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안나올시에만 틀으세요~)
에필로그
칠흑같이 어두운 밤..... 나는 야영지 건설을 감독하고 있었다.
지난 한달간 우리는 환상적인 승리를 맛보았다. 비록..... 오그림 둠해머라는 괴물만 없었다면..........
몇 달 전 던 알가즈를 넘어 남진할 때 나의 고향 스톰윈드를 탈환할 수 있었을 것이지마는..........
오그림 둠해머라는 사내때문에 우리는...... 수많은 동료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몇 년 동안이나.... 고향에 돌아가고자 하는....... 목적하나만으로...... 살아왔던...... 동료들을.........
이제 우리의 고향을 뒤찾을 마지막 시점이 다가왔다. 오그림 둠해머는 이제 궁지에 처했고, 이 저주받
은 불타는 평원만 돌파한다면, 우리는.... 마침내..... 축복받은 땅 엘윈 숲으로... 돌아갈 터였다.....
하지만 이 곳은... 정말 최악이었다. 화산재로 덮인 땅...... 불타는 것과 같이 뜨거운 대기.........
멀리서 흐물흐물 흘러내리는 용암.... 하루라도 바삐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오직 그뿐이었다.....
그 때..... 상념에 빠져있던 나에게.... 한 병사가 달려왔다....
"장군님, 전위가 습격받고 있습니다!! 빨리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위라면... 그 분이 있는 곳이 아닌가..... 설마 그놈....노린것인가...... 설마.....
그 분을 무슨수를 써서라도 지켜야만 했다. 황급히 말에 올라 전위를 향해 달려갔다... 제발....제발....
저 멀리 그 분이 보였다... 오그림 둠해머가 그 분을 덮치고 있었다... 제발... 말이 더 빨리 달리길.....
이미 전위는 한차례의 습격을 막아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내가 지원군을 이끌고 왔을때는.......
이미 두번째 공격이 시작된 뒤였다..... 그 때..그 괴물 녀석이... 그분이 탄 말을 내리쳤다!!!!
말은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지만, 다행히 그 분은 무사하신것 같았다.... 내 말이 너무 느리게 느껴졌
다....... 본격적인 1대1 대결이 시작되고 있었다.... 로서경께서 그 괴물녀석을 두차례나 찔렀지만......
그 괴물 녀석의 갑옷은 뭘로 만들어졌는지 두번이나 검을 튕겨냈다......... 믿기 힘들었다........
두 번이나 치명상 공격을 받은 그 괴물녀석은...... 갑옷 덕분에 산 것이 분에 찼는지 갑옷을 벗어 제꼈
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로서경의 복부를 가격했다!!!! 그 분이 비틀거렸다!!!!
빨리 가서 도와야 했다. 이제 거리는 바로 지척이건만, 망할 오크들이 길을 막아섰다.... 베고, 또 베어
도..... 도저히 길이 열리질 않았다..... 그 순간!!! 로서경이 휘청한 사이...... 그 괴물녀석이........ 둠해
머를.. 휘둘렀다...... 반짝이는 로서경의 검이...... 두동강이 되어....... 떨어졌다.........
밖에서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그 일 후로는..... 계속 같은 꿈만 꾼다........
놈들은 분명...... 축제 분위기리라...... 우리 전부를 살육하기 위해...... 마지막 회전을 준비하리라.....
이제..... 그분의 빈자리를.... 내가 메꿔야만 했다..... 그 분도 지키지 못한 무능한 내가.........
이제 이런 내가....... 내 병사들의 목숨을..... 책임져야 한다.......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단지 엘윈 숲에서 가족과 소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여지껏 싸워 온 그들의 목숨을........
바로 그들의 꿈이 실현되고자 했던 순간에....... 내가...... 내가.......... 그들의 목숨을..........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그들은 아제로스에서...그 누구보다 오래...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었다...
스톰윈드가 무너지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던 알가즈에서..... 던 모드르에서....... 그들은 누구보
다 용감하게 돌격했고.....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웠으며...... 그리고 죽어갔다....... 단순히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오손도손 살겠다는 집념으로...... 수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제 바로 목전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헌신에 보답을 받아야만 했다..... 나의 고향 엘윈 숲......
나의 고향 레이크 샤이어..... 나의 고향 그랜드 햄릿에서...... 그들은 오손도손 농사를 지으며.... 결혼
하고 아이를 낳고...... 손자들에게 무용담을 들려주며......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었다.........
매번 전투 후 수여하는 훈장이나.. 은조각 따위보다...... 그들을 생존하게 해주는 것...... 그들이 살 고
향을 찾아주는 것만이....... 최고의 보상이 될 터였다.........아직... 그들은 모른다....... 그 분이 돌아가
셨다는 것을....... 그것을 알고 나면..... 그들은 나를 과연 믿어줄 것인가?........ 그분 처럼 나를 믿고..
따라줄것인가?........
날이 밝았다..... 이제 그들을 직접 대해야 한다....... 불안감이 밀려왔다...... 나는 과연...... 말할 수 ...
있을까...... 병사들은 이미 도열해 있었다...... 연단위에 올라서는 내 발걸음이....유독 무거웠다........
왜 로서경이 올라오지 않는 것인지...... 그들 모두 의아해 하는 것 같았다......... 그 순간.....그들의 시
선이 전부....... 내가 들고 있는...... 피로 얼룩진 사자방패에 집중됬다....... 불안과 초조가...........
우리 모두를 뒤덮었다.......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식은 땀과 긴장감.........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형제들이여...... 우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제 1장. 모든 것이 불타는 밤
아제로스 역사력 6년..... 오그림 둠해머의 로데론 대륙 침공으로 시작된 2차 대전쟁은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었습니다. 안두인 로서 경이 이끄는 아제로스-로데론 연합군은 아제로스로의 진군을 시작하였고, 카즈모단의 적은 그림바톨을 제외하면 거의 일소된 것과 다름 없었습니다. 이제 로서경과 그의 병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고향으로의 복귀도 얼마 남지 않은듯 보였습니다. 하나 오그림 둠해머가 검은바위 산에서 마지막 항전을 시도함에 따라 마지막 결전은 필연적으로 불타는 평원에서 일어나게 될 터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알 고 있는...... 양대 영웅들의 결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모든것이 불타는 밤에 말이죠.......
[오그림 둠해머는 얼라이언스의 군대가 검은 바위 산까지 쫓아오자 나가서 싸울것을 결심합니다. 얼라이언스 군대는 검은 바위산을 포위했지만 아직 싸울 준비가 완벽히 갖춰지지 못한 상태였고, 이 상황에서 뜻밖의 기습을 받게 됩니다. 안두인 로서경은 우서 더 라이트브링어와 함께 오그림 둠해머의 공격을 격퇴했습니다만, 곧바로 두번째 공격이 시작됩니다. 첫번째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것에 화가 난 오그림 둠해머는 두번쨰 공격을 직접 지휘했고, 안두인 로서경을 발견한 오그림 둠해머는 곧장 돌진합니다.
둠해머가 로서경의 말을 처치하자, 로서경은 말에서 뛰어내렸고 선제 공격으로 둠해머를 공격합니다. 하지만 오그림 둠해머의 검은 갑옷이 둠해머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던 그 공격을 무위로 돌려놓고 맙니다. 뒤이는 둠해머의 공격을 로서경은 다시 칼로 막아내고 잠시 힘겨루기를 하다가 다시 공격해오는 둠해머의 공격을 방패로 막아냅니다. 둠해머의 공격을 막아낸 후 빈틈을 포착한 로서경은 일격을 가하지만 이번에도 둠해머의 검은 갑옷은 그 일격을 무위로 돌려 놓습니다.
갑옷으로 두번이나 목숨을 건진 것 때문에 전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오그림 둠해머는 검은 갑옷을 벗어버리고 다시 결투에 임합니다. 갑옷이 없어져 오히려 더욱 행동이 민첩해지게 된 둠해머는 공격이 더욱 빨라졌고 이러한 공방을 양대 영웅은 계속 주고 받습니다. 격투를 계속하다 서로간의 거리가 가까워진 순간 둠해머는 로서경의 복부를 가격합니다. 로서가 잠시 휘청거린 사이 오그림 둠해머는 전력으로 자신의 무기인 둠해머를 휘둘렀고, 로서경도 이에 대응하여 재빨리 검으로 막았지만 로서경의 검이 두동강남과 동시에 로서경은 목숨을 잃고 맙니다.
하지만 로서경의 죽음은 오그림 둠해머가 생각하던 것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로서경의 가장 깊은 신망을 받던 부관 투랄리온은 로서경의 혈흔이 묻은 방패를 들고, 비통에 젖은 병사들을 모으고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합니다. 이제는 누더기가 된 아제로스와 로데론의 깃발 아래에서 투랄리온의 복수심에 찬 부대는 오그림 둠해머의 부대를 몰살시키는 대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지치고 상처입은 오크는 지옥의 문까지 후퇴하였고, 그곳에서 다시 대규모의 장렬한 전투가 벌어지지만 분노로 가득 찬 얼라이언스의 공격 앞에 맥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후 둠해머의 생존 수하들이 다시 로데론으로 끌려가고, 둠해머도 포로가 됨으로서 2차 대전쟁은 종결되게 됩니다.]
-와우공식설정-
이상이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불타는 평원의 전투는 정말 양진영이 사활을 걸고 싸운 전투였으며, 그 결과도 엄청났습니다. 이후 2차 대전쟁의 향방, 그리고 3차 대전쟁 전까지 얼라이언스 연합의 해체와 재결성, 오크 종족에게까지 영향을 준 시발점이었죠. 그러나... 이러한 엄청난 영향력에 비해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은 미미합니다..... 비교적 자세하게 남아있는 부분은 로서경과 둠해머의 결투뿐이고 나머지 부분... 예를 들면 그 후 불타는 평원에서 벌어진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회전은 어떻게 되었는지, 투랄리온이 어떻게 지휘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도대체 그 날 무슨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모든 것이 불타던 밤.... 엄청난 사건의 시발점이기도 했던 그날 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사실들이 있진 않을까요?
제 2장. 역사적 대결전의 미스테리....
1. 진격로의 의문점
이 전편에서 우리는 이미 카즈모단에서 다크포탈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검은바위산을 통과해야 한다는 걸 입증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이미지:1044463]
근데 문제는, 이것이 뜻하는 바가 하나의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로서경의 전사 추정지를 보실까요?
[이미지:1044465]
위 사진은 불타는 평원에 세워진 로서경을 추모하는 동상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위 동상은 로서경이 전사한 곳 위에 세워졌다고 알려져 있지요. 정확한 위치는 이쯤 존재합니다.
[이미지:1044466]
근데 중요한 사실은 워크래프트3 매뉴얼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는 것이죠.
[둠해머와 그의 용감한 부관들은 검은 바위 첨탑에서 뛰쳐나와 용감하게도 로서경의 팔라딘들과 불타는 평원에서 충돌하였다.]
이러한 사실들로 볼 때 전투는 불타는 평원에서 벌어진게 분명합니다. 로서경의 전사 추정지, 매뉴얼 모두가 전투는 불타는 평원에서 일어났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모순입니다. 아직 이해가 잘 안가신다구요? 다시한번 아래 지도를 잘 봐주세요.
자, 로서경의 군대가 카즈모단에서 남하하고 있습니다. 검은 바위산은 둠해머가 장악하고 있구요. 카즈모단에서 불타는 평원으로 가려면 반드시 검은 바위산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로서경의 군대가 정상적으로 행군했다면 전투는 불타는 평원이 아니라 이글거리는 협곡에서 일어났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 전투는 아래와 같이 불타는 평원에서 일어났죠.
[이미지:1044464]
(1은 로서경의 전사 추정지, 2는 검은 바위 첨탑. 검은 바위 첨탑은 전투당시 둠해머가 점령하고 있었으므로, 양군이 격돌한 방향은 아마 위 지도와 같을 겁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상한 점은 이거 하나만이 아니었습니다.
2. 투랄리온의 이상한 행동
우리에게 그 날 사건이 전해내려오는 자료를 보자면, 투랄리온은 병사들에게 로서경의 죽음을 알렸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로서경의 가장 깊은 신망을 받던 부관 투랄리온은 로서경의 혈흔이 묻은 방패를 들고 잔인한 복수를 위해 비통에 젖은 병사들을 모았다. 이제는 누더기가 된 아제로스와 로데론의 깃발 아래에서 투랄리온의 부대는 둠해머 부대의 대부분을 몰살하는 영광스럽지만 무시무시한 대승리를 거두었다."]
-워크래프트3 매뉴얼-
위에서 보면 "투랄리온이 로서경의 혈흔이 묻은 방패를 들었다", "병사들이 비통에 젖었다"라는 내용 후에 대승리를 거두었다는 서술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호드와의 대 결전 전에 병사들이 로서경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라는 내용이 도출 가능합니다. 거기에 로서경의 혈흔이 묻은 방패를 투랄리온이 직접들고 병사들을 모았다는 내용을 통해서도 로서경이 사망한 사실을 투랄리온이 병사들에게 직접 알렸다는 내용도 도출이 가능하지요. 하지만 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정면으로 모순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노량해전에서 적탄에 맞아 죽어가는 와중에 이순신 장군은 이런 유언을 남깁니다.
戰方急 愼勿言我死 (전방급 신물언아사)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과연 누구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고 했을까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아군을 향한 유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아군에게 알리지 마라."라는 내용이었던 것이죠. 전쟁 상황에서 지휘관은 병사들의 생사를 책입집니다. 전쟁 중에 아군의 지휘관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면 병사들은 당연히 혼란에 빠져들겁니다. 지휘관이 사망했다는 것은 급박한 전장의 상황에 제때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소리이고, 이는 곧 전쟁 패배로 이어져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이러면 공포에 빠져 달아나는 병사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런 탈주 상태가 한두명만 일어나도 연쇄 작용을 일으켜 부대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져버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을 잘 알았기에 이순신 장군도 자신의 죽음을 적이 아니라 "아군에게"알리지 마라고 유언한거죠. 하지만 투랄리온은 정 반대의 행동을 합니다. 오히려 최고 지휘관이었던 로서경의 죽음을 널리 알리는 행동을 보인거죠. 병사들의 전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구요?? 예컨데 최고 지휘관이 죽었다 해서 병사들의 전의가 급상승하는 경우는 절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여기 몇가지 예가 더 있습니다.
엘시드(1043?~1099).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흔히 기억하실 에스파냐의 민족적 영웅 엘시드 입니다. 엘 시드는 마지막 전투에서 적을 기습하러 성 밖으로 나갔다가 큰 부상을 입고 사망하게 됩니다. 이에 앞으로 적을 완전히 격퇴하려면 오랫동안 수성전을 펼쳐야 하는데, 엘시드가 죽었단 사실을 알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염려한 엘시드의 아내 히메나는 계책을 세웁니다. 엘시드의 시체를 애마에 묶어서 마치 애마에 앉아 있는것 같이 보이게 한 뒤에 성벽 위에 세워둔 것이죠. 이를 보고 엘 시드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병사들은 사기가 충전하여 적을 격퇴합니다.
처음에 태조가 이 곳에 이르러 여러 장수들에게 여러 번 싸워서 패배한 형상을 물으니 여러 장수들은 말하기를 "매양 싸움이 한창일때 적의 장수 한사람이 쇠갑옷에 붉은 기꼬리로 장식하고 창을 휘두르면서 갑자기 뛰어나오니 여러사람이 무서워 쓰러져서 감히 당적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했다. 태조는 그 사람을 물색하여 혼자 이를 당적하기로 하고, 거짓으로 패하여 달아나니 그 사람이 과연 앞으로 따라나와 (뒤에서)창으로 찔렀다. 태조는 몸을 뒤쳐 말다래에 붙으니 적의 장수가 중심을 잃고 창을 따라 거꾸러졌다. 태조는 즉시 안장에 걸터앉아 쏘아 죽였다. 대장이 죽으니 적은 뿔뿔이 달아나메, 아군의 병력이 추격하여 죽인 적의 수가 산을 이루더라.
-용비어천가 이성계 편-
게다가 우리는 삼국지나 수호지를 읽으면서 일기토를 통해 적장이 쓰러지면 그 담부터는 무너져서 도주하는 적을 짓쳐 밟아서 많은 수를 베었다는 내용을 너무나도 많이 봅니다. 사실 삼국지나 수호지를 보면 별거 있나요 'ㅅ'; 병사들이 싸우는 얘기는 거의 안나오고 그냥 장수들끼리 일기토하다가 일기토를 진쪽이 엄청 깨지는 내용인데. 코에이에서 만든 삼국지를 할때도 일기토를 통해 적장을 사로 잡거나 죽이게 되면 그 장수가 이끌던 부대는 바로 사라지죠 'ㅅ'. 마찬가지입니다. 전장에서 아군의 지휘관이 사망했을 때 전의가 솟구치는 부대는 절대 흔한 부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휘관이 쓰러지면 전의가 사라지고, 앞다퉈서 달아나는 부대가 대부분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쟁 중 최고 지휘관이 사망하고 지휘관이 후임으로 교체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적과 휴전을 맺거나(의외로 잦습니다) 전선에서 부대를 전부 빼내어 뒤로 철수시킨후 재정비하는일이죠. 이런 상황에서, 특히나 적과의 대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최고 지휘관의 죽음을 알리는 일은 금기와 같습니다. 하지만 투랄리온은 이런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도대체 무슨일이 있던 것일까요? 투랄리온의 부대는 특별했던 것일까요?
제 3장. 진실, 고개를 들다
1. 진격로의 의문점? 둠해머의 계략은 아닐까??
우리는 이미 위에서 로서경의 부대가 정상적인 진격을 했다면, 현 와우 지형상 불타는 평원에서는 절대로 전투가 벌어질 수 없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이미 검은 바위산은 오그림 둠해머가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이 곳을 통과할 수 없었을 테고, 당연히 불타는 평원으로도 가지 못했을 겁니다. 정상적이라면 분명 이글거리는 협곡에서 전투가 벌어졌겠지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로서경의 부대가 정상적인 행군이 가능했을 떄의 이야기 입니다. 여기 불타는 평원에서 전투가 벌어질 수 있는 2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로, 로서경의 부대가 함대를 이용해 스톰윈드 주변에 상륙한 뒤 엘윈 숲과 붉은 마루 산맥을 제압하고 불타는 평원으로 올라가는 방안이 있겠습니다.
[이미지:1044467]
말하자면 이런 상황이 되겠네요.
[이미지:1044468]
서부 몰락지대나 스톰윈드 근처에 상륙해서 일단 스톰윈드는 반드시 제압한 후 붉은 마루 산맥으로 향합니다.
[이미지:1044469]
붉은 마루 산맥에서는 중요한 다리가 있는 레이크 샤이어를 수중에 넣고 북상하게 되죠.
[이미지:1044470]
이렇게 되면 보시는 바와 같이 불타는 평원 아래쪽으로 진입하여 검은 바위 산쪽으로 행군하게 되기 때문에 말이 맞아 떨어지게 됩니다.
하 지 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해상수송을 하게 될 떄의 문제점입니다 -ㅅ-;;;;;;;; 저번에도 제가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있겠지만 대군을 배를 통해 수송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들면 4차 십자군 원정때 말 1500마리와 기사 1500명, 나머지 병사 17000명, 즉 2만명 남짓을 수송하는데 쓰인 배는 갤리선 50척, 범선 50척, 평저선 80척, 화물선20척으로 총합 200척에 달합니다. 이 정도 배를 끌어오려면 전성기의 쿨티라스 함대를 상선까지 전부 징발해서끌고와야됩니다. 물론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시 오크 함대는 이미 격멸당한 뒤였으니까요 'ㅅ'. 하지만 주된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위 지도를 다시한번 보세요. 엘윈숲과 레이크샤이어는 호드의 점령지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있습니다. 오그림 둠해머는 어차피 검은 바위 산에서 나올 수 없는 처지라 백번 앵보해 주더라도 어둠의 문에서는 끊임없이 지원군이 올라오던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엘윈 숲과 붉은 마루 산맥을 점령한 후 불타는 평원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이는 반드시 어둠의 문에서 올라오는 지원 병력에 의해 배후를 끊임없이 위협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지역에 어둠의 문으로부터 올라오는 병력을 막기 위한 상당수의 병력을 배치해야만 하는데 그것이 장난이 아니란거죠 'ㅅ';;;;
[이미지:1044471]
이것은 엘윈 숲 지도입니다. 일단 보시면 이곳을 어둠의 문으로부터 올라오는 병력에게서 완벽히 방어해 내려면 일단 스톰윈드를 완전히 수중에 넣어야 합니다. 왜 스톰윈드를 장악해야 하냐구요? 스톰윈드는 일종의 요새와 같습니다. 스톰윈드 같은 요새 속에 웅크리고 있는 적을 그대로 놔둔다면 언제 적이 요새에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앞에 그 수만큼 우리의 병력도 항시 대기 시켜야만합니다. 이는 엄청난 병력의 비효율을 야기합니다. 또한 엘윈 숲 남쪽에 흐르는 강을 따라서도 방어선(붉은선)을 구축해야 합니다. 엘윈 숲을 방어하는 데만도 엄청난 병력이 소요됩니다.
[이미지:1044472]
이것은 붉은마루 산맥의 지도인데 우선적으로 어둠의 문에서 올라오는 오크 병력의 주 진입로가 될 1번 지역에 상당수의 방어부대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어둠의 문->슬픔의 늪->죽음의 고개->그늘숲->붉은 마루산맥" 으로 이어지는 입구니까요. 게다가 영원의 호수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다리를 장악하기 위해 레이크 샤이어도 반드시 확보(2번)해야만 합니다. 거기다가 불타는 평원으로 진입하는 길이 상당히 좁은 협곡이기 때문에 이 지역도 완전히 장악(3번)해야 하죠.
따라서 만약, 로서경의 부대가 함대를 통해 스톰윈드 부근에 상륙하여 엘윈 숲, 붉은 마루 산맥을 제압한 후 불타는 평원으로 가는 방법은 가능은 합니다만 너무나도 비효율적입니다. 이 지역을 장악한 후에 이곳을 방어할 군사들을 또 상당부분 떼어서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에 오그림 둠해머와 결전을 벌이기도 전에 군 전력이 줄어들어 버리게 됩니다 -ㅅ-;;;; 이는 너무나도 비효율적입니다.
자 그럼 두번째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두번째 방법은 오그림 둠해머가 기습을 했을 가능성입니다.
[이미지:1044473]
일단 위 지도가 상황도를 그려본것인데, 자세히 설명을 하자면 오그림 둠해머는 소규모 부대를 1번 지역에 배치하여 그의 부대가 아직 검은 바위 산에 도착하지 못한 것처럼 속였습니다. 검은 바위산은 뛰어난 요새이므로 먼저 점령한 쪽이 유리해지게 된다는 것을 양쪽 모두 알고 있었으므로 로서경은 부대를 재촉하여 급하게 검은 바위산을 통과(2번)합니다. 일정수의 수비대를 남겨두고 말이죠. 이때 검은 바위산에 매복(이를테면 검은바위 첨탑 같은 곳)하고 있던 오그림 둠해머의 부대가 로서경이 남겨둔 수비대를 일소하고 검은 바위산을 장악한 후 로서경 부대의 보급선을 끊어버립니다(3번). 그리고 오그림 둠해머는 로서경 본대의 뒤를 급습한 것이죠.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몇가지 뉘앙스는 공식설정에도 존재합니다 'ㅅ';
공식설정을 보면 "얼라이언스 군대는 싸울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라는 내용이 있고, 또한 "오그림 둠해머는 전투중에 로서경을 발견하고 돌진했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싸울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은 얼라이언스 군대가 일종의 뜻밖의 공격을 받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즉 기습공격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오그림 둠해머는 전투중에 로서경을 발견하고 돌진했다"라는 내용 또한 오그림 둠해머의 후방 기습여부를 생각해줄수 있게 합니다. 일반적인 전장이라면 최고 지휘관은 후방에 위치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뭐 물론 카이사르나 알렉산더 대왕같은 몇몇 예외가 있긴합니다만, 이처럼 뜻밖의 기습을 받았을 때 로서경은 오그림 둠해머에게 관측될 정도로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습을 받는 순간에 최전선에 있었다는 것은 물론 뭐 로서경이 마침 전방을 시찰중이었다거나 하는 가능성도 있겠지만, 로서경의 지휘막사가 거기에 있던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불러옵니다. 왜냐하면 군대가 대회전을 앞두고 대열을 갖출때 총사령관이 최전선에서 병사들을 격려하는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지만, 이때는 분명 전투 대형을 갖춘게 아니라 야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습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보통 야영할때는 총사령관의 지휘막사를 최전방에 두진 않죠 -ㅅ-;;; 야습의 우려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로서경은 기습 당시 최전선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오그림 둠해머의 군대가 아직 검은 바위 산에 당도하지 못했다고 믿고 수비대를 배치한 안전한 요새인 검은 바위 산쪽으로 최고지휘관의 안전을 위해 막사를 배치한게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ㅅ'; 물론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지만 말이죠. 또한 오그림 둠해머의 뛰어난 전술능력에 비추어 봤을 때 이러한 후방 기습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겠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무도 모르겠지요 'ㅅ'; 다만 우리는 로서경의 부대가 어떻게 해서 불타는 평원에서 싸우게 됬고, 또 어떻게 해서 오그림 둠해머와 로서경이 직접 1대1로 격돌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는가에 대해 유추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2. 투랄리온의 이상한 행동? 그것은 계산된 행동이었다!!!
앞서서 이미 우리는 투랄리온의 행동이 매우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하 지 만.... 어디까지나 지휘관이 죽으면 일반 병사들의 전의는 극도로 떨어지고, 공황상태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제는 그 군대가 보통의 군대일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 투랄리온의 행동은 얄미울 정도로 계산적이었던 거지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사와 지휘관 사이의 관계는 "지휘관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얼마나 뛰어난 전술로 아군의 휘생을 줄이고 승리를 거두었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횟수가 많아지면 많아 질수록 일반 병사들은 지휘관에게 존경심이 생겨 명령에 자연스럽게 복종하게 됩니다. 여기에 오랜 기간 지휘관과 병사들이 생사를 같이하다보면, 병사들이 지휘관에게 일종의 "연대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다음을 보실까요? ^^
우선 일반적인 지휘관과 일반 병사들 사이의 경우 지휘관이 사망했거나 전투에 참여할 수 없게 됬을 때 극도의 공황상태를 보이며 탈주하게 됩니다. 이 단계의 예는 위에서 많이 들었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이 단계를 넘어가면 병사들 사이에서 지휘관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병사들이 지휘관의 부재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안되죠 'ㅅ';
[한니발 전쟁기, 이탈리아 남부를 수비하고 있던 티베리우스 셈프로니우스 그라쿠스는 칸나이 패전 이후 로마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노예가 대다수인 군단을 이끌고 과감하게 싸우는 어려운 일을 해냈던 장군이었다. 비록 지원했다고는 하나 로마에 대한 애국심 따위는 전혀 없는 노예들을 그는 채찍으로 다스리려 하지 않았다. '노예 군단'이라 통칭된 그의 군단에서는 노예와 자유민이 전혀 차별 대우를 받지 않았다. 이런 그가 카르타고 장군의 계략에 빠져 사망하자, 노예 군단의 병사들은 절망에 빠졌다.
4년 동안 철석같은 결속을 자랑해온 노예군단은 총사령관을 잃은 순간 산산이 무너져 버렸다. 로마에서 2개 군단이나 되는 병사들리 하룻밤 사이에 증발해 버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2권-
위 상황에서도 보듯이, 그라쿠스란 사람은 한니발 전쟁기 로마의 장군으로서 한니발에게 로마가 고전하고 있을때도, 합리적인 지휘로 병사들에게 존경을 얻던 인물이었습니다. 이렇게 지휘관이 병사들의 존경을 얻었더라도 지휘관의 사망시에는 역시나 공황상태로 빠져든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지휘관을 존경하게 되면 될수록 "이 지휘관이 아닌 다른 지휘관은 믿을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따라서 지휘관이 사망하게 되면 더이상 전쟁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발전되어 결국엔 공황상태로 빠져버리게 되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존경심에다가 "연대감"이 합쳐지게 되면 상황은 급변하게 됩니다.
[카이사르가 파업을 결심한 10군단 병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카이사르는 거두절미하고 다짜고짜 말했다.
"무엇을 바라는가?"
병사들은 저마다 제대시켜 달라고 외쳤다. 다음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북아프리카 전선이라는 것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카이사르가 북아프리카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 고 있었다. 따라서 제대를 요구하면, 카이사르도 일시불이나 급료인상을 약속하여 타협으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대를 허락한다."
예기치 못한 대답에 병사들이 치켜들었던 칼은 저절로 내려가고, 요란한 외침소리도 뚝 그쳤다. 무거운 침묵이 내리덮였다. 그런 병사들 위로 카이사르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시민 여러분(퀴리테스). 여러분의 급료도 그밖의 보수도 모두 약속대로 지불하겠다. 다만 그것은 나를 따라와주는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전투를 끝내고 개선식까지 함께한 뒤에 지불하겠다. 여러분은 그동안 어디든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카이사르의 심복 중의 심복이라 자부하는 제10군단 병사들은 카이사르가 그들을 '시민 여러분'이라 부른 것에 이미 충격을 받았다. 이제 까지 카이사르는 항상 '전우 여러분(콤밀리테스)'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제대하여 카이사르와 인연이 끊어진 사람을 부르듯 '시민 여러분'이라고 부른것이다. 카이사르가 벌써 자신들을 남으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 그들은 종군 거부도 임금 인상도 다 필요없다는 심정이 되어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병사들은 저마다 외쳤다.
"병사로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카이사르 밑에서 싸우게 해주십시오."]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5권-
이는 아주 유명한 일화지요 ^^. 비록 이 일화가 카이사르의 뛰어난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 덕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10군단 병사들과 카이사르 사이에 일종의 "연대감"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군대를 갔는데, 갑자기 최고 지휘관이 제대를 허락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ㅅ=. 당장에 좋아서 제대하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이 10군단의 병사들 뿐만 아니라 카이사르와 같이 오랫동안 전쟁터를 돌아다녔던 고참병들은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후에는 복수를 벼르며 카이사르가 후계자로 지정한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 황제)를 적극적으로 도왔죠.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까지 지휘관에 목숨을 버릴정도가 되려면 "연대감"이 반드시 지휘관과 병사 사이에 형성되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같이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 하죠. 근데 생각해 봅시다. 로서경의 군대가 어떤 군대입니까? 아제로스 역사력 0년에 발발한 1차 대전쟁은 아제로스 왕국의 패배로 끝나고, 스톰윈드는 오크들에게 점령당합니다. 로서경은 아제로스 왕국이 스톰윈드의 함락으로 사실상 무너졌을 떄 대규모의 피난민들을 앞장서서 이끌고 바다를 건너 로데론 대륙으로 이끈 인물입니다. 그렇게 로데론으로 건너가서 2차 대전쟁이 발발할 때 까지의 6년동안 로서경은 나라 잃은 피난민들의 대변자이자, 아버지였습니다. 기존 아제로스 군대를 모으고 피난민 중에서 장성을 뽑아 6년 동안 그들을 아제로스 왕국의 군대로 훈련시킨것도 로서 경이었습니다. 거기다 2차 대전 초기 계속해서 전선이 밀리던 와중에 던 모드르 상륙작전, 던 알가즈전투, 그림바톨 전투를 통해 카즈모단을 탈환하여 단숨에 전세를 뒤집은 인물도 로서경이었습니다. 6년동안 나라잃은 피난민들을 보호해주고 또 그 속에서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은 충분히 병사들에게 로서경에 대한 존경심과 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오그림 둠해머는 상대를 잘못 골랐습니다. 분명 일반적인 로데론 군대라면, 그들은 분명 지휘관의 죽음으로 의기소침해지고, 패주했을 겁니다. 하지만 로서경의 군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미 로서경을 깊이 존경하고 "연대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흔히 "아버지"라고 느끼고 있을 정도였죠. 그런 로서 경을 오그림 둠해머가 살해했습니다. 당연히 "지휘관의 죽음으로 아군이 패전하기가 쉬워져 자신의 목숨을 잃기 쉽겠다"는 생각보다는 "아버지, 아니 가족으로 여길 만큼 친근했던 사람을 죽인 놈들에 대한 복수"가 더 강하게 일어났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오그림 둠해머가 저질렀던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제 4장. 모든 것은 하나로...
로서경의 죽음 후, 불타는 평원에서는 투랄리온이 이끄는 얼라이언스 군대와 오그림 둠해머가 이끄는 호드 군대 사이의 일대 결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결정지은 이 대전투에서, 오그림 둠해머의 치명적인 실수는...... 고스란히 그에게 돌아오고야 맙니다....
일단 불타는 평원 전투가 시작될 당시 양군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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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양측이 확실하게 점령하고 있던 지역만 표시하고 나머지 상황을 보자면, 노란색으로 테두리 친 부분이 주 전장이었습니다. 카즈모단에서 남부 아제로스로 가려면 반드시 노란색으로 테두리 친 이글거리는 협곡과 불타는 평원을 통과해야만 했지요. 오그림 둠해머(a)로서는 검은 바위산에 꼼짝 없이 고립되어 카즈모단에서 부터 이글거리는 협곡(1)을 거쳐 내려오는 얼라이언스 군대와 불타는 평원(2)에서부터 검은 바위산 쪽으로 공격해오는 로서경의 군대 공격을 막아내야만 했습니다. 고립된 상태였죠. 하지만 로서경의 군대(b)도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로서경의 군대 역시 뒤로는 어둠의 문으로부터 계속 증원되어 올라오는 오크 부대를 막으면서(초록선) 앞으로는 둠해머의 군대와 싸워야 했기 때문에 갖혀있는 공간의 크기만 다를 뿐이지 사실상 로서경의 군대도 고립된 상황이었죠. 양측의 군대가 서로 고립된 상황에서 점차 지쳐갈때쯤, 로서경의 죽음은 전황에 결적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일단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중세 전쟁의 특징부터 설명해 드리고 이야기를 진행해보도록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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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진부터 이하 출처- This Is Total War 다음 까페)
사실 고대-중세 전쟁이라 하면 단순히 칼가지고 서로 액션을 벌이면서 싸우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우리 나라 사극의 폐해지요;;;;). 하지만 실제 전쟁은 위와 같이 일어납니다^^ 우선 위 그림에서와 마찮가지로 대형을 갖춥니다. 고대-중세전쟁에서 대형을 갖추고 유지하는 것은 전쟁의 승패를 유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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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위와 같이 대형을 짠 상태에서 돌입해오는 적과 맞서게 됩니다. 어쨋든 전투자체도 대형을 유지하면서 싸웁니다. 전투중에 대형 유지하는게 쉽냐구요?? 물론 그렇지 않죠~. 따라서 전투의 승패는 주로 대형을 누가 더 오래 유지하느냐에 갈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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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전투가 일정부분 전개되면 처음 갖췄던 대형은 많이 허물어져서 위와 같이 난전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만,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나마 대형을 유지하느냐 완전히 허물어지느냐 였죠.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다른 사진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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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위와 같이 아래쪽에 정렬해 있는 군대가 아군이고 위에서 공격해오는 부대가 적군이라 합시다. 보통 군대는 3개로 나누게 되는데, 좌익, 중앙, 우익이 그것이죠(이때 당연하게도 우리편 좌익과 맞붙는건 적군의 우익, 우리편 우익과 맞붙는건 적군의 좌익이 되겠죠 ^^). 따라서 전 부대가 공격, 방어를 동시에 하는게 아니라 좌익, 중앙, 우익별로 각각 맡은게 다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좌익은 방어, 중앙은 소극적 반격, 우익은 적극적 공격과 같은 것이죠. 따라서 아군의 좌익이 적군의 우익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 아군의 우익이 적군의 좌익을 허물어뜨리는데 성공한다면, 즉 적군의 좌익 대형을 허물어서 돌파하는데 성공하게 된다면, 그 전투는 이긴것과 다름없게 되는거죠. 위 그림에서 보시면 우리편의 우익이 조금 허술하게 대형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게임상 컨트롤 미스로 그런거니 이해해주시고;;;; 보통은 좌익과 같이 완전하게 대형을 갖춥니다. 일단 보시면 적군의 우익은 비교적 소극적 공세로 나오고 있는 반면에 적군의 중앙과 좌익, 특히 좌익이 전면적 공세로 나온 것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럼 전투경과를 살펴보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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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면 우리편의 좌익은 적군의 우익을 향해 공세를 개시하기 시작했고, 우리편의 중앙과 우익은 진격해 들어온 적군의 중앙과 좌익 군사들과 격돌하여 접전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금 전투는 한창 클라이막스로 달려가고 있는 중인데 아군의 우익이 적군의 좌익의 맹렬한 공격에 거의 대형이 허물어지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상황에서 전개되는 상황은 크게 2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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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위 그림처럼 적군의 좌익이 아군의 우익의 대형을 결국 허물어 뜨리고 톨파에 성공한다면, 적군의 좌익이 아군의 중앙이나 좌익을 측면 또는 배후에서 협공을 하게 됨으로써 아군의 중앙과 좌익마저 급속하게 허물어져 완패하게 되는 시나리오입니다(주로 칸나에 전투나 파르살로스 회전 등 적을 거의 몰살시킨 유명한 회전은 이런 돌파후 포위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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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아군의 우익이 뒤로 후퇴하여 다시 대형을 결집하여 적의 좌익의 돌파를 막는 상황입니다. 이럴경우 비록 희생자는 좀 생기고 뒤로 좀 후퇴하게 되겠지만, 몰살을 당할 정도로 완벽한 패배는 당하지 않게 됩니다. 패해도 비교적 적은 사상자만 내고 패할수 있고, 뒤로 후퇴하여 대형을 이루고 버틴다면 아군의 좌익이 적의 우익을 돌파하여 전투에서 승리할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 다시 우리들이 다루고 있던 불타는 평원의 대회전으로 돌아와 봅시다! 이 대회전에서 위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것은 바로 오크군이었습니다. 왜그랬을까요?; 그것은 오크군이 얼라이언스 군대에게 전반적으로 밀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동안 접근전에선 그토록 강력했던 오크 군대가 왜 이날은 밀릴수밖에 없었을까요?;;;;; 여러분은 진정으로 강한 군대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강한 무기? 튼튼한 군비? 물론 이러한 것도 있겠지만 병사 한명 한명이 자신에게 떨어지는 의무, 때로는 목숨과도 바꿔야 하는 그런 의무를 회피하지 않는 군대가 그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회전에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병사들의 목숨을 결정합니다. 맹렬한 적군의 우익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아군 좌익 병사들이 끝까지 대형을 지켜내는 것도 수많은 목숨을 대가로 치뤄야 하며, 적을 향해 돌격하는 것도, 치열한 근접전을 벌이는 것도 모두 한명 한명의 목숨을 필요로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런 의무를 회피하지 않았던 용감한 병사들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이런 의무를 회피해서 살아남았던 약하고 겁많은 병사들의 비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양측의 지휘관의 실력, 전력등이 모두 백중세일때는 어느 쪽이 먼저 이러한 비율이 높아지게 되느냐가 승패의 전환점이 되는것이죠.
로서경의 군대와 오그림 둠해머의 군대는 모두가 백중세였습니다. 이럴 때 로서경이 죽었습니다. 로서경의 죽음은 순식간에 얼라이언스 군대의, 용감한 병사들의 비율을 크게 늘려버렸습니다. 어려운 전황, 이 전투만 이기면 고향으로 드디어 6년만에 돌아갈 수 있다는 열망, 거기다 마치 "아버지"와 같았던 로서경의 죽음은 얼라이언스 병사들에게 분노와 더불어 자신의 의무를 절대 회피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회전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오크의 용감한 병사의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얼라이언스는 전혀 줄지 않았습니다. 죽여도 계속해서 달려드는 얼라이언스 군대 앞에 마침내 오크 군대가 먼저 질려버렸고, 오크 군대는 점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대형이 돌파당하느냐, 아니면 뒤로 후퇴하여 대형을 다시 만들어 버티느냐의 기로에 놓인것이죠. 하지만 검은 바위산 앞에서 싸웠다는 것이 오크군에겐 불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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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림 둠해머의 군대는 처음부터 배후지를 넓게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뒤로는 검은 바위산과 용암이 있었기 때문에 뒤로 후퇴하여 다시 대형을 결집할 여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라이언스 군대에 점점 밀리게 되자 대형을 다시 결집시킬 여유 공간이 없다는 걸 안 오크 군대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고, 결국 대형이 허물어 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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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이 허물어지자, 얼라이언스 군대에 의한 돌파가 이루어졌고, 이들 군대에 의해 나머지 오크군단은 순식간에 배후를 협공 받아서 괴멸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모든 것을 결정지을 단 한판의 회전에서 얼라이언스가 결적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 것입니다.
마무리...
불타는 평원 전투는 로서경과 오그림 둠해머가 직접 맞대결한 처음이자, 마지막 전투였습니다. 이러한 전투에서 둠해머의 행동은 너무나도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보통 로데론의 군대였다면 지휘관을 죽임으로써 그 군대에 혼란을 줄 수 있었겠지만, 로서경의 군대는 그 보통 군대가 아니었습니다. 이점을 오그림 둠해머는 간과 했고, 결국 죽은 로서경이 산 둠해머를 이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로서경은 자신을 희생함으로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이 승리로 아제로스의 아들, 딸들에게 그토록 그리던 고향을 다시금 안겨주게 됩니다. 비록 그 자신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지만........ 오그리마가 오그림 둠해머의 유산이라면 현 와우내에 존재하는 스톰윈드, 2차 대전 이후 다시 재건된 스톰윈드는 안두인 로서경의 위대한 유산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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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답사기 13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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