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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갤러리카페휘
작성일 2023-02-22 14:44:31 KST 조회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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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태초의 엘프와 드워프의 이야기" by. 코코


-이것은 언제부턴가 책장에 꽂혀있었던 오래된 동화책이다. 마주 보고 있는 엘프와 드워프의 두 지도자를 황동 부조로 새겨놓은 표지를 가지고 있다. 동화책치고는, 꽤 정성 들여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현재 이 동화책은 엘프는 당연히 그리고 드워프조차도 믿지 않는 말 그대로 옛날 동화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몇몇 엑스페리온의 사관들에게는 실제로 존재했다 여겨지는 지금은 찾을수없는 '드워프 역사 최대의 지하동굴 왕국'에 대한 유일한 단서이기 때문에 중요한 연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동화책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옛날 옛적 아주 먼 옛날. 요정들이 저 하늘 너머 별들과 같이 지내며 노래했고, 드워프들이 땅속의 보석들이 반짝이는 소릴 듣던 시절...

 

이들은 사이가 좋았습니다. 해가 저물고 달과 별이 땅끝 저 너머에서부터 떠오를 때면, 두 종족이 서로 만나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물으며, 다음에도 만나길 기약하던 사이였지요.

 

엘프들은 드워프들에게 저 하늘 멀리에 있는 별들의 소식과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알려주었고, 값진 외부의 지식을 공유했습니다. 석청을 안전하게 채집하는 방법부터 날씨를 읽는 법, 맛있는 열매를 고르는 방법과 술을 빚는 법 같은걸요.

 


 

 

 

 

 

드워프들은 엘프들에게 지하동굴의 장엄함과 용감한 전사들의 무용담을 알려주었고, 이 대지 위와 아래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귀띔했습니다. 지상에서 보이는 별로 점을 치는 방법과, 작은 조약돌과 준보석으로 장신구를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엘프들이 살던 밤하늘에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은하수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달과 별이 더 이상 빛을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반짝이지 않는 밤하늘은 그저, 삭막한 어둠만 진동할 뿐입니다. 새로운 달과 별이 태어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엘프들이 땅으로 내려와야 했지요.

 

하지만 엘프들은 하늘에서부터 저 땅으로 아무것도 없이 내려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자신들마저 사라진 밤하늘을 상상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던 드워프들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너희가 쓸 새 몸뚱이를 만들게.'

 

드워프들도 아무것도 없는 밤하늘을 원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드워프들은 아직 타거나 시들지 않은 나무들을 베어서 정성껏 깎아, 엘프들이 쓸 육체를 만들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육체에, 첫 번째로 내려온 엘프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나무를 잘 타고, 숲과 어울려 지내는 우드 엘프가 되었습니다.

 

이제 더 깎아 만들 나무가 없자, 드워프들은 반짝거리던 밤하늘을 기억해냈습니다. 어두운 밤을 물레로 자아내서 금실과 은실로 수놓은 검은 비단을 싹둑싹둑 오리고 바늘과 실로 꿰매서 다른 육체를 만들었습니다. 

 

비단으로 만든 육체에, 두 번째로 내려온 엘프들은, 어둠과 친하고 누구보다도 조용하게 움직이는 다크 엘프가 되었습니다.

 

다른 엘프들은 다 드워프들이 만든 육체에 들어왔는데,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하늘이 텅 비어가는 것을 아쉬워해서 끝까지 떠나지 못한 엘프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기억하는 별의 반짝거림을 사랑해서, 미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제 당장 더 벨 나무도, 금실, 은실도 없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한 드워프가 자신이 목에 걸고 있던 보석 목걸이를 벗어, 불에 목걸이가 반짝거리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반짝거리는 것은 여기에도 있어.'

 

마지막까지 남은 엘프들은 그제야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별만큼이나 반짝이는 보석에서 힘을 얻어, 그들은 하이 엘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백성들이 안전하게 떠나는 것을 지켜보던 엘프들의 왕이 있었습니다.

 

모든 엘프가 다 내려와, 이제 그만 남았습니다.

 

그를 본 드워프의 왕이 직접 자기 손에서 가장 아끼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냈습니다. 드워프의 왕이, 직접 단련하고 연마해서 얻어낸 다이아몬드를요. 그리고 그 으뜸가는 보석을 엘프의 왕에게 건넸습니다.

 

'그대의 열정과 헌신을, 감히 내가 받아도 되겠는가?'

 

'이 때를 위해서 내 열정과 헌신이 있었던 것이오.'

 

엘프의 왕은 그 육체를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준 드워프 왕의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비단옷으로 닦아주고, 그의 뺨에 경의의 키스를 해주었습니다.


 

 

이때부터, 엑스페리온에서 선물과 감사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병문안을 갈 때, 과일 선물을 주는 것도, 고마운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도, 그리고 청혼할 때 반지를 건네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 것이지요.

 

하지만, 어째서 지금은 서로 못 미워해서 안달인 앙숙이 되어버렸을까요. 지금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너무 오래된 갈등이 있었나 봅니다.

 

선물과 감사까진 좋았지만, 관계를 지속하는 건 별개의 문제였나 봅니다.

 

하지만, 아주 머나먼 옛날에는 엘프와 드워프들이 서로를 아꼈던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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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Giant (2023-02-23 18:07: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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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은혜를 받고도 비쩍 마른 귀쟁이들은 고마워 할 줄도 모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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