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킴
Q. 블리자드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 개발자로써 이점이 있다면?
A. 이점은 별로 없다. 모두 공평하게 대한다. 내 위치가 낮다고해서 내 아이디어가 쓸모 없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모두 동등하게 일을 한다.
Q. 한국인 개발자로써 한국적인 요소를 개발 할 때 넣을려고 한 적이 있는지?
A.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스타크래프트2가 한국적인 면이라기 보다는 어빌리티 등을 디자인할 때 프로게이머를 고려해서 유닛 컨트롤을 할 수 있도록하고 있다. 이번 빌드에서 저그의 바퀴(Roach) 유닛의 경우 버로우 할 경우 체력이 초당 10씩 올라간다. 스타크래프트1에서는 없었던 요소인데, 이러한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유닛이 싸움을 할 때 마이크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하루에 얼마나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 하는가?
A. 일을 하고 있는 양에 따라 달라진다. 새로운 빌드를 출시한다던가 할 때는 많이 한다. 하루 4~5시간 할 때도 있다. 그 외 디자인에 집중하여 일을 할 때는 일주일에 1~2시간씩 하곤 한다. 팀 전체적으로도 일주일에 1~2시간씩은 모두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디자인 팀에서 주선하여, 사내 리그 등을 개최한다.
Q. 미국의 경우 회사에서는 일에 집중을 하고, 저녁에는 여가 생활을 즐기는 문화인데, 본인의 여가 생활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A. 영화 보기를 좋아한다. 음식도 좋아해서 애너하임 북쪽에 있는 도시를 자주 돌아다닌다. 다른 부서 사람들과는 같이 게임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주말에는 회사에 나와서 사내 극장에서 그 분들과 같이 스타크래프트2를 즐긴다.
Q. 블리자드에서 일 한지 2년이 되었는데 블리자드 만의 분위기가 있다면?
A. 사내에 게이머들이 진짜 많다. 매주 목요일 마다 사내 극장에서 샤웃캐스트 매치를 한다. 최근 3달 간 매주 한 것 같다. 직원 중에서 선수를 뽑고, 중계를 할 사람을 뽑아서 스스로가 게이머 혹은 중계자가 되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요일의 경우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끼리 모여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제도도 있다. 이러한 여가 문화가 잘되어 있는 것 같다.
Q. 국내 프로그래머들의 여건이 열악해서 외국으로 취업을 고려하는 분들도 많다. 후배들을 위해 미국에 와서 어떻게 정착할 수 있는지 조언을 해달라.
A. 학생의 경우 정확히 자신의 목표를 정해서 집중하는 게 좋다. 디자인의 경우, 워크래프트3 에디터가 잘 되어 있으니 카오스 같은 맵을 만든다던가 싱글 플레이를 직접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아트의 경우, 아무래도 미술 전공을 해야하고, 프로그램 쪽도 마찬가지이다. 한가지를 정해서 이 분야 만큼은 정말 자신있고 잘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블리자드에 입사하기 좋은 방법일 것 이다.
Q. 블리자드 입사를 위한 한국 분들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달라.
A. 사내 개발팀 부서가 프로덕션, 아트, 디자인, 프로그래밍으로 나뉘어져 있다. 4가지 중에서 하나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준비하는 게 좋다. 블리자드는 모든 걸 잘하는 것 보다는 한가지를 엄청 잘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Q. 입사 인터뷰 때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
A.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오버로드가 속도 업그레이드 된 상태로 제공된다면, 프로토스와 테란의 어떠한 점을 고쳐서 밸런스를 맞추겠는가? 단, 시야 관련된 부분을 건들일 수는 없다" 라는 질문을 받았다. 진짜 어려운 질문이었다. 시야 관련 부분을 건들일 수 없기 때문에 스캔을 빨리 주는 것도 어렵다. 공격력이나 가격 등으로 조절해야했는데,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질문 만큼은 기억에 남는다.
Q. 블리자드에 입사한 후 성과가 있다면?
A. 입사 후 맵 같은 부분을 많이 만들었다.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는 맵들 중에서 많은 맵들을 내가 제작했다. 아직 입사 한 뒤에 출시한 게임이 없어서 출시 한 이후에 성취감이 생길 듯 하다.
Q. 이제동의 경우 평균 APM이 400을 넘는 데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APM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가?
A. 초반에 클릭을 많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인지한다. 이는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손을 풀기 위한 작업이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크래프트2에서 APM을 계산할 때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게임을 할 때 APM 그래프를 보면 낮아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손 풀기는 손 풀기 일 뿐이고, 확실히 APM 계산에 도움이 되는 것만 반영이 되었다. 모든 액션은 기록에 남지만, 꼭 필요한 요소만 APM 계산에 반영한다.
Q. 관전 기능이 너무 강화되어서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있기에 긴장감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있다.
A. 사내에서 샤웃캐스트 중계를 해본 경험상으로는 꼭 유닛이 100 vs 120이라고 해서 인구가 많은 쪽이 이기는 건 아니었다. 유닛의 조합에 따라 어느 쪽이 이길지는 모른다. 숫자로 판단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Q. 스타크래프트2를 개발하면서 개인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A.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컨트롤 관련 반응이 느렸다. 뮤탈리스크의 치고 빠지는 컨트롤이라던가 임요환의 드랍쉽 컨트롤 같은 부분을 하기 어려웠던 게 그러한 예인데, 이러한 부분을 확실하게 반응 할 수 있도록 고쳐줬다. 프로게이머들을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마이크로 컨트롤을 좀 더 세밀하게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부분을 고친게 많다. 다만, 3D로 바뀌었기 때문에 실제화면에 보이는 것과 게임 내에서의 위치가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은 전작과 똑같아 보여도 컨트롤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컨트롤 해야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작 처럼 마이크로 컨트롤은 가능하다.
Q. 스포츠 중에서 특별히 하는 운동이 있나?
A. e스포츠인 스타크래프트를 빼고는 따로 하는 운동은 없다. (웃음)
Q. 블리자드 직원들이 블리자드 게임을 빼고 즐겨하는 다른 게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A. 직원 개개인 마다 마르다. 개개인이 모두 다 게이머이다 보니 블리자드 게임 이외에도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고 즐긴다.
Q. 블리자드에서 한국 게임 중에 관심을 두는 게 있는지?
A. 개인적으로는 아이온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이고 각각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거나 즐기는 게임은 다르다.
Q.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실력을 어떻게 보는가?
A. 다른 회사의 실력은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 회사는 팀 워크 위주이고 모든 요소를 매우 세밀하고 완벽하게 하고 있다.
Q. 국내 유명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서 스카웃 제의가 온다면?
A. 지금 상태에서는 블리자드 게임이 좋다. 진짜 재미있고, 또 좋아했던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있으니...
Q. 스타크래프트2의 e스포츠 측면에서 어느 선수에게 가장 잘 맞을 것 같나?
A. 임요환 같은 전략적으로 연구해서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에게 잘 맞을 것 같다.
Q. 회사 내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위신은?
A. 디자인 팀 내에서도 사람마다 의견이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인이다보니 한국적인 요소에 중점을 두곤하지만, 다른 분들이 너무 한 거 아니냐는 지적을 할 때도 있다.
Q. 사내에서 외국인이라서 차별 대우를 받지는 않는지?
A. 그런 부분은 거의 없다. 개인의 실력으로 평가할 뿐이지 외국이라고 차별하는 건 없다.
Q.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A.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없지만, 모든 결정을 팀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살짝 짜증날 때도 있다. 하지만, 이해를 잘 해주기 때문에 잘 풀어나가면 된다.
Q. 앞으로의 꿈은?
A. 장기적인 부분은 상황이 지나봐야 알겠고, 단기 목표는 회사에서 최선을 잘해서 진급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ps. 지금까지는 외국인과의 인터뷰라서 통역에 걸리는 시간이 중간 중간 있어서 어느 정도 여유있게 타이핑을 했었는데, 한국인과 인터뷰를 하다보니 쉴세 없이 계속 타이핑을 했네요. ㅠ_ㅠ 인터뷰 시간은 다른 사람의 절반이었지만, 인터뷰 양은 훨씬 많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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