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그러니까 판다리아 후반쯤 되서 나오기 시작한, 인게임 모델을 이용한 시네마틱 트레일러나 동영상을 보셨을 때 한국인 성우의 대사가 뭔가 어색해졌다고 느끼시진 않았나요?
분명 예전 그러니까 불성 리치왕 같은 시절엔 대사가 이렇지 않았었는데..물흐르듯 매끄럽고 간지나고 위압감있고 몰입감있게 대사를 쳤던걸로 기억하는데 갑자기 성우님들이 문제가 생겼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절대 성우분들 문제가 아닙니다. 예전이랑 변한게 많아졌어요.
뭐가 변했냐면, 인게임 모델들이 예전엔 말할때 입이나 뻐끔거리는 수준이었다면, 이젠 모델들이 실제 입모양과 비슷하게 입을 움직인다는 거죠.
그러니까.. 예전엔 그냥 적당히 인게임에 맞춰서 속도조절 대사량 조절 해서 연기하면 되었는데,
이젠 외국 영화 더빙하듯 입모양까지 신경쓰면서 연기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영어버전으로 만들어진 대사에 맞추어 만든 인게임 시네마틱 영상 입모양에 한글 대사를 맞추어야 하는 거죠.
덕분에 성우분들이 힘들어졌고 더빙도 예전보다 뭔가 어색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문제가 안 되는건 그만큼 연기를 잘 한다는 거겠죠.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른 회사의 예를 들어 보자면
밸브에서 만든 도타2의 홍보 비디오가 있겠군요.
각 나라별 언어로 같은 캐릭 같은 배경 같은 플레이타임 같은 시추에이션으로 만들었는데
놀랍고 신기한 것은, 나라별로 더빙한것마다 캐릭터 입모양이 다릅니다.
다시 말해 영어버전 동영상에 한글대사만 더빙한게 아니라, 아예 영상을 각 나라별로 일일이 찍은 것 같은 결과물이 나온거죠.
밸브가 정말 그렇게 했을까요?
제 추측에 의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밸브는, 게임 3d모델을 이용해 동영상을 촬영할수 있는 프로그램인 소스 필름메이커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리고 밸브의 기술 중에, 3d 모델에 음성 보이스 사운드 파일을 넣으면, 해당 모델이 음성 보이스의 재생에 맞추어 입모양을 변화시키는 게 있습니다.
와우로 예를 들면, 바리안이 전투지도가 펼쳐진 테이블 앞에 서 있고 대사를 하는데,
영어 대사 음성 녹음 파일을 넣으면 입모양이 영어 대사에 맞춰 움직이고, 한국어 대사 음성 파일을 넣으면 한국어 대사에 맞춰 입모양이 움직이는 거죠.
그러니까 밸브는 해당 동영상을 소스 필름 메이커로 틀을 다 짜 넣고 거기에 각 나라별 음성만 각각 집어넣어 재생하고 그걸 녹화해 각 나라별 동영상을 각각 만든 겁니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보자면, 그냥 더빙 한개에 맞춰 3d애니메이션으로 입모양 움직인걸 한 버전만 만들어 그걸로 동영상 제작하고 땡입니다.
다른 나라는 그 영상에 맞춰서 더빙만 하는 거죠.다른 음성 파일에 맞춰서 할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수고도 그렇고.
근데 밸브는 그냥 음성 파일 넣으면 해당 캐릭터가 알아서 입모양 연기 다 해주는 겁니다.
사람이 일일이 입을 움직이는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죠.
결론적으로, 와우의 3d 모델링의 향상이 비영어권 지역의 음성더빙시 예전에 비해 어색함을 불러왔다 이런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