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에는 단단한 성채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고대의 숲이 저물어가는 석양빛 속에서 환한 불꽃과 함께 타 들어갑니다. 한때 여행자들에게 가장 아늑한 곳으로 알려졌던 이 사막의 건조지대에는 처음 보는 꽃들로 가득한 비옥한 오아시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지가 요동치는 사건과 함께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데스윙이 돌아오면서 칼림도어와 동부 왕국의 정경이 가장 많이 바뀌었지만, 아제로스의 다양한 영웅들 역시 많이 변한 모습입니다.
어떤 이들은 스랄이 가로쉬 헬스크림에게 호드를 이끄는 중책을 맡긴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겠지만, 누구도 아웃랜드에서 온 이 마그하르 오크가 아제로스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결단을 내렸다는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족의 재건을 책임진 오크의 자손으로서, 가로쉬 헬스크림은 언제나 자신의 부족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가로쉬는 자신의 아버지인 그롬 헬스크림이 불타는 군단을 상대하며 어떻게 최후를 맞이했는지 알기 전까지는, 타락한 아버지대한 수치심에 짓눌려 있었으며 자신도 그러한 유혹에 굴복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며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스랄이 나그란드에 도착하여 가로쉬에게 아버지의 숭고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려 주자, 이 마그하르 오크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가로쉬는 힘과 자신감이 새롭게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며, 대족장과 함께 아제로스로 돌아와 그의 조언자가 되었습니다. 가로쉬는 곧 이름난 전쟁노래 공격대의 대군주로서 용맹과 끈기, 그리고 격렬한 성품을 보여주었고 이는 호드의 구성원에게 깊은 인상과 동시에 우려를 안겨주었습니다. 가로쉬가 대족장으로 임명되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졌는데, 왜냐 하면 가로쉬는 다른 종족의 의견을 거의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오크들은 가로쉬 헬스크림의 용맹한 전사로서의 본능과, 힘이 부족하더라도타협하지 않으려는 고집이야말로 진짜 오크 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대족장 취임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가로쉬는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비롯하여 녹색 피부의 오크들에게도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했지만 지도력을 보여줄 만한 여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오그리마의 장벽을 강화하고 최근 들은 가뭄으로 부족해진 생필품, 즉 음식과 목재, 그밖에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자를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데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이미 다른 호드 종족들을 믿지 않는 가로쉬는 호드의 여러 수장들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케른 블러드후프는 가로쉬와 결투를 하여 결국 죽음을 맞이하였으며, 그 결과로 타우렌 부족들 사이에서의 내전이라는 뼈아픈 대가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불만을 가진 볼진은 검은창 트롤을 데리고 오그리마를 나왔으며, 한때는 강대하게 단합되어 있던 호드의 군사력이 흩어지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포세이큰을 지배하는 어둠의 여왕 실바나스 윈드러너는 새로운 대족장에 대한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가로쉬는 얼라이언스는 물론이고 호드의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그다지 외교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으며, 그러한 성격 때문에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를 이제 겨우 깨닫는 중입니다. 가로쉬가 호드를 번영의 길로 이끌기 위한 목표에 비중을 둘지, 아니면 자신의 본성에 충실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가로쉬 헬스크림이 가진 목표를 통해 호드를 구할 것이라고 믿지만, 또 다른 이들은 가로쉬 때문에 호드가 몰락할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두인 린, 마그니 브론즈비어드 등 주요 인물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차차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