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닉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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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11-07 11:39:54 KST | 조회 | 4,028 |
제목 |
개발팀의 쉬어가는 이야기: 판다리아의 아이템 레벨,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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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내용은 수석 디자이너들이 블리즈컨에서 다룰 작정이었지만, 판다리아의 안개
발표와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인 데다가, 90분의 제한시간 중에 93초만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 내용까지 소개해 드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이 플레이어들과 대화를 하거나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심지어 FAQ로도 자주 최소 한번 이상 문의가 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내를 해
드려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판다리아의 안개에 대해 말씀드릴 때와는 달리 이번 글은 정식 공지사항이 아니라는 점 유의 바랍니다. 이는
오히려 개발팀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과, 게임에 적용될지도 모르는 두 가지 정도의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큰 숫자 증후군
사실 캐릭터들의 능력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무기가 힘을 얼마나 올려주는 지에서부터 화염구 극대화 피해가 얼마나 나오는지, 혹은 모르초크의 생명력이 얼마나 되는지 본다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최초 출시되었을 때 60레벨 캐릭터에 적용되었던 수치들에 비해 얼마나 천지차이로 높아졌는지 실감할 겁니다. 사실 지금의 결과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며, 아이템 레벨을 올릴 때마다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렇게 된 상태입니다.
참조1 - 캐릭터 레벨 별 아이템 레벨 증가추이. 갈색=오리지널. 녹색=불타는 성전.
파란색=리치 왕의 분노. 빨간색=대격변
이렇게 아이템 레벨이 증가한 가장 주된 이유는 새로운 보상을 추가할 때마다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힘을 50 올려주는 가슴보호구를 힘을 51 올려주는 가슴보호구로 바꾼다면, 해당 능력치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공격력이 확실히 상승하겠지만, 그렇게 신날 정도의 보상은 아닐 겁니다. 이렇게 능력치 향상이 적을 때에는 특정
단계의 장비나 특정 레벨대 콘텐츠의 장비 전체를 그냥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등 플레이어들이 다소 비정상적으로 콘텐츠를 진행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대격변이나 판다리아의 안개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지역을 선보일 때 그렇습니다. 90레벨 던전과 공격대, 혹은 90레벨 PvP
캐릭터들이 85레벨 장비 시절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아 85레벨 플레이어들이 손쉽게 공략에 성공하거나 이겨버리는 상황은 바라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지만, 딱히 다른 더 좋은 대안이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이며 이대로 간다면 계속 높아지는 능력치 때문에 더 이상하게 느껴질 겁니다. 아래 보여드리는 스크린샷은 실제 존재하는 아이템이
아닌데, 왜냐하면 5.3 패치나 6.3 패치에서 어느 정도의 아이템 레벨이 될지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먼 훗날까지 미리
계획이 되어 있다면 좋겠지만요!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수치들을 더 보기 쉽게 바꾸는 것이고, 둘째는 수치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백만 피해
첫 번째
해결책으로는 자리수가 너무 많은 숫자들에 쉼표를 찍거나 하는 방법입니다. 오늘날 우두머리 몬스터의 생명력을 표시할 때처럼 1000 단위는
천으로, 1,000,000 단위 숫자는 백만으로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개발팀에서는 이를 “백만 피해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화염구
피해를 6,000,000으로 표시하는 대신 6 백만 피해로 표시하면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아케이나이트 절단도끼 기타 독주가
시작됩니다.)
백만피해. 이름과 스크린샷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전투 상황 알림 글자나 우두머리 몬스터의 생명력, 그리고 아이템의 능력치를 한눈에
파악하기 더 쉽게 만들 수 있다면 자릿수가 끝도 없이 늘어나는 각종 수치들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방식을 택한다면 컴퓨터의
성능이 제한으로 다가옵니다. 숫자가 너무 커질 경우 개인용 컴퓨터로는 빠르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해결해야만
합니다. 심지어 지금도 방어 담당 직업들은 특정 전투에서 위협 수준이 열 자리까지 상승하곤 합니다.
아이템 레벨
압축하기
두 번째 해결책은 아이템 레벨을 줄이는 것인데, 이 때문에 “아이템 레벨 압축 방식” 이라고 불립니다. 아이템의
능력치를 줄인 다음, 화염구의 피해량이나 몬스터들의 생명력을 줄이는 등 게임 내 다른 요소들의 수치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템 레벨
상승곡선을 보시면 각 시대별 최고 레벨에서 아이템 레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는 더 높은 단계의 공격대와 새로운
PvP 시즌이 시작될 때 추가되는 장비의 아이템 레벨 증가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레벨이 올라가고 나 더 높은
아이템 레벨이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캐릭터의 최고 레벨이 올라가 80레벨이 되고 나서 불뱀 제단 아이템을 검은 사원 아이템으로
바꾸었을 때, 자신의 캐릭터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신경 쓰거나 느끼는 플레이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60레벨이나 70,
80, 85레벨에서의 아이템 레벨 상승폭을 줄여도 될 듯 합니다.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도 장비의 아이템 레벨은 패치를 거듭하며 대폭 상승하겠지만,
기준이 되는 아이템 레벨은 훨씬 낮을 겁니다. 생명력은 150,000에서 20,000으로 다시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판다리아의 안개가 업데이트된 후 플레이어들이 접속했을 때 자신의 캐릭터가 약해졌다고 느낄 위험성이 있습니다. 모든 나머지 수치들도 이에 맞춰
제대로 조정되었다 하더라도요.
플레이어나 몬스터에게 화염구를 쏴 보면 오늘날과 동일한 비율의 생명력이 감소할 테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 자체가 줄어드는 겁니다. 논리적으로는 제대로 적용될 것처럼 보이며, 실제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느껴질 겁니다. 내부적으로 시험해본
결과 모든 이들이 주문 피해가 수천씩 나오다가 갑자기 백 단위로 나오니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는 이렇게 비유해볼 수 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영국에서 좌측 주행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런 모습을 직접 봐도 놀라지 않을 테지만, 막상 영국에 와서 그렇게 운전하며 우회전을
해야 할 때에는 당혹스럽게 느껴지는 상황 말이죠.
참조 2. 레벨대별 아이템 레벨 압축 전 후 비교. 갈색=오리지널. 녹색=불타는 성전. 파란색=리치 왕의 분노. 빨간색=대격변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아직까지는 둘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지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어쩌면 다른 해결책을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플레이어들이 특성 체계 개편과 아이템 레벨 압축을 동시에 겪지 않도록, 판다리아의 안개 이후에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모든 문제를 한번에 고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겠지요. 다만, 개발팀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확실히 문제가 되죠. 어떻게 접근하는 편이 가장 좋은지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을 뿐이지만요. 물론, 어떤 분들은 아이템 레벨 상승폭이 그렇게 크지 않아도 새로운 아이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았고, 그래서 위와 같은 해결책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렉 “고스트크로울러” 스트리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이며, 지금
아주 바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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