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닉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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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4-06 17:32:05 KST | 조회 | 2,915 |
제목 |
개발자의 쉬어가는 이야기 - 장비와 능력치 배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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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쉬어가는 이야기’ 는 연재 게시물로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팀의 생각을 진솔하게 나눠보는 자리입니다.
이야기에 앞서,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 그렉 스트리트(고스트크로울러)는 여러분께 몇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1. 개발자의 쉬어가는 이야기에서 논의된 내용은 약속이 아닙니다.
2. 추측을 너무 많이 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3. 여러분이 다루기를 원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개발자들은 장비의 능력치 배분에 대한 논의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대격변에서는 방어구와 무기에서 볼 수 있는 능력치를 대폭 변경하였으며, 이러한 능력치가 어떤 식으로 변했는지 정기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주 전달되는 제안 중 하나는, 장비의 능력치를 각 특성에 좀 더 잘 부합하도록 만들자는 겁니다.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30개의 직업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두머리의 전리품으로 정기 특성 주술사를 위해 지능과 적중이 붙은 사슬 방어구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한편 곰 드루이드에게만 맞는 방어구를 다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리품에는 아마 한 가지 특성의 캐릭터들만 관심을 가질 겁니다. 만약 야성 특성을 방어와 공격 모두를 수행할 수 있도록 투자했다면 아예 필요를 못 느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우두머리의 전리품 목록이 매우 길어진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여러분이 복원 특성 주술사이고 지난 화요일 사슬 장갑 하나를 획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만약 전리품 구성을 방금 말씀 드린 대로 바꾼다면, 이 사슬 장갑은 복원 특성 주술사가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복원 특성 주술사는 정기 특성 주술사를 위한 장갑을 사용할 수 없었겠죠. 아르갈로스와 같은 우두머리는 마치 주사위와 같습니다. 왜냐 하면 이 우두머리를 수도 없이 반복하여 처치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장비가 나올 확률은 상당히 낮기 때문입니다. 아르갈로스는 접근 장벽이 상당히 낮으며, 개발팀에서는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아르갈로스의 전리품을 얻을 수 있도록 매주 아르갈로스를 공략하기를 바랬으며, 톨 바라드 우두머리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효과적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공격대 던전 우두머리들이 아르갈로스와 같다면 상당히 실망스럽겠지만요.
가끔 논의되는 또 다른 극단적인 예는, 더욱 많은 직업들이 같은 장비를 공통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정기 특성 주술사와 조화 특성 드루이드, 암흑 특성 사제에게 그랬던 것처럼 모든 주문 시전 직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신력과 적중도를 통합하는 과정은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닙니다. 지능이 붙은 천 방어구라면 파괴 특성 흑마법사부터 수양 특성 사제까지 모든 이들이 착용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되면 버리는 전리품이 줄어들어 잘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해당 천 방어구를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인 공격대에서는 이 천 방어구 하나에 세 사람씩 주사위를 굴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25인 공격대하면 전리품 하나에 이보다 두 배 되는 사람이 주사위를 굴리겠죠.
더 심한 예를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예전 게시물에서 적중과 숙련이 방어 담당 직업에게 그렇게 흥미를 유발하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위협 수준을 유지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더라도 방어 담당 직업들은 생존 위주로 장비를 맞추다가 결국 위협 수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좌절할 거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목걸이와 반지, 보석 장착 보너스, 마법 부여, 보석은 예외적이긴 하지만, 방어 담당 직업의 장비에는 대부분 체력과 방어도를 비슷한 수준으로 부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신경 써야 할 능력치는 회피, 무기 막기 (드루이드 제외), 그리고 특화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속도 대신 회피를 선택하고, 극대화 대신 무기 막기를 선택하는 경향은 거의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힘과 체력은 항상 비슷한 비율로 붙어 있기 때문에 제외하고 나면, 판금 방어구의 능력치는 적중, 숙련, 극대화, 가속도, 그리고 숙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판금 방어구를 착용하는 방어 담당 직업들은 공격 담당 직업들과 동일한 장비를 공유합니다. 몬스터에게서 판금 방어구가 나오, 모든 죽음의 기사와 전사, 그리고 보호와 징벌 특성 성기사도 해당 방어구를 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좋다고 느껴지시나요? 낭비되는 방어구는 더 줄어들겠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집니다. 여러분의 캐릭터 개개인의 개성적인 느낌도 줄어들 것이며, 보호 특성 성기사를 하다가 분노 특성 전사로 캐릭터를 바꾸어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은 완전히 새로운 장비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 특성을 전환하기가 비교적 쉬워진다는 겁니다.
조금 전에 성기사의 3개 특성 중 보호와 징벌 특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성기사의 세 번째 특성은 개발팀에게 오랫동안 골칫거리였습니다. 모든 성기사는 이 능력을 공통적으로 지닙니다. 바로 지능 판금에 대한 이야기이죠. 개발팀은 지능 판금 장비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직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께서 가장 많이 요청하는 사항은 개발팀에서 원하지 않는 부작용을 지니고 있습니다. 네, 신성 특성 성기사는 사슬 방어구를 착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입고 나면 성기사가 아니라 주술사 처럼 보이겠지요.
신성 특성 성기사의 주문력이 힘 능력치로 올라가도록 바꿀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무기 공격력이 징벌 특성 성기사 만큼 올라갈 지도 모릅니다. 힘으로 주문력을, 적중으로 정신력을, 그리고 숙련으로 특화도를 올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겁니다. 정신력을 적중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잘 작동 되었지만, 직관적이지도 않고 깔끔하지도 않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더 많이 적용하는 편이 과연 좋을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비의 능력치를 바꿔야 할 강력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대격변의 능력치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여러분의 의견도 들어보고자 합니다. 한 가지 장비를 좀 더 여러 직업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게임이 더 재미있어 질까요? 죽음인도자의 의지나 초갈의 방어구 조각처럼 장비 하나를 두고 여러 직업이 경쟁하는 상황이 마음에 드시나요?
방어 담당 직업이 자기 장비를 다 모으고 한참이나 후에 방어 담당용 판금 방어구가 나온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니면 이런 장비를 징벌 특성 성기사, 혹은 분노 특성 전사에게 이중 특성용으로 쓰라고 넘겨줄 수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드시나요? 방어 특성 전사들은 야성 특성 드루이드의 장비 체계가 부럽지 않나요? 여기서 조금 재미가 없어지더라도, 아이템 설계를 더욱 단순화시켜서 이익이 될 만한 상황도 있을 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마음껏 적어주세요.
그렉 “고스트크로울러” 스트리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이며, 양손 무기를 든 채 방어한다고 합니다. 주술사를 말이죠.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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