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2ndwin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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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2-07 01:35:19 KST | 조회 | 863 |
제목 |
GSL OPEN 시즌 3 : 8강전 1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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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2 공식발매 이후 오로지 저그만 한 순수저그 유저로서 겨우(?) 단 두 명만 남은 저그 선수들의 분발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저번 패치 이후 저그 천하라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외쳤지만 결국 8강에 올라간 선수는 단 둘뿐이고, 그마저도 시즌1 우승자와 시즌2 우승자라니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새삼 저그의 강세를 헤치고 올라온 타종족 선수들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어요.
전 두 선수가 분발해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가 엄청나게 막혀서 현장에 도착한 것은 7시 5분이었습니다. 8강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꽉 찼더라고요. 할 수 없이 맨 뒤 의자에 엉거주춤 앉았습니다.
제 디카가 망가진 관계로 핸드폰으로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면이 정말 흐릿하네요.
뒷자리에 앉아서 전 비명을 질렀습니다.
"으악! 멀다. 유닛 숫자가 안 보여. 사람들 머리 때문에 미니맵도 안 보여. 엉엉"
1경기
1세트: 임재덕/IMNestea vs 박서용/티에스엘레인 - 잃어버린 사원
마지막의 그 쓰나미 같은 맹독의 물결이 압도적이었죠. 팽팽하던 경기는 토르의 부재로 뮤탈의 견제에 기울어졌던 게 박서용 선수의 패착이었습니다.
1경기가 끝나고 문득 뒤를 보니 김원기 선수가 서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된 거냐고 어느분인가에게 묻고 있더군요. 빤히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쳐서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습니다. 하하하.
2세트: 임재덕/IMNestea vs 박서용/티에스엘레인 - 전쟁 초원
모든 것은 이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3세트: 임재덕/IMNestea vs 박서용/티에스엘레인 - 샤쿠라스 고원
도망가는 한 마리 남은 마린을 지나쳐 적 본진에 난입한 저글링들이 압권이었죠. 그러나 랠리가 잘못 찍혀 구석에 우르르 몰려가 외톨이가 되어버린 저글링들의 등장으로 공세가 멈칫하고 다시 맹독충이 으쌰으쌰 몰려가지만 박서용 선수가 너무나 완벽하게 방어하여 게임은 균형을 찾아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뮤탈의 견제에 테란이 우왕좌왕 하고 1시 멀티를 공격하는 테란을 무시하고 그냥 적 본진에 몰려오는 저그의 병력에 그만 큰 손실을 입게되고, 이후 시간이 지난 후 결국 박서용 선수 gg를 치고 맙니다.
4세트: 임재덕/IMNestea vs 박서용/티에스엘레인 - 폭염 사막
몇 세트에서 나왔던 이야기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오늘 재미있는 해설이 있었습니다.
“이거 냄새가나요”
“향긋한가요?
“약간 느끼한 냄새네요.”
물론 이것은
5세트: 임재덕/IMNestea vs 박서용/티에스엘레인 - 젤나가 동굴
으악!! 벙커링!!
으악!! 가시촉수가!!!
으악!! 여왕이!!
해설자분들의 말씀대로 유즈맵 디펜스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막을수록 더 난이도가 높아져서 밀려오는 해병들. 아아, 그렇게 임은 갔습니다.
임재덕 선수의 사인도 받고 싶었지만 너무 굳은 모습으로 지나가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예의도 아니고요.
내년에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봅니다.
2경기
쉬는 시간 김원기선수의 모습입니다
제가 맨 뒤에 앉았는데 하필이면 맨 뒤는 플토 유저분들이 우르르 있으신 자리였습니다. 클랜을 응원하러 오신건지 프로토스를 응원하러 오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김원기 선수를 응원하던 지라 한 번도 소리높여 응원할 수 없었습니다. 막 옆에서 ‘아이어를 위하여’ ‘안홍욱 파이팅’ ‘4강 가자’ 하고 목이 쉬어라 외치더라고요. 외톨이 저그 유저인 저는 그저 눈물만 흐를 뿐.
저그 유저 분들은 어디 계신가 했더니, 맨 앞 아니면 가운데쯤에 몰려계시더군요. 늦게 온 제가 죄인이죠, 네.
1세트: 김원기/티에스엘과일장수 vs 안홍욱/HongUnPrime.WE - 전쟁 초원
아아, 1세트는 준비된 안홍욱 선수의 전략을 김원기 선수가 히드라로 완벽하게 막으면서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앞선 임재덕 선수의 패배로 침울해하던 저의 마음을 치유해주었죠.
경기를 보신 분들은 1세트 끝나고 화면에 나온 히드라 치어풀을 보셨을텐데요. 해설자분들은 끝나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그린 것인줄 착각하시던데 제가 바로 그 분 뒷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아는데 미리 준비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1세트가 히드라 경기가 나왔고, 그 치어풀은 예언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우후!
2세트: 김원기/티에스엘과일장수 vs 안홍욱/HongUnPrime.WE - 고철 처리장
초반 러쉬가 실패한 김원기 선수가 잠복 맹독충을 시도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저글링들이 모두 죽고 말았죠. 외로이 잠복하고 있던 맹독충의 폭발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정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뻥 뚫리는 건 참 멋지더군요. 역시 맹독은 모이면 상성이고 뭐고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감기 걸렸는지 끊임없이 코를 푸시더군요. 바로 옆에서 보는데 콜록거리기도 하더라고요. 마침 제가 보는데 파트너가 같이 콜록거리며 해설해주는 농담을 막 하고 있더군요. 코가 빨갛던데 어서 낫기를 기원해봅니다.
3세트: 김원기/티에스엘과일장수 vs 안홍욱/HongUnPrime.WE - 샤쿠라스 고원
가로 방향이 걸린 프로토스의 비애가 느껴지는 한판이었습니다. 더구나 안홍욱 선수가 바위 부시는 걸 한참 뒤에 알아서 완전히 당한 경기였죠.
전판의 올인 러쉬가 실패했기 때문에 김원기 선수는 다시 초반 러쉬를 시도하는데 큰 부담이 있었을 텐데 새삼 김원기 선수의 승부기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세트: 김원기/티에스엘과일장수 vs 안홍욱/HongUnPrime.WE - 잃어버린 사원
오늘 경기 중 4세트가 가장 돋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끊임없이 소환되는 건물들.
말 그대로 건물 역장 !!!
얄밉게 하나씩 계속 가로막는 심시티에 경기장의 모든 분들이 감탄과 신음을 내뱉으시더군요.
공허포격기가 나오면서 김원기 선수는 결국 4세트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5세트: 김원기/티에스엘과일장수 vs 안홍욱/HongUnPrime.WE - 폭염 사막
말씀드렸다시피 제 주위 분들은 대부분 플토를 응원하시는 분들인지라 제 귀에 그분들의 속삭임들이 들려오더군요.
“제발 눈치채지 말아라. 제발.”
“걸리지 말아라. 걸리지 말아라.”
“다크, 다크, 다크, 다크. 다아아아아크.”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악몽의 다크가 결국 등장했죠.
다크 건물이 완성되자 경기장은 환희의 함성과 비탄의 비명이 동시에 울렸습니다.
으아아악. 그렇게 저그의 시대는 종결했습니다.
임재덕 선수 경기 쉬는 시간에 김원기 선수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패키지 안에 들어있는 박스를 일부러 가져가서 거기에 요청했습니다.
오늘의 유일한 전리품이었습니다.
4강에 프로토스가 진출해서 프로토스 유저 분들은 정말 기쁘시겠네요. 부럽습니다.
최고의 저그를 꺽고 올라간만큼 두 선수의 멋진 4강전을 기대해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그 없는 4강은 팥없는 찐빵이 아닐까요? 슬픔에 눈물을 머금고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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