가 싫으면 RTS 게임을 안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치즈, 혹은 반대로 ‘배째기’ 전략이 있기 때문에 고도의 심리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EG 마스터즈 컵에서 2:2 팀플레이를 하는데, 어떤가? 문제점이라든지, 재미라든지….
- 최근에 2:2 팀플레이를 많이 연습했는데 정말 재밌다. 하지만 문제점은 각 팀에 저그가 있을 경우 스피드한 게임이 나와서 재밌지만, 없을 경우엔 게임이 다소 지루해질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테란과 프로토스 조합이 가장 센 것 같다. 모선의 소용돌이와 유령의 전술핵이 갖춰지는 순간 교전에서 그것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 활동 중인 선수가 역으로 북미에 진출해 활동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팬들의 반응이나 성적 등…)
- 그렇게 된다면 그 선수는 분명 적어도 한두 달 정도는 성적이 우수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선수들과 꾸준히 연습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갈수록 북미나 유럽선수들과 실력이 비슷해질 것이다. 팬들은 정말 좋아할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앞으로의 계획은 NASL과 IPL 시즌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이번 MLG 콜럼버스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항상 열심히 연습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한국인의 자존심을 걸고 해외에서 좋은 활동 할 테니 지켜봐 달라. 한국의 <스타크래프트2> 팬 분들이 항상 선수들을 응원해주시고, 좋은 커뮤니티를 유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두 화이팅!
Thank you to my team Dignitas and sponsor Intel, Alienware, and Sixpoolgaming.
글: 이시우(siwoo@playxp.com)
(c)PlayX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