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동시에 낮은 레벨이므로 섯부른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테라에서 느낀 단점은 바로 스토리(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스토리의 몰입성, 구성, 낮은 연출력을 손 꼽고 싶습니다.
이야기는 일행이 여명의 정원으로 향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컷 신으로 보여주며 아만, 바라카, 케스타닉, 포포리, 인간이 나옵니다. 아만의 '군인이 될거라는 말'과 바라카의 '너희에게는 퀘스트가 있어.'와 포포리의 짧디 짧은 세계관 설명에서 우리는 군인, 퀘스트, 전쟁 중이라는 정보 입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몇가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의 적은 누구인가? 발키온 연합은 무엇인가?
이러한 의문을 주는 구성은 주로 소설에 자주 나타나며 주인공이 사람과 대화를 하고 사건을 거쳐가며 이 세계관에 대한 추론을 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이런 소설일 경우 세계관을 차차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테라는 차차 알아가는 방식이 아닌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거대한 위협, 혹은 적, 아군) 유발 -> 정체(잊고 있을때) -> 한번에 알려주기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의문은 레벨 11 벨리카에서 풀리게 됩니다. 올바른 구성이 아니죠. 여명의 정원에서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게임은 거대한 위협을 먼저 내세운 후 플레이어들의 목표를 확실하게 합니다. 대표적으로 와우의 대격변에서의 인트로 영상이 있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는 데스윙이 주적이라는 걸 알게 되고 플레이를 하게 되죠. 이러한 스토리의 잘못된 구성은 맨 처음 기획한 스토리가 얼마나 웅장하고 좋은지가 의미가 없게 만듭니다.
또한 테라는 NPC들간의 대화가 가독력이 매우 떨어집니다. 가독력이 떨어지면 플레이어는 관심이 조금 있을지라도 퀘스트에 따른 스토리를 신경쓰지 않게 됩니다. 보이지 않으면 하기가 싫거든요. 이것은 바로 스토리로의 몰입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은 소설과 영화와 다르게 주인공을 직접 조정하며 그 세계에 참여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NPC의 대화를 읽고 말고는 자유입니다. 스토리 안봐도 사냥은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와 소설은 만약 본다면, 읽는다면 주인공와 다른 이들의 대화를 무조건 보고 듣게 되죠. 이렇게 가독력이 떨어져서 관심이 없어지면 스토리가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플레이어에게 매장당하게 됩니다.
컷신 혹은 인트로는 스토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에 흥미를 잃어가는 플레이어를 강제로 잡아서 스토리에 관심있게 만들 수도 있죠. 스토리가 나쁠 경우 관심은 커녕 반감을 주게 하는게 문제지만. 저는 테라의 컷신의 영상 부분에서는 흠집을 찾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대사 부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둠의 날개 퀘스트를 깰 때, 이 보스 악마 녀석의 대사는 사뭇 친절하다 못해 경악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손가락이 오그라들거 같은 기분도 동시에 들었죠. 테라는 성인 게임입니다. 12세~ 15세 게임이 아니죠. 즉 유치한 게임이 아니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사는 이 게임이 유치한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테라는 무난한 스토리 무난한 세계관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신들의 전쟁, 종족의 연합, 거대한 위협에 대적,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구성이죠. 뻔하지만 이것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면 좋은 게임, 찬사 받는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연출입니다.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을 봅시다.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 소설을 제대로 본 사람들은 모두 반지의 제왕의 그 세계관과 웅장한 스토리에 감동을 받습니다. 하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이 삼류 감독에게서 연출이 된다면 좋은 스토리고 뭐고 다 쓰레기가 되 버립니다. 이런 점에서 피터잭슨은 반지의 제왕을 제대로 각색하고 연출해서 명작을 탄생시켰고 반지의 제왕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물론 게임에서는 컷신의 연출을 잘한다고 해서 게임의 스토리가 흥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구성, NPC들간의 대화에 있어서의 가독력 있게 해서 퀘스트에 대해서 몰입감을 올려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