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Nios | ||
---|---|---|---|
작성일 | 2009-11-19 22:39:55 KST | 조회 | 3,231 |
제목 |
스타크래프트2: 싱글플레이어 이야기 만들기
|
싱글플레이어 이야기 만들기
스타크래프트II : 자유의 날개
"무(無)에서 사과 파이를 만들려면, 먼저 우주를 창조해야 한다."
— 칼 세이건
지금 이 순간에도 테란 수송선들은 처참한 전장 위를 날아가고, 프로토스의 기지에는 수정탑이 건설되며, 히드라리스크 한 부대가 땅 밑으로 숨어 기습 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건 아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스타일, 손을 뗄 수 없는 게임플레이, 기억에 남는 캐릭터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그”라는 단어는 게임계에서 누구나 아는 용어가 되었고, 게이머라면 전설의 '칼날 여왕'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비록 그녀가 인정사정없이 상대를 쓰러뜨리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더라도 말이지요.
<스타크래프트 II: 자유의 날개>에서 플레이어는 코프룰루 구역으로 돌아가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와 확장팩: 브루드워의 친숙한 얼굴들을 다시 만날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이들과 함께 테란, 저그, 프로토스의 대서사시를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써 나갈 수 있습니다. 게임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분기점이 있는 대화 진행 방식을 통해 놀랍고도 새로운 임무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레이너 특공대의 지휘관 역할을 맡아 부하들을 통솔하며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 또 어떤 임무를 나중으로 미룰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게임의 줄거리가 바뀝니다.
스타크래프트 II에는 특정 방향으로 임무를 진행했을 때만 볼 수 있는 이벤트, 컷신, 동영상이 있습니다.
{ 부화 }
아직 태어나지 않은 저 힘을 보아라! 저 번데기 속 휘몰아치는 형상은 아직 깨어나지 않은 자가 보여줄 진정한 힘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니.
—초월체
스타크래프트 II에서 플레이어는 단선적인 캠페인 진행에서 벗어나 원하는 임무와 그 순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가끔 특정 캐릭터나 세계의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섭니다. 또한 특정 임무를 잠시 덮어두고 다른 임무를 먼저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임무 진행 순서를 정하는 예로, 게임 초반 변방의 농업 행성 아그리아에서 펼쳐지는 임무를 들 수 있습니다. 영웅적인 활약을 펼치던 짐 레이너와 그의 특공대원들은 함선을 타고 작전을 준비하던 중 아그리아에서 보낸 구조 신호를 감지합니다. 자치령 방어군이 버린 아그리아는 몰려드는 저그를 그저 지켜만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플레이어는 이 구조 신호에 응답하거나, 이 임무를 잠시 미루고 자치령과의 전투 자금 마련 차원에서 외계 유물을 추적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화면이나 책 속의 캐릭터와 관객 사이의 연결점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게임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잡한 도전과제들을 풀어놓기 전에 먼저 플레이어들이 핵심적인 게임플레이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초반 임무 중 하나인 아그리아 대피 작전은 캐릭터들과 캐릭터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구축할 목적으로 만든 임무입니다. 동시에 위험에 처한 거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호위하면서 플레이어가 자신의 지휘 기술을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잉태 }
이 인간들은 우리와 전쟁을 벌이러 참 먼 길을 왔군.
—제라툴
스타크래프트 II 개발 초기 단계에, 개발자들은 플레이어가 저그의 침공 한복판에서 이를 경험하는 임무를 넣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임무는 점차 아그리아 대피 작전으로 발전했습니다. 아그리아 대피 작전은 스타크래프트 II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킴과 동시에, 매력적이고 흥미로우면서도 플레이어를 깊이 빠져들게 하는 RTS 경험을 어떻게 창조하는지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하지만 저그가 진화하듯이, 이 임무 또한 진짜 모습을 갖추기 전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개발자들이 스타크래프트 II 임무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은 기본이 되는 게임플레이 메카닉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각 임무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구현해야 하며, 임무를 실제로 지도에 옮기는 방법이 하나 이상일 때도 있습니다. 원형 제작 단계에서는 한 지도를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었습니다. 각 지도는 같은 메카닉을 조금씩 다르게 사용합니다. 아그리아를 예로 들면, 행성을 탈출하는 게 메카닉이었습니다. 원형을 만들 때는 이런 여러 버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며 각 버전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그리아 대피 작전의 초기 버전 중 하나에서 플레이어는 지도 상의 여러 다른 장소에서 주민들을 구출해야 했는데, 그다지 좋은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세운 기지를 버리고 급하게 여기저기로 옮겨다니며, 동시에 여러 개의 탈출 경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방식은 초반 임무치고는 너무 어려웠고, 원래 여기에서 의도했던 바인 “저그의 침공” 분위기를 느끼는 데 방해가 됐습니다. 다른 버전에서는 주민들이 목적지까지 스스로 걸어오게 했는데, 이 또한 개발진이 보기에 썩 좋지 않았습니다.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그의 침공 때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닐 리가 없으니까요. 특히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주 작은 요소도 임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뜨릴 수 있습니다. 아그리아 임무를 너무 바쁘고 긴장감 넘치는 임무로 만들면 이 임무의 재미가 반감됐고, 캐릭터를 발전시키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데 방해가 됐습니다. 개발진은 게임을 개발하는 내내 플레이어의 감정과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었습니다. 아무리 섬세하게 게임을 만들어도, 플레이어가 통제권을 잃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기분이 든다면 좋은 방식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아그리아의 진화는 스타크래프트 II에서 분위기, 이야기, 게임플레이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잘 보여줍니다.
{ 변이 }
나는 칼날 여왕으로서, 결국 그들 모두를 취하리라. 어느 누구도 나의 통치에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캐리건, 칼날 여왕
원형 제작을 마치고 나서 (때때로는 만드는 중에도) 조직적인 시험 플레이에 들어갔습니다. 시험 플레이는 소수의 개발팀부터 시작해 대규모 시험 플레이로 이어졌고, 결국 블리자드의 모든 직원이 시험 플레이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험 플레이는 개발자들에게 값진 정보와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임무가 너무 어렵진 않은지, 너무 쉽지는 않은지,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인지할 수 있는지, 실행되지 않는 부분이나 결함은 없는지, 임무가 현실적인지,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임무가 재미있는지를 알려주었죠.
이야기 만들기의 개선은 아그리아 임무를 더 흥미진진하게 하는데 이바지했습니다. 몇몇 수정사항들은 꽤 간단한 것들이었죠. 예를 들어, 거주민들이 저그에게 감염된 땅 위를 걸어가게 하지 않고, 모두 트럭에 실어 정해진 도로를 따라 탈출 지점까지 대피시키는 게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저그가 흉측한 키틴질 머리를 드러내자마자 퇴각해버린 자치령 군대가 버리고 간 벙커들이 도로를 따라 지어진 이야기도 추가했습니다. 아그리아 행성 줄거리의 중심에 있는 아리엘 핸슨 박사는 이런 부분을 플레이어에게 환기시켜, 벙커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하게 함과 동시에 사악한 자치령의 무정함과 사악함을 강조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런 세심한 수정으로 플레이어들은 수많은 삶의 역경을 겪은 후 레이너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끔찍한 죽음 앞에 던져진 거주민의 심정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그리아의 사람들은 가장 절망적인 때에 버려졌고, 황제 멩스크의 선전 기계들에 의해 범죄자, 테러리스트, 외계인 추종자라 낙인 찍힌 한 남자가 단순히 그가 옳다고 생각한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목숨을 걸고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위협을 무릅쓰고 희생합니다.
다른 수정 사항은 더욱 미미합니다. 단순히 임무를 “거주민 X명의 사망 저지”에서 “거주민 X명 구출”로 바꿈으로써 플레이어가 게임의 주도권을 가졌다고 느끼게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핸슨 박사가 임무 중 죽을 수 없도록 임무 구조를 바꿔 플레이어가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압박 요인을 제거했습니다. (기존 디자인에서는 핸슨이 죽으면 거주민을 모두 구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임무가 실패했었습니다.)
개발자들은 싱글 플레이 캠페인과 아그리아 대피 작전을 비롯한 다른 임무들을 단순히 플레이어의 기술과 전략을 시험하는 도구로 쓰기보다는 눈을 뗄 수 없는 줄거리와 인상적인 캐릭터, 흥미로운 반전과 깊은 의미가 담긴 선택에 따른 이야기들을 녹여내는 데 그 목표를 두었습니다.
{ 변형 }
짐 레이너라고 하네, 친구. 그리고 난 그 누구도 나를 얕잡아 보게 놔두지 않아. 심지어 그게 프로토스라고 해도 말이지!
—짐 레이너
스타크래프트 II에서 결정은 단순히 임무 선택 화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그리아 대피 작전만 해도 거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방법이 한둘이 아닙니다. 자치령이 버리고 간 벙커에 병력을 숨겨 고정 방어선을 구축할 수도 있고, 거대한 이동 병력을 구축해 피난 행렬을 지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두 전술을 적당히 혼합해 사용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전술을 쓸 수도 있죠.
어떤 전술을 쓰기로 마음먹건 간에, 아그리아 임무는 플레이어가 절망과 공포에 맞서야 하는 자치령 변방 행성 거주민들의 심정에 공감하고, 저그 군단이 얼마나 빠르게 행성 전체를 괴멸시킬 수 있는지와 플레이어의 선택이 앞으로 마주할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그리아 임무와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 II의 모든 임무는 독특하고 놀라운 게임 디자인과 선택지로 도전 과제를 부여합니다. 거주민을 구하든, 적의 방어시설을 공격하든, 기계 부대를 결성해 대규모 폭력을 행사하든, 공포로 가득 찬 복도를 거닐든, 차오르는 용암을 피하든, 외계인 유물을 수집하든 간에, 이 서사시를 써나가는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본 때를 보여줄 시간이다!"— 짐 레이너
출처: http://kr.starcraft2.com/features/gameplay/singleplayer.xml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