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Ethan_Ah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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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0-08 06:38:13 KST | 조회 | 14,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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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스포츠 공공재와 저작권 무엇이 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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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의 종주국이라고 자신하던 한국이 결국 일을 저질렀다.
지난 7일 ‘e스포츠 콘텐츠 저작권 쟁점과 해결방안’이란 주제로 진행된 공청회에서 또 다시 공공재에 대한 주장이 불거져 나와 국내외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말았다.
이날 공청회에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이하 지재권)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져 수 많은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역시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남형두 교수(연세대 법대)의 발표가 문제가 된 것이다. ‘e스포츠의 공공재 발언’과 ‘저작물(영상물) 발언’이 바로 그것이다.
■ e스포츠의 공공재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남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블리자드가 곰TV측에만 중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며 ‘e스포츠가 분명 스포츠라는 공공의 영역에 속해 있다. 축구라는 경기를 피파(FIFA)만 하고 한국축구협회는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나’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린 여기서 두 가지 오류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블리자드는 곰TV에만 중계권을 넘겨준 것이 아니다. 곰TV를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그래텍에게 그것도 '중계권'이 아닌 블리자드의 e스포츠 파트너로서 파트너쉽을 체결한 것이 정확하다. 결과를 떠나 그래텍은 독점이 아닌 케이블 사 등을 통한 2차 중계에 대한 협상을 했던 것을 떠올려 본다면 그렇지 않았다란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이어진 축구를 빗댄 비유는 매우 부적절했다. 블리자드가 ‘한국에선 자사의 게임을 e스포츠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라고 했다면 저 비유는 정말 정확하게 들어맞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축구는 누가 개발했고 수익을 얻어내는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니다. 반면, e스포츠의 기반이 되는 게임물은 분명 누군가의 제작물이고 그 권리는 응당 개발사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만약 어느 개인이나 업체에서 자신들이 만든 것을 공공재로 하겠다고 스스로 밝히거나, 정부 재정에 의해 e스포츠를 위한 게임이 개발됐다면 이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었을거라 생각한다. 반대로 e스포츠라는 주장하에 해외 서비스되고 있는 국산 게임들이 이 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생각이나 해본 적 있는지 되묻고 싶다.
■ 1, 2차 저작물. 과연 누구의 것인가?
남 교수는 ‘스타크래프트의 원저작권자는 블리자드임’을 인정하면서도 ‘영상물을 방송할 때 블리자드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은 승자 독식의 논리’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가수가 음반 제작을 한 후 히트를 쳤다. 그런데 그 가수의 음원을 영상 BGM으로 사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란 비유를 반대로 하고 싶다. 이는 정답은 쉽고 간단하다. 앞선 예처럼 진행하고 싶다면 당연히 저작권료를 지불하거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절차를 무시하고 사용한다면 불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결국, 남 교수의 주장은 e스포츠라는 명목 하에 불법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인증한 셈이다. 또한, 방송국은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 것이 원저작권자에게 지급되지 않았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치부하고 한국에서 e스포츠를 했기 때문에 게임의 유명세가 이어진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이렇게 흥행하지 않았더라도 관계자들이 리그를 지속했을까?
■ 남 교수의 주장처럼 e스포츠는 공공재인가?
e스포츠라는 것은 분명 누구의 것이 아닌 공공재인 것은 확실하다. 공공재라는 것은 정부 재정에 의해 공급되어 모든 개인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다. 허나, e스포츠가 공공재 일지언정 게임물은 절대 공공재가 될 수 없다. 게임물이란 것은 애초에 게임사가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제품에 속한다. 수익의 목적을 둔 제품이 공공재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핸드폰과 TV 등도 무상 지급해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스포츠와 e스포츠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스포츠는 몇 십 년이 지나도 종목의 변화가 크게 없다는 것. 축구던 야구던 농구던 말이다. 하지만 e스포츠는 다르다. 한 해에만 쏟아져 나오는 게임물의 양만 해도 수 백 가지가 넘는다. 바꿔 말하면 수 백 가지의 종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e스포츠 시장을 보면 특정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로게이머란 직업군은 특정 게임 전문 게이머로 전락했고, 특정 게임에만 집중한 탓에 종목의 다양화와 시장의 활성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의도적으로 블리자드를 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고작 게임물 하나에 휘청거리는 것이 10년 e스포츠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현실인 것이다. 정부에선 대책마련을 위한 공공재 관련 법안이 시급하다 말하지만, 더욱 발전된 시장조성과 세계화에 앞서기 위해선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할지 곰곰이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안영훈 (ethan@)
(c) Play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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