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핫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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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1-12 17:04:41 KST | 조회 | 582 |
제목 |
케빈 동은 가스 남기는 걸 좋아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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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글 주제는 제라툴 덱의 밸런싱 문제가 주된 중점입니다. 똑같이 케빈 동이 내놓은 타이커스도 비슷한 문제점은 있었지만 제라툴만큼 심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라툴 밸런스 문제가 중점이라곤 하지만, 제목처럼 가스 문제를 다룬거니 제라툴 OP화의 1등공신인 패널 밸런싱은 나중에 다루겠습니다.(궁금하신 분들 더 계시면 여기만 또 따로 자세하게 손 보겠습니다만 이건 좀만 더 조정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봅니다.) 지나치게 빠른 최적화... 이걸 손대려면 제라툴 업적체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합니다만 솔직히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고, 역시나 다른 분들이 저보다 더 잘 지적해 주셨으니 역시나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스 문제를 말하는 건, 그만큼 제라툴 유닛 자원밸런스가 상당히 좋지 못합니다.
보통 가스를 먹는 유닛은 광물 위주더라도 3:1(바퀴, 골리앗, 망령, 정찰기 등)~4:1(불곰, 화염방사병, 래더 사도 등. 아바투르 궤멸충은 특성 적용 기준으론 125/38로 3:1은 넘고 4:1은 약간 안 됩니다. 행성요새도 550/150이니 ) 비율이 맞는데, 매복자만 6:1입니다. 광물 많이 먹기로 유명한 풀스택 승천자(800/150)조차 5:1을 넘었어도 6:1까지는 차마 안 되는데 이걸 뛰어넘었다는 건 그냥 미친 거죠. '오히려 이건 기본유닛이 가스를 먹는 게 더 문제 아니냐?'라고 하기엔...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1. 지원군이나 태서랙트 포 등 제라툴은 잉여광물을 소비할 수단이 잔뜩 있다.
그리고 이들 성능이 약해빠진 것도 아닙니다. 얘네는 오히려 광물이 없어서 못 쓰는 쪽에 가까우니 직접 생산하는 유닛 데스볼은 반대로 가스를 많이 먹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벙커만 찍어내는 스투코프랑 달리, 직접적인 컨이 가능하고 기동성과 성능이 그리 나쁘지 않은 걸로도 뽑을 가치는 충분함.
2. 결정적으로 제라툴 가스 남습니다.
처음에 자동채취 가스통을 지어줍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도 다 자동입니다. 그러다보니 절약된 가스가 적은 양이 아닙니다.
가스만 잔뜩 남는 게 왜 문제냐구요? 돌변에서 엘리전 돌입한다던가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일반 게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진짜 곤란한 일이 맞습니다.
돌변이 아닌 한 광물만 잔뜩 남으면 광물 유닛들 위주로라도 어떻게든 게임 꾸려나가는 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패널스킬과 영웅 둘 중 하나라도 있다면 더더욱이요. 기본티어 유닛들로 잔뜩 양산해놓고, 타워링을 하면서(카락스, 스투코프, 스완은 기본적으로 가능함. 알라라크도 패널 지원 있으면 가능함. 아바투르도 하자면 가능함.) 진행이 가능하고, 진행이 안 되더라도 가스유닛을 뽑을 때까지 시간 버는 정도는 됩니다. 테란같은 경우는 해병의 딜이 우수하고 대공능력도 있으니 뭐 못 버틸 게 없죠. 노바 덱이라면 동맹한테 공격 맡기고 노바가 폭격으로 잉여광물들을 처분하며 공세를 해결할 수도 있고. 자가라는 그냥 다 저글링 회전력으로 밀어버리면 되는 일이고. 즉 게임 메타상 어느정도 인프라 진행이 되었다면 광물만으로도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겁니다. 프로토스는 기본유닛인 광전사부터 중간티어에 해당되는 유닛이라 마냥 약한 게 아니구요. 광물 가스비가 3:1, 4:1인 유닛들은 순수 광물유닛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으니 어떻게든 남는 가스를 쥐어짜서 거기에 섞어주면 훨씬 더 좋습니다.
그런데 가스만 남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가스를 많이 먹는 유닛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고급 유닛이라면 광물도 상당히 많이 먹고(=광물이 모자라면 못 뽑음), 가스만 많이 쓰는 유닛들은 단독으론 굴리기 어려운 유닛들(보조유닛)이 많습니다. 그나마 집정관 계열 유닛들이 가스만 먹는 유닛들 중에선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밥값을 하긴 하네요.
제라툴의 가스 유닛들 구성이 이렇습니다.
-방패수호기: 스펙은 좋아 보이지만 실제 전투능력이 약함
-중재기: 강력하지만 단독으로 쓸 수 없고 조합에 많이 의존, 광물도 450으로 많이 먹음
-감시자: 인구수 누수가 없고 가장 저렴하게 가스만 효율적으로 소비하지만 전투능력이 없는 옵저버이기 때문에 대놓고 감시자만 쓸 이유가 부족. 남는 가스로 남들보다 많이 뽑아서 관리를 좀 덜하는 용도만 필요
그래서 제라툴 덱으로 효율을 제대로 내려면, 가스 남는 걸 아랑곳않고 광물을 쥐어짜야만 하는데 저는 가스가 미네랄 양을 지나치게 넘기 시작하면 그걸 도저히 못 봐주는지라... 진짜 영 거슬리더군요. 케빈 동이 가스 좋아하는 것처럼 저도 황금비 좋아하는 취향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 못한다는 소리 듣더라도 이 막장인 자원 배분부터 맞추고 나머지로 데스볼 꾸리고 싶습니다. 가스가 남는 게 무쌍 못하는 것보다 저한테는 훨씬 노잼이라서 그냥 계속 이렇게 게임 하렵니다.
근데 왜 제라툴만 이렇게 해야 자원 배분이 맞을까요? 가스가 남는 타 덱들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원인이 다음과 같습니다.
-알라라크: 광신자 소모량이 문제이며 사실 알라라크 덱은 광신자 소비만 아니라면 가스 소모치도 큰 편.
*해결책: 승천자 스택을 덜 쌓고 물량을 늘리던가 하는 식으로(풀스택 승천자만 광물 800 들어가니까) 광신자 소모를 적당히 줄이는 방법은 간단함. 그리고 이것만 제대로 지키면 원래 가스도 많이 먹는 덱이라서 적당히 자원 균형 잘 맞는 편.
-스투코프: 주력인 감해와 타워들이 광물만 먹기 때문, 그리고 가스를 많이 소모하는 우주공항 덱이 약간 나사빠짐
*해결책: 현재도 감염된 밴시의 성능은 나쁘지 않음, 무리여왕은 쓰기 어렵지만 약하지 않음, 해방선만 문제입니다만 그래도 얘 하나만 합리적인 성능 조정이 된다면 스투코프의 가스 문제는 바로 해결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문제. 그리고 지금처럼 협동전이 계속 막장운영중이라 끝끝내 개선이 안 된다고 쳐도, 이미 이런 문제 때문에 스투코프는 원래부터 광물을 쥐어짜고 가스를 남기는 컨셉처럼 오랫동안 굳어진 사령관이라서 걍 동맹한테 가스통 주는 걸로 쇼부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가스통을 주는 사령관이 너무 많아지면 안된다는 것 뿐인데 스투코프 정도면 괜찮아 보임.
-타이커스: 장비 업그레이드가 하나같이 광물 가스비가 4:1이고 궁극장비가 3:1 수준
*해결책: 가스 위주인 공학연구소 업그레이드(공방업 및 총잡이/덩치/해결사/오딘 업그레이드) 위주로 돌리며 의료선 확보에 서두른다면 가스가 남는 타이밍이 비교적 짧아짐. 결론적으로 포탑을 덜 짓고 영웅이 죽지 않는다면 게임 끝날 때엔 어떻게든 가스 미네랄 비가 정상적인 타 사령관들하고 비슷하게 맞춰짐.
그런데 제라툴만 억지로 가스를 쓰거나, 가스통을 동맹한테 주는 거 말고는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심지어 제라툴은 가스통을 바로 주건물에서 지어주는 입장이라 다른 잉여가스 사령관들보다 해결책도 더 비효율적임.
대체 케빈 동은 무슨 생각으로 제라툴을 광물만 쥐어짜고 가스를 남기게 설계했을까요?
뭐 이유야 어쨌든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제라툴 유닛 내에서 OP의 1등 공신인 공허 전송기(저는 얘가 유일하게 광물만 먹는다는 거 하나로 잘 안 씁니다.)의 성능이 거의 프로토스판 헤라클레스 수송선/탈다림 초거대 분광기 실제 플레이어블판 성능처럼 나와버렸으니, 이에 상응하는 가스 소모를 내주면 됩니다.
사실 스완은 헤라클레스가 성능은 올라가고 가격은 내려가는 상향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스완 자체는 약하다고 악평이 많지만, 제라툴은 공허전송기 가스를 1:1로 먹어도 그거 때문에 많이 약해졌다는 소리는 안 들을 입장이라서. 많이 약해지더라도 그러면 보조유닛들을 줄이고 매복자를 늘리면 되니 어느정도 OP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는 입장이구요.
뭐 지금 협동전 돌아가는 꼴 보면 케빈 동이 이 문제를 인지하더라도 고쳐질 것 같진 않지만... 뭐 정말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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