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건의 머리카락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보면(스포일러)

스타2 엔딩에서 변하지 않은 캐리건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하는 얘기중에, 어떤 분이 '머리카락이 특수한 부위도 아닌데 변하지 않은 것은 블쟈에서 모종의 이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하신 글이 있길레 한번 적어 봅니다.  이건 현재까지 알려진(현실세계에서) 분자생물학적 지식을 가지고 쓰는 것이므로, sf인 스타크래프트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과학적으로 얘기하자면 이렇게 된다는 겁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 주세요 ^^;

 

# 1  머리카락은 특수한 부위인가?

네... 사실 머리카락은 특수하다면 특수한 부위 맞습니다.  합쳐진 유물이 dna를 바꿔주는 거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머리카락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머리카락에는 dna가 없거든요.

 

 

# 2  그렇다면 캐리건의 머리카락은 평생 그대로란 말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먼 머리카락에는 dna가 없거든요.  세포는 dna를 보고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데, dna가 바뀌었다면 이제 인간의 세포(머리카락)을 만들겠죠.  염색한 머리가 시간에 따라 원래 색을 되찾듯, 머리카락도 시간이 지나면 예쁜 빨간색으로 돌아올 겁니다 ^^

 

 

# 3  dna가 없는 곳은 머리카락 밖에 없나?

그건 아닙니다.  사실 우리 몸의 적혈구도 dna가 없죠.  그 외에도 손톱 등에는 dna가 없습니다.

 

 

#4  몇가지 잡담

a. 에반게리온에서도 얘기가 잠깐 나왔던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는 간단히 말해 dna와 rna가 어떻게 새로운 걸 만드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관련 링크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16&docId=57674829&qb=Y2VudHJhbCBkb2dtYQ==&enc=utf8&section=kin&rank=1&sort=0&spq=1&pid=gbC%2B8woi5T8ssuVoQn0sss--101287&sid=TGkpWjH-aEwAAE0ZFRM

 

b. 광우병의 프리온 가설은 위 센트럴 도그마를 부정하는(혹은 수정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센트럴 도그마에 의하면 새로운 단백질은 rna 정보에만 의해서 만들어 지는데, 프리온은 단백질이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니까요.  그래서 충격적인 이야기였고, 발견이 힘들었으며, 노벨상까지도 수여됐죠.

 

c. 미토콘드리아라고 들어 보셨죠?  미토콘드리아에도 dna가 있습니다.  mitochondrial dna라고 부르는데, 얘는 사람의 dna랑 다릅니다.  진화론에서 진화중에 인간에게 기생한 미생물이 미토콘드리아가 되었다고 하지요.

 

d. 현실에서도 유전병에 걸린 사람의 dna를 바꿔주는 유전자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를 받고 오래 산 사람은 아직 없으니, 갈 길이 멀겠지요.  골수이식(조혈모세포 이식)의 경우는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를 바꾸니 혈액의 dna를 바꾸는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수이식을 하면 혈액형도 바꿀 수 있죠

 

 

만약 블리자드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엔딩을 이렇게 짠 거라면, 정말 교육적인 게임이 되겠네요 ㅋ

DNA덕후

나름대로는 재밌게 쓴다고 쓴건데 너무 딱딱한 글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네요 으앙;

근데 동영상보면 모근쪽에은 완전히 인간 DNA가 안된듯요 ㅋ 글고 인간이야 모근에만 DNA가 있다지만 캐리건짜응에 머리에 있는건 신경다발이라 충분히 세포핵이 있지 않을까요? 그래야 이후에 군단의 심장에서도 저그를 컨트롤할수 있겟구요. ㅎㅎ

DNA덕후

굴맛 / 오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군요 ㅎㅎ 저도 캐리건이 저그편의 주인공이 되었음 좋겠어요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가장 걸출한 인물이 캐리건 아닌가요? ㅋ 군단의 심장에서는 세계를 구하는 캐리건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

대충 군단의 심장 스토리를 예측해보면 일단 4년전 캐리건으로 시작한후 1/3 내지 2/4 정도 미션을 깨면 레이너가 인간으로 돌려논 캐리건으로 변신 나머지 날뛰는 떨거지 저그들을 규합하면서 저그와 레이너 쪽 테란과 동맹을 맺으면서 끝을 맺을듯.
차 행성 저그는 다 죽은건가요? 궁금하군요

ㄴ꽤나 손실을 봤겠죠. 무튼 차르 행성 크기가 얼만데 다 죽었을리가. 그냥 여왕실쪽의 저그만 죽었을듯.

이야기는 제2차 종족전쟁마냥 할듯. 아마 노현자 토라스크같은 다른 저그세력과의 세력다툼이 아닐지.

무능한 문과라 본문내용은 도저히 모르겠고

어쨌든 케리건의 헤어가 돌아와야 됩니다

어려워..... 허나 설정은 블쟈맘 ㅋ

쓴 사람인데

인간의 머리카락과 저그 케리건의 그 촉수같은 머리카락이 서로 같은 개체라고 전제하시는 건가요?

뭐, 인간의 머리카락 자체에는 DNA가 없다는 것은 지금 알았고, 분자생물학이 뭔지는 모르지만, 인간을 대상으로만 하는 학문 같은데

얇은 인간의 머리카락과 케리건의 머리카락이 같다는 것은 조금 성급한 일반화로 보이네요
아무리 봐도 케리건의 머리카락은 인간의 것과는 아주 달라 보이거든요

머리카락 부분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 라고 한 것은 블리자드가 그 머리카락으로 저그를 통제하거나 사이오닉 힘이 방출되기 때문에 남긴 것은 아닐 거라는 걸 말한겁니다

저 역시 그 머리카락들이 어떤 이유로든 없어져서 본래의 머리카락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만,
아직 인간의 대상으로만 연구된 학문을 가지고 게임의 외계 생명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네요

으아 전문지식이 스토리와 결합하니까
흥미롭다 ㄷㄷ...

저역시 그 굵디 굵은 머리카락이 인간의 것과같이 그냥 게라틴 단백질같이 단순한건 아니고 뭔가 역할을 하는 신체 기관같다고 생각하지만...분자생물학은 인간만을 대상으로한게 아니고 말 그대로 생물학... 모든 생물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저그로 변화하면서 머리카락이 어떤 기관(일종의 사이오닉 능력을 크게 발휘하기 위한 기관같습니다. 아니면 저그 통제나...)으로 변화했고. 정화중에 이것역시 인간의 DNA가 되었지만 기관 자체는 모습이 변하지 않고 남아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그 기관을 이루는 단백질 등이 인간도 가지고 있는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가정하에;;) 그냥 기관 하나 덤으로 생긴것; 따라서 예전 머리카락은 안돌아올거같지만 돌아왔으면 으헝헝?

케리건 머리에 있는게 머리카락이 아니라 신경다발

'설정상' 케리건 머리에 있는 레게머리는 신경다발이구요.
신경다발은 프로토스가 동족끼리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할때 사용하고 케리건은 저그를 조종할때 사용하는것같습니다.
게다가 블리자드가 군단의 심장에서 주인공은 케리건이라고 했으니 만약 케리건이 4년동안 무엇을 했는가에대한 과거이야기가 아니라면 이 신경다발로 저그를 조종할 수 있다는 떡밥 아닐까요?

군단심장은 4년간 공백기 이야기로 확정됐습니다.
위에 님이 말하는 떡밥같은 그런거 없음.

만약 유물이 DNA만 바꾸는 거였다면 케리건의 모습이 변했을 수가 없음
얼룩소가 있는데 그 얼룩소 DNA를 전부 누런소 DNA로 바꾼다고 갑자기 노래지진 않잖아요
색소가 전부 새로 만들어지는 누런 색소로 바뀔때까지는 얼룩소입니다
만약 유물이 케리건의 DNA만 저그에서 인간으로 바꿨다면 케리건의 몸은 세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천천히 변해야 되겠죠

띠리링 //님의 말대로 저그편인 [군단의 심장]편의 스토리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4년간 공백기가 다 라면 3부작으로 할 필요가 없음니다 그냥 자유의 날개 공허의유산으로 바로 가면 됩니다 4년간 공백기가 궁금한 사람이 얼마나 있나고 생각하시는건지; 브루드워에서 칼날여왕이 완성이 됬는데 4년간 머 할게 얼마나 있다고 글고 블리자드 떡밥 모르시나요 확정 됬다는 말은 없습니다 "4년전 이야기로 흘러간다" 라고 했습니다

머리카락이 왜 안바뀌나 햇더니 저런 뜻이..

그래도 결국은 떡밥일뿐

그덧글// 개체란 말그대로 하나의 독립된 생체를 말하는 거고요 (생물학에선) 머리카락이나 손톱 같은 경우엔 세포도 아니므로 부산물 정도로 불러도 될려나요?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분자생물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 아니라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죠. 분자구조나 화학적 성질 등으로부터 접근하는 생물학 정도로 생각하셔도 되겠죠.
그리고 위의 오류는 오류는 맞지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보기엔 힘든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위의 글을 보면 감염된 케리건의 머리카락으로 보이는 부위가 무려 신경세포이다라는 주장이 있는 데요 그렇다면 블리자드는 큰 실수를 한 것이지요. dna를 바꿔주는 장치를 사용했는데 머리카락으로 보이는 신경세포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은 모순이죠.
만약 블리자드에서 실수한 게 아니라면 그 머리카락으로 보이는 부위는 단순 단백질로 된 구조라는 증거가 됩니다. 하지만 블리자드에선 그 외의 여러가지 실수를 했기 때문에 블리자드를 믿을 수는 없군요.
위의 분 말씀대로 외계생물인만큼 언제 기존 학설을 무너뜨리는 현상이 발견돼도 이상할 건 없지만 손톱이나 피부에 달라붙은 것들은 외계생물이므로 케라틴이 아닌 무언가일진 몰라도 적어도 dead skin cell에 해당하는 것 같다는 말이죠. 설사 그것들이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일지라도 적어도 서로 같은 종류의 것일 것이므로 변하려면 같이 변하고 남으려면 같이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윗글에서 적혈구에 dna가 없다고 했는데 '내가 아무리 무식해도 적혈구가 피인건 안다. 피가 안바뀌면 어쩌라고...'라고 생각하시기 쉬운데 사실 적혈구는 외계생물은 모르겠으나 보통 척추동물의 경우 항상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파기됩니다. 그러므로 dna가 바뀐다면 적혈구도 곧 다시 생산된 걸로 바뀝니다.

혹시 군단의 심장편에서는 케리건이 빡구가 되서 나오려나?

저기.. 미토콘드리아 부분 조금 그렇습니다. 글쓴이 분이 '쉽게 요약'하려고 의도적으로 적으신것으로 보이지만

'인간에게 기생한 미생물이' 부분 말인데요, 이거 좀 의미가..
미토콘드리아의 조상이 미토콘드리아가 된 시점은 대강 진핵생물이 처음 나타났을 시기라고 볼 수 있고, 인간 미토콘드리아는 인간 조상종의 미토콘드리아를 물려받은 것일테니까요,

지금 적힌대로라면 미토콘드리아가 인간에서 발생한게 되어버리니까 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블리자드에 떡밥에 너무 과학적으로 접근하지않는게 좋을듯요...;; 외계인이 생체학적으로 어떻든 아무리 토론해도 블리자드가 하나 던지면 바로 끝나고 쩝; 하여튼 자세한걸 알려면 진짜 방법은 하나

블리자드 관계자 잡아서 족쳐야알듯

오우 이런 설정은 좋지않아

내용 안읽었지만 스크롤 내리다보니 거슬려서...

미토콘드리아는 인간 이전에 생물에게 들어왔죠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최소한 포유류는 다 미토콘드리아 있지 않나요?

근데 애초에 이런 논의가 무의미한게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학 지식은 다 지구의 생물을 대상으로 한거란 말이죠
지구의 생물이라는건 어찌되었든간에, 그 발상이나 구성이 비슷할 수 밖에 없죠
정말로 외계 생물체가 발견된다면 우리의 이해를 벗어나는 무엇인가가 발견되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DNA 그게 뭐임? 먹는거임? 할지도 모른다는거죠

ㄴ 근데 작품에 등장하는 저그의 구조같은거 보면 적어도 우리 상식순의 생물체이긴 합니다
님 생각대로 근본적으로 우리의 생물학 지식이 안먹히는 구조였다면 작품내에 등장하는 '테란/UED의 저그에 관한 연구들'의 모습이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겠죠

재미로 한 말에 너무 많이 달려들으셔....무서워 여기

헐 우와..멋있다 님

예상보다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이런 저런 댓글들 다 감사합니다 ㅎㅎ

진지하게 받아들이신 분들께는 조금 죄송합니다만, 글 서두에 밝힌대로 이 글은 재미 삼아 보는 글입니다. '공상비과학대전' 이란 책이 있는데 그거랑 조금 비슷한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설령 제 글이 과학적으로 필연적인 글이라 해도, 블리자드가 그런 과학적 지식에 따라 게임을 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런걸로 테클을 건다면 스타워즈에서 광선검이 말이 되냐? 우주에서 소리가 왜 나냐? 정도의 이야기가 되겠죠. 제작사의 말 한마디에 가볍게 부정될 수 있는 이야기지만, sf세계에서 과학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언제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으며, 내용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 있고, 교육적이기까지 하죠!

댓글다신 분들이 워낙 많아서 답글을 달기가 참 힘드네요 ~_~ 아무튼..

DCBal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머리카락이 아니라 신경다발이라고 하셨는데, 거기서 말하는 신경은 현실의 우리가 쓰는 신경(nerve)와는 다른 것이 아닐까요? 신경의 역할과 구조를 생각하면 외부에 노출되어있다고 생각하긴 꽤... 부자연스럽네요.

신검씨 / 캐리건의 몸에 있던 것들이 캐리건의 몸에서 생성된게 아니라 주변 애들이 뿌려주는(?) 거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 사실 뭐라고 하건 블리자드 마음이지만.

적당새 / 좋은 지적 정말 감사합니다. 복잡하지 않게 쓰려다가 틀린 내용을 섞은 게 되버렸네요. 내용 조금 추가하지요. 미토콘드리아는 모든 진핵생물(eukaryote)에 있다고 합니다. 20억년도 더 전에 기생했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인간보다 훨씬 더 오래되신 분이죠 ㅎ

crowley / 이견이 있을 순 있겠지만, 외계 생명체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초월하는 존재는 아닐 겁니다.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라면 말이죠. 만약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dna는 없을 확률이 높겠죠? 지구의 생명체만 해도 dna가 없는 생물이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유전정보가 존재할 거라는 것은 확실하고, dna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않으시고 뜻으로 들으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아래 123님도 좋은 지적을 해 주셨네요

여러모로 대단하네요

왜 군단의 심장의 스토리를 4년전 케리건의 모습을 직접 보여준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인간이 된 케리건, 하지만 인간이 되면서 저그였던 기억은 사라지고, 최근 4년간의 기억의 공백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번 저그를 규합함과 동시에 기억을 서서히 찾아나간다...

는 식이 더 설득력있지 않으려나요.

솔직히 말해서 자유의 날개 에필로그에서 군단의 심장에서 자유의 날개 스토리의 진척상황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프리퀄이라면 보여줄 꺼리가 없죠.

아집//그런데 블쟈 인터뷰엔 이렇게 되어있거든요.
군단의 심장 캠페인에선 케리건이 저그적인 능력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군단을 성장시켜나가고, 더불어 '무척 악당다운 게임이 될 것'
저기서 묘사되는 케리건의 모습은 자유의 날개 엔딩 이후의 모습이라곤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어서 말이죠..제 생각엔 뭔가 유물 자체가 페이크였다! 처럼 갈 것 같지만..

글쎄요. 이전의 자취를 밟는 방식이라면 설명하지 못할것도 없을것 같은데...

하여튼 저는 엔딩 이후의 진행에 한표 던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프리퀄은 말이 안되요.

차라리 공허의 유산 먼저 나오고 기반 스토리 모두 다 끝나고 난 뒤에 군단의 심장 - 프리퀄 이런식으로 나오면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