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닉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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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4-28 13:47:06 KST | 조회 | 3,046 |
제목 |
개발자의 쉬어가는 이야기 – 기술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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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레벨 캐릭터들이 사용해야 할 기술은 몇 개 정도면 좋을까요? 이는 제가 하루에 한번씩은 꼭 생각하는 주제이며 거의 모든 직업 설계 회의에서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만약 최고의 숫자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가끔 사용하는 기술과 주력 기술의 종류는 몇 개가 되어야 할까요?
모든 직업들은 수많은 주문과 기술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냥꾼은 다양한 추적 기술까지 포함할 경우 기술의 종류가 60개가 넘어갑니다. 기술들의 수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직업들은 전체적으로 기술이 너무 많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오리지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공격이나 치유를 할 때 대부분의 직업들이 주로 기술 하나를 사용하였으며, 다른 기술들은 상황에 따라 쓰이거나, 솔직히 말씀 드려서 아예 쓰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 확장팩부터는 30개의 각 직업별 특성들이 실질적인 주력 기술을 만들고자 하였고, 덕분에 하나 이상의 기술을 조합하여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직업들의 “주력 기술”은 때때로 사용하는 특수 기술과는 반대로, 여러분이 해당 직업을 플레이 하며 가장 자주 사용되는 기술들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력 기술”은 단순히 어떤 직업이 1,2,3 이라는 버튼을 순서대로 누른다는 의미에 한정되지 않으며, “자주 사용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급소 가격 같은 경우 상황에 따라 쓰이는 특수 기술입니다. 도적들은 아마 급소 가격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끝났다고 해서 매번 바로 사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독살은 주력 기술에 속합니다. 상황에 따라 재사용 대기시간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꽤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냉혈은 중간 정도입니다. 사용하지 않는다면 피해량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주력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재사용 대기시간이 있기 때문에 난사하기는 어렵습니다. 말씀 드린 3가지 기술 모두 행동 단축바 어딘가에 등록되어 있을 겁니다. 만약 공격대 전투 위주로 참여하는 도적이라면 급소 가격을 우측에 있는 행동 단축바로 옮길 수도 있겠지만, PvP를 많이 한다면 주요 단축키에 등록해 두었을 겁니다.
한 직업에게 필요한 주력 기술이 몇 개가 가장 좋다고 정하기는 어렵지만, 4개 정도면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주의: 무조건 4개가 가장 좋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의 직업 설계만 보고 4개 이상을 주력 기술로 사용하는 직업들을 지적해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예를 들자면 정기 특성 주술사는 주로 번개 화살, 용암 폭발, 화염 충격과 번개 충격으로 공격을 합니다.
사용하는 4개가 넘어간다면 적절한 사용처를 찾아주기 어렵습니다. 또한 사용기술이 4개 이하일 경우 반복적으로 동일한 기술만 사용해야하므로 지겨움을 느끼실 겁니다. 한편 각 특성별로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할지 분명하게 구분되도록 설계했는데, 이를 테면 제압은 무기 특성 전사가 주로 사용하며 분노나 방어 특성 전사는 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특성별 주력 기술들은 구분을 더욱 분명히 할 생각입니다.
주력 기술은 일반적으로 공격 담당 직업들을 위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지만, 방어 담당 직업에게도 적용되고 약간 넓게 보면 치유 담당 직업들에게도 적용됩니다. 방어 특성 전사들은 단일 대상을 방어할 때 방패 밀쳐내기와 복수, 압도, 그리고 영웅의 일격을 사용합니다. 또한 사기의 외침, 천둥벼락, 방패 막기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끝날 때마다 사용하는 편입니다. 전사가 지닌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기술의 수와, 다수의 대상을 공격할 때면 우선순위를 두는 기술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았을 때 여러분은 방어 특성 전사의 기술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사기의 외침이 가장 매력이 떨어지며 없애기 좋은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일한 효과를 지닌 모든 약화 효과를 없애야 전사의 하향이 아닌, 공평한 변경일 겁니다.) 또한 압도가 방어구 가르기를 완전히 대체하도록 변경 (예를 들어 기술 목록에서 방어구 가르기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식으로) 하여 방어구 가르기를 사용할지 말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변경해주면 방어 특성 전사들의 행동 단축바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길 겁니다.
치유 담당 직업들은 정해진 순서로 기술을 사용하는 경향이 덜 한데 왜냐 하면 상황에 맞추어 치유 주문을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성 특성 성기사는 어느 정도 전투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용하는 기술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으며, 다른 치유 직업들은 시전 시간이 있는 치유 주문을 사용하기 전에 지속 치유 주문을 먼저 걸어놓는 식으로 기술을 사용합니다. 그렇긴 해도 모든 치유 담당 직업들은 핵심적으로 사용하는 치유 주문이 어느정도는 일정 합니다. 신성 특성 사제의 경우 단일 대상을 치유할 때 치유, 순간 치유, 상급 치유, 소생, 그리고 신의 권능: 평온을 주로 사용합니다.
만약 치유 담당 직업들에게 새로운 치유 주문을 만들어 준다면, 기존의 주문과는 또 다른 새로운 기술만의 고유한 입지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기존의 주문이 사장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순간 치유는 사장될 위험이 가장 많은 주문인데, 왜냐 하면 사제의 치유 특성 상당수는 회개나 신의 권능: 보호막처럼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던전이나 공격대 우두머리를 공격하는 경우 단일 대상으로 한 사용 기술의 조합이 복잡해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레벨을 올릴 때에는 몬스터를 매우 빠르게 처치하므로 오랫동안 지속 피해를 주는 기술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야성 특성 드루이드들은 퀘스트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은신 상태로 다가가 칼날 발톱을 (혹은 찢어발기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상에게 짓이기기를 사용한 다음 연계 점수를 사용하여 야생의 포효나 흉포한 이빨을 사용하는 편을 선호할 것인데 왜냐 하면 도려내기의 효력이 충분히 발휘될 만큼 대상이 오랫동안 살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빠른 사냥을 위한 기술 조합은 파티 사냥시 (군중 제어 기술을 깨우면 안된다던가 하는 이유로) 광역 공격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졸개들을 처치할 때에도 사용하곤 합니다. 암흑 특성 사제 는 지속 피해 주문과 정신 분열을 주로 사용하는 대신, 정신 쐐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광역 공격 같은 경우 어떤 특성의 직업들은 꽤 다양한 광역 기술 조합을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화염 특성 마법사가 화염 구슬, 불기둥, 발화, 살아있는 폭탄을 사용한다던가, 생존 특성 사냥꾼은 독사 퍼뜨리기와 폭발의 덫, 일제 사격을 사용하는 식입니다. 다른 특성의 직업들은 정신 집중 형태의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형태로 무척 단순한 편입니다. 지루하죠.
앞으로 개발팀에서는 광역 공격시 한 가지 기술만 사용하는 상황을 배제하고, 기술을 좀 더 유연하게 조합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직 장비 수준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던전의 모든 몬스터를 광역 공격으로 처치하는 상황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왜냐 하면 던전 진행을 이런 식으로 하면 그다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눈보라에 정신집중을 하는 것 이상의 깊이를 부여한다면 광역 공격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더 많이 추가할 수 있을 겁니다.
플레이어간 전투의 경우 기술 조합이 전혀 다른데 가만히 서서 주문 차단 걱정 없이 최고의 공격력을 뽑아낼 수 있는 상황이 매우 드문 편입니다. 상황에 따라 사용하게 되는 기술들 (군중 제어, 해제, 재사용 대기시간이 긴 기술 등)은 플레이어간 전투에서 유용하게 쓰이며 심지어 기존의 주력 기술들보다 승패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플레이어간 전투에서의 직업간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특정 직업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나누어 줘서 파티에서 해당 직업이 더욱 매력적으로 하거나 최소한 전반적으로 각 직업들이 더 유용하게 만드는것은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개발팀은 때때로 기존의 기술을 다듬어 보지만, 언제나 이 기술들을 만능으로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기에 만약 어떤 기술 하나가 너무 다양한 역할을 한다면 부가 효과 하나 때문에 별로 원하지도 않았던 약화 효과를 부여하거나, 공격용 기술을 방어용으로 사용해야하는 상황을 줄 수도 있습니다. 모든 직업들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한 능력들을 여러 직업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줌으로써 위와 같은 혼란의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술 하나의 이름과 아이콘, 주문 효과만 숙지하면 되도록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설계한다면 모든 직업들이 모두들 비슷비슷해질 것입니다.
PvP, 광역 공격, 짧은 전투와 긴 전투 등 너무나 다양한 상황적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각 직업들은 많은 종류의 주력 기술과 특수 기술들을 잘 관리하고 숙지해야 합니다. 여기에 물약과 각종 소모성 아이템, 탈것, 장신구, 전문기술과 다양한 매크로까지 더하면 행동 단축바가 부족할 지경에 이르겠죠.
특정 기술이 사장될 경우 개발자들은 그러한 기술을 없애기보단 어떻게든 살려내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 심지어 삭제하는 것이 더 현명한 (하지만 인기는 없는!) 해결책일 때도 말이지요. 또 어려운 점 하나는 (당연한 거겠지만!) 최고 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기술 한두 개 정도는 생겼으면 하고 바란다는 사실입니다. 서리 고리처럼 정말 특수한 상황에서만 쓰이는 강력한 기술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해주겠죠. 하지만 종종 플레이어들은 거인의 강타나 정기 폭발처럼 당장의 플레이 방식을 바꿔줄 수 있는 새로운 주력 기술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면 멋진 기술들이 "충분히 있다”와 너무 많다"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도대체 뭘까요? 다양한 컨텐츠가 아주 많을 때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컨텐츠의 깊이가 있다고 좋아하겠지만, 심지어 그런 이들에게도 모든 기술의 차이를 구분하고 역할을 숙지한다는 것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초보자들이나 오랫동안 쉬었다가 돌아온 플레이어들에게는 그야말로 어지럽기만 하겠죠.
리치 왕의 분노 이후 잠시 쉬었던 전사 플레이어가 대격변에 다시 돌아온다면 아마 주력으로 사용하는 기술의 조합을 다시 배워야 할 겁니다. 분노의 강타? 그게 뭐지? 분노 특성 전사는 분노의 강타 덕분에 얼음 왕관 성채에서 피의 갈증과 영웅의 일격 그리고 (심지어 단일 대상에게도) 소용돌이만 난사하던 것에 비하면 훨씬 흥미로워졌지만, 어떻게 보면 새로 배워야 할 기술이 하나 더 늘어났을 뿐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새로운 주력 기술 조합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더라도, 사실상 그 어느 때보다 더 좋은 수준으로 다듬어졌다는 사실 보다 시간이 흐르며 기술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혼란스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게임 속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면 단순히 자신의 직업이 아닌 다른 모든 직업의 기술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개발자들은 적절한 수준에서 복잡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이는 단순히 공식/비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뛰어난 플레이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격변으로 게임이 어떻게 바뀌었나 보러 돌아오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렉 “고스트크로울러” 스트리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이며, 로마 신화보다 그리스 신화를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단지 이름이 더 예뻐서 그렇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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