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고(Supply Depot)
테란 기지에 필요한 물품들을 저장하고 보급하는 역할을 가진 보급고는 좀 익숙한 표현을 빌리면 밥집이다. 병사들에게 필요한 식량이나 탄창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좀 더 고급스러운 것들까지 아무튼 테란 군대에 필요한 물품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테란 기지에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된다. 보급고가 부족하면 추가적인 병력 훈련이나 차량 및 항공기 생산을 위한 비품 지원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령부가 자체적인 보급 시설을 가지고 있지만 건설에 있어 오래 걸리고, 비용이 적지 않게 들기에 실질적으로 보급고에 의지해야 한다.
이만큼 중요한 보급고이지만 어느 지휘관들은 이 보급고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적의 침입을 막는 성벽으로서 활용하기도 한다. 생각보다는 그럭저럭 내구도가 있는 편인 보급고를 적이 두들기는 동안 그에 대처하거나 한방 먹일 수단을 위한 시간벌이로서 쓰인다는 의미다.
지금도 이 전술은 많이 유용하고, 이젠 예전처럼 스스로 보급고를 부수고 길을 뚫는 아까운 일은 없다. 보급고가 지하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주는 기능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보급품을 더 보관할 수 있다. 다만 적에게는 지하에 들어가있는 보급고도 여전히 보이며 예전에 비해 손상에 대한 취약도가 증가했기에 손상에 대한 관리 및 대비는 좀 더 철저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파괴된다.
사령부(Command Center)
사령부는 테란의 지휘건물이자 채취한 자원을 저장하는 테란 기지의 중심이다. 테란의 주요 건물들을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아틀란스 자가 부상 엔진을 도입한 사령부는 자원이 떨어져 새로운 자원지대로 이동하거나 적의 공격에서 재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피할 수 있다. 종족 전쟁으로부터 4년이 지난 후 사령부는 여러 기능을 가진 건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사령부는 4년 전과 비교해 딱히 달라진 건 없지만 대신 건설로봇(SCV)들을 안에 들여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이것을 통해 좀 더 자원지대의 활성화 및 기지 건설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고, 공학 연구실에서의 연구를 통해 수용 인원을 좀 더 늘릴 수 있다.
사령부는 2가지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첫 번째 변형인 궤도 사령부는 4년 전 사령부의 부속 건물이던 컴셋 기지(Comset Station)의 진화형이라 볼 수 있다. 컴셋 기지가 가지고 있던 역할인 스캔 탐지 기능을 계승하여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적이나 지형을 안전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2가지 기능으로는 추가 보급품과 지게로봇이다. 추가 보급품은 궤도에서 지상에 있는 보급고에 추가적인 보급품 및 저장 공간을 늘려줄 수 있는 시설을 투하하여 다른 보급고보다 좀 더 많은 물품을 담을 수 있다. 지게로봇은 시험적으로 투입이 되는 자동 무인로봇 일꾼으로 기존 건설로봇보다 더 빠르고 많은 양의 자원 채취와 건물 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점은 아직 시험단계라 불안정한 측면이 많아 영구적인 활동이 불가능하여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능을 상실하고, 건설로봇처럼 건물을 건설할 수 없다.
아직 손을 볼 곳이 많아도 다양한 기능과 장점을 가진 궤도 사령부에도 단점은 있다. 우선 테란 건물의 공통적인 취약점인 손상이 심해지면 극도로 상태가 안 좋아진다는 점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 다른 단점으로는 기존 사령부에 추가된 기능인 일꾼 들이기가 궤도 사령부는 불가능하다. 아무래도 궤도 사령부로 업그레이드 할 때 이런 저런 기능들을 붙이느라 일꾼을 들이는 기능과 공간을 상실한 모양이나 레이너 특공대는 궤도 사령부에 일꾼을 들이는 기능이 버젓이 있는 걸 보면 자치령의 머리가 딸리는 건지 다른 건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궤도 사령부의 기능은 야전에서 매우 유용하다.
사령부의 또 다른 업그레이드 형태인 행성 요새는 사실 정식 명칭이 아닌 별칭이나 그것이 정식 명칭처럼 고착이 된 경우다. 사령부와 궤도 사령부도 극복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는데, 그것은 자체적인 방어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저그나 프로토스는 테란의 부대와 싸우는 것 이외에 힘을 확실히 빼기 위한 치명타로서 테란의 본대와 싸우지 않고 일부 별동대를 동원해 허술한 테란의 확장 지역을 쳐서 테란 군대의 후방을 어지럽혀 시간을 버는 용도로 활용했다. 아무리 테란이 방어에 능하다 하더라도 모든 지역을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모든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병력을 배치하려고 하면 병력이 뭉치지 못해 본대가 약하고 허술해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단으로서 사령부에 자체적인 방어시설을 도입하게 되었다. 2연장 이빅스 포라는 거대한 포탑을 장착한 행성 요새를 통해 게릴라로 확장 지역을 노리는 적의 별동대에게 무자비한 포격을 퍼부어 쓴맛을 보여 줄 수 있다. 좀 더 자원의 여유가 있다면 적이 자주 다니는 길목이나 방어 구간에 행성 요새를 배치하여 적에게 물을 먹이는 전술적 활용도 가능하다.
물론 행성 요새도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이미 말했지만 손상에 취약하다. 그리고 육중한 포탑은 자가 부상 엔진이 감당하여 이동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워 움직이는 건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다른 자원 지역으로의 이동은 어림 없다는 의미다. 일꾼을 안에 들일 기능은 유지되고 있어도 일꾼을 태우고 이동하는 건 할 수 없다.
이빅스 포는 분명 강력한 포탑이지만 소수의 적에게는 몰라도 다수의 적 앞에서는 그렇게까지 훌륭한 방어 수단은 아니다. 강력한 포탄에 비례해 연사력이라는 측면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행성 요새의 목적은 게릴라 퇴치이지 대규모의 적에게서 버티는 선봉장 역할은 아니니까.
사령부를 다른 2종류의 형태 중 하나로 바꿔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강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것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테란 사령관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